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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후트리 Oct 17. 2024

나에 대해 잘 아세요?

수어그림 <자신감> / 지후트리 / 2019



나에 대해 잘 아세요?

자신만의 무언가를 찾아가는 길 


여러 가지 콘텐츠에 시간을 소비하다 보면 각 분야의 전문 영역에서 하나 같이 해주는 말이 있다.


"자신만의 무언가를 찾을 것."


가장 간과하기 쉬우면서도 가장 어렵게 돌고 돌아 알아내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스스로 질문해 볼 수 있다.


' 나에 대해 잘 아나? ' 

' 제일 좋아하는 색과 노래는 무엇이지? ' 

' 무료하게 느끼는 건 뭐지? '

' 내가 그걸 싫어했었나? ' 

' 재밌게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를 가진 사람인가? ' 


질문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나에 대해 잘알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자기 점검 정도로 정의해 두고 질문들을 쏟아내어 자신을 면밀하게 알아가는 것도 삶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사실 가장 나다운 것의 색을 녹여내어 이야기하고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생각의 출발점에서 의식의 흐름대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려나가려는 삶의 이야기에 나는 진실한가 이다. 


쇼츠를 넘기다가 황정민 배우가 캐릭터를 연구하는 방법에 대해 본 적이 있다. 어떠한 캐릭터가 자신에게 주어지면 그 캐릭터가 있는 곳으로 가서 그들이 살아내는 삶, 걸음걸이, 말투, 살아가는 방식, 환경 등을 모두 공부한다고 했다. 연령별로 걷는 걸음걸이도 다르고 태어난 곳이나 시기에 따라 말투도 다르기 때문에 상상해서 캐릭터를 연기하기보다는 정말 그 시대와 시간을 견디며 살아냈던 사람들을 관찰해서 그들이 되려고 연구를 많이 한다고 한다. 대단하다고 느꼈다. 연구를 한다는 것은 온전하게 캐릭터 그 자체이고 싶었던 것이고, 존중심이 보였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반성하기도 했다. 정말 많은 시간을 들여서 연습하고 고민하고 공연을 실연시킬 때도 있었지만 발에 불이 떨어져 거의 녹아가고 있는데도 미루고 미루다가 극으로 치달았을 때 연습하고 공연을 실연시킬 때도 있었다. 대부분 에너제틱한 연기를 동반한 동작들에 박수갈채를 쏟아내주었다. 가끔은 우쭐 댔다. 그리 오래가지 않는 영광인데도 그 환호 속에 머물러 있곤 했다. 잠시 고여 있는 시간이라 애써 생각만 하다가 이러다간 이도저도 아닐 것 같아서 정말 뜬금없이 넷플릭스를 켰다. 추천 목록에 뜨는 드라마 하나를 무작정 눌렀다. 지난 년도 상반기를 휩쓸었던 김은숙 작가님의 <더 글로리>였다. 배우 모두 연기를 살벌하게 하여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만약 내가 극 중의 어떤 캐릭터였다면 난 어떤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을까 상상했다. 머릿속으로는 실현이 되지만 실제로 대사를 뱉어보면 내가 그려놓은 어떤 하나의 캐릭터가 불쑥 튀어나오기도 한다. 모든 캐릭터가 그 캐릭터 톤으로 연기를 받아들이는 순간들도 있었다. 아. 정말 캐릭터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겠구나. 정형화된 연기톤 말고 내가 분석하고 캐릭터와 친해져서 감정과 매력을 전달해야겠구나 싶었다. 


나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는 것부터 먼저 이어나가야겠다.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다가가야 공연 실연자로 안무감독으로 연기자로 진심의 온기를 보여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것은 나에게 전하는 격려의 일기다. 박지후트리 파이팅!



지후트리 ghootree

그림 지후트리 ghoo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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