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무제

by 문독수

수족관 입구로 들어설 때 이때까지 수족관이란 곳을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단 사실을 깨달았는데 그 감각이 과거를 불우하게 편집하도록 내버려 두진 않았다. 근처에 집이 있는 듯 편한 옷을 입은 연인과 유모차를 끄는 부부, 세네 명 짝을 지은 노인들과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어린이. 이 모든 게 나희는 비현실적이면서 동시에 익숙했는데, 베개를 부여잡고 외로움을 견디던 밤마다 소망하던 온도와 밝기가 딱 이 정도였단 사실을 그는 곧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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