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와구와구 먹고 있어
오늘은 어떤 맛의 자유를 먹어볼까?
언제 자유롭다 느끼는지 생각해 봤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늘어놓을 때, 원하는 음악을 원 없이 듣고 있을 때, 맛있는 걸 먹고 있을 때, 그림을 그릴 때, 키우는 식물이 아프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나는 걸 보고 있을 때, 주위를 경계하지 않고 편안한 발걸음으로 산책을 할 때 등의 일상을 온전히 바라보는 시간 속에 있을 때 자유를 느끼는 나였다.
요즘은 대체적으로 자유로운 시간 속에서 고른 숨을 내쉬며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며칠 전 월간 <좋은 생각>이 생각나 홈페이지 들어가서 몇 개의 글을 읽었는데 그중 기억에 남는 말이 있었다. "예비사별자"
참으로 와닿는 말이었다. 지금은 언제나처럼 나의 삶이,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이 영원할 것 같다는 착각을 하며 살아가지만 우리들의 삶이 유한하단 것을 체감했던 말이었다. 또래 친구들에 비해 나는 젊어 보이는 축에 속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니 내 나이가 언제나 멈춰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와 사랑하는 가족들의 늘어가는 주름의 세월들을 보고 있자면, 예비사별자의 삶이 많이 남은 건 아니구나 각성하면서 이내 시무룩 해지기도 했다.
"예비사별자도 맞고 주름도 늘어가고 있지만 마냥 슬퍼만 하기 그렇잖아? "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무룩한 생각은 자취를 감추었다.
주어진 현재의 삶에서 일상의 작고 소중하고 또는 크나큰 행복을 만들어가며 시공간을 가두지 않기 결심했다. 자유를 언제든 와구와구 먹을 수 있게 말이다.
"자유 별거 있겠나 나를 어딘가에 가두지 않고 묶어두지 않으면 그거야말로 자유지."
글 지후트리 ghootree
그림 지후트리 ghoo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