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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마니 Jul 22. 2022

'작고 귀여운' 성공기

- 세 번 만에 브런치 작가 승인! -

마흔 살이 주는 안정감은 때로는 절실함을 잃어버리게 한다.

젊었을 때를 생각하면 몸무게가 1~2kg만 쪄도 불안했는데, 마흔 살인 지금은 결혼 후 야식과 음주의 콜라보로 만들어진 몸에 자연스럽게 적응해버렸다. 회사원 3~5년 차 때는 이직을 위해 노력했지만, 지금은 현 직장이 평생직장이 될 것 같다.

나는 지금 너무나도 안정적인 삶의 궤도에 있다. 물론, 사소한 일들에 짜증도 나고, 힘든 순간들도 제법 있지만, 대체로 내 시간을 여유 있게 쓸 수 있고, 엄청 행복하지도 않지만, 전혀 불행하지도 않다.

이런 안정적인 삶 속에서 나타나버린 이벤트 하나! 얼마 전 도전했던 브런치 작가 신청에 통과했다는 메일이었다.


처음 브런치 작가를 신청한 것은 지쳐버린 회사 업무를 벗어나 뭔가 내가 잘하는 것을 찾아보고 싶었고, 퇴사 이후의 삶을 대비하기 위한 작은 도전이었다. 그러나 벌써 두 번의 실패를 경험했고, 한 열 번 정도는 해볼 요량으로 마음을 고쳐먹었는데, 세 번 만에 되었으니 비교적 빠른 성공이었다.

기대를 전혀 안 했던 탓인지, 작가 승인 메일을 보고 정말이지 너무 놀랐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두근거림이었다. 아니 이게 뭐라고? 오전 내내 쿵쾅대는 심장을 부여잡느라 애를 먹었다. 누가 보면 별것도 아닌 일인데 내가 이렇게까지 설레었던 것은 잔잔한 일상에 툭하고 떨어진 작고 귀여운 선물과도 같아서다.

역시 큰 행복이나 성공보다 이런 작고 사소한 행복과 성공들이 모여 삶을 풍요롭게 해 주고, 일상의 생기를 더해주는 거 같다. 덕분에 바닥이었던 자존감이 +1이 되었다.


절실함만 가득했던 20대 때는 도전에서 실패했을 때 겪는 좌절에서 벗어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대기업 최종면접에서 떨어져 며칠을 울었던 적도 있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지금은 예전처럼 크게 도전할 일도 없고, 그래서 또 기뻐할 일도 좌절할 일도 적다. 무던한 일상을 살아가는데 익숙해질 무렵 나의 작은 도전을 통해 경험한 실패와 성공이 여러 감정을 느끼게 했다. 작가 신청에 떨어졌을 때는 괜히 분한 마음에 오기도 생기고, 욕심도 생겼다. 작가 신청에 성공하고 나니, 최근에 없었던 용기와 의지가 또 생겼다. 이 감정들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솔직한 글들을 써나가겠다고 다짐해본다.


성공적인 인생이란,

결국 작고 귀여운 성공들의 집합.

실패와 우울함은 잊어 버리고,

작고 소중한 행복들만 줍줍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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