계단을 걸어내려가면 베이스 소리가 점점 선명해졌다. 어두운 지하에서 비슷하게 요란한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모두 같은 곳을 바라보고 서있었다. 드럼과 일렉기타가 익숙한 리듬을 만들어내면 사람들은 일제히 몸을 움직였는데 그 모습이 얼마간 비슷했다. 병맥주를 건네주는 바텐더의 웃는 얼굴을 보면서 디디는 혼자서라도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디디는 금새 병맥주 하나를 끝내버리고 곧바로 다음 병을 주문했다. 취기가 조금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용기를 내어 사람들 틈으로 들어갔다. 담배냄새 땀냄새 향수냄새가 드럼소리를 타고 정신없이 쏟아졌다.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의 옆얼굴은 오래된 친구나 가족같았다. 디디는 아무에게나 말을 걸고 싶었다. 디디는 병맥주를 한 모금 더 마셨다. 아는 노래가 나오면 따라부르며 몸을 흔들었다. 팔꿈치에 누군가 치이는 느낌이 들어 고개 돌려 사과했다. 옆에 선 단발머리 여자가 괜찮다며 손바닥을 들어보였다. 디디는 몸을 바로 했다. 남아 있던 병맥주를 모두 마셨다.
이곳에 다시 돌아와 여러분을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곡을 끝마친 보컬이 말했다. 사람들은 열광했다. 한번도 본적없는 남자였지만 디디는 그가 이곳에 다시 돌아오게 되어 기뻤다.
이어서 다음곡 들려 드리겠습니다. 우리 모두 좋아하는 곡이죠. 연주가 시작되자 사람들이 자지러졌다. 단조롭지만 강렬한 중저음의 기타리프였는데 디디도 그것이 마음에 들었다. 노래를 검색하려고 휴대폰을 꺼내다가 디디는 다시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디디는 고개를 돌렸다. 단발머리 여자는 아직 디디 옆에 서 있었다.
저기요
네?
혹시 지금 이 노래 제목 뭔지 아세요
네? 아뇨, 저도 몰라요
아 네. 노래가 너무 좋아서
아, 네네
디디는 아까 전에 바닥난 병맥주를 들이켰다.
저기요
네?
밴드 공연은 자주 보러 오시나요
죄송한데 저 남자친구 있어요
그녀는 사람들을 헤치며 바 테이블쪽으로 걸어갔다. 디디는 비어있는 병맥주를 다시 한 번 들이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