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 제작기 6

사람이 전부다

by 쓰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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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전부다


2020년 4월 15일 수요일

카피는 매우 중요하다. 다른 말로 슬로건이라고도 한다. 카피라이터들은 제대로 된 카피를 뽑아내기 위해 몇 날 며칠을 고민한다. 기억에 남는 여러 카피가 있다. 한 아파트 광고의 "진심을 짓습니다." 문제인 대통령이 선거 유세 때 했던 "사람이 먼저다." 나는 이 슬로건이 참 좋았다. 스스로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내가 나를 존중하기에 이런 생각이 더 강했던 거 같다.

나는 더 나아가 "사람이 전부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나에게 있어서 사람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에 관계를 매우 좁고 깊게 맺는다. 소심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굉장히 반대적인 활발한 성향도 가지고 있다. 편한 걸 좋아한다. 편해지면 장난을 많이 치는 편이다. 사람을 신경 안 쓰는 거 같으면서도 엄청 신경 쓴다. 아직 나에 대해서 파악이 되지 않았다. 내가 가장 큰 연구 대상이다. 내가 말하는 것에 있어서 저 사람이 이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란 생각이 올라오면 그 사람과는 거리를 두는 편이다. 나랑은 결이 좀 맞지 않다 생각되기 때문이다. 나랑 맞지 않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거나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다. 그냥 나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배우가 가는 길> 우리 팀원이 없었으면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우리는 작은 것들이지만 계속해서 콘텐츠들을 제작 해왔다. 웹 시트콤 <외계인>과 <아차맨> 시리즈, 그리고 완결을 못 냈지만 <남자가 짝사랑할 때 생기는 심경 변화> 등을 하면서 우리끼리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근육을 키어왔다. 배우들만 모였지만 스태프적인 부분도 함께 한다. 나도 그랬지만 많은 배우들은 배우 마인드가 강하다. "나는 배우니깐 연기만 해야 돼" 영화라는 것은 연기만 존재하지 않는다. 수많은 요소들의 복합체이다. 배우가 가장 많이 드러나지만 그들이 가장 많은 것들을 했다고 할 수도 없다. 나는 배우 마인드보다는 영화인 마인드를 가지기로 했다.

우리 멤버들에게 일당백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한 작품에 수많은 스태프들이 붙는다. 하지만 우리는 스태프가 없다. 그렇기에 더욱더 호흡이 중요하고 현장에서 돌아가는 것들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줘야 한다. 신경 쓸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람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져나가는 에너지는 엄청나다. 특히, 예민한 나는 사람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것을 하지 못할 정도다. 우리 팀은 그런 것들이 하나도 없었다.

작년, 치맥이 먹고 싶은데 들어올 돈이 없어서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은 적이 있다. 그 기억은 너무나 강력하게 나에게 새겨져 있다. 컵라면 두 개를 먹으며 나의 꿈의 가치에 대해 돈으로 생각해보았다. "100억을 나에게 주면서 연기와 글쓰기, 작품을 못 하게 한다면? 나는 100억을 받을 것인가?"란 생각이었다. 100억을 줘도 나는 이걸 포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때 정했다. 내 꿈의 가치는 100억이다. 사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것은 100억의 가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은 작품을 위해 애쓰며 연기를 하고 있는 이 시간들은 돈과는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주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감정은 전염이 된다. 주변이 행복하면 나 또한 행복해지니 말이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다는 것은 엄청난 복이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리딩을 하면서 연습을 하면서 참 행복했다. 우리 멤버들이 있기에 재미나고 행복하게 작업에 임할 수 있었다. 현실 때문에 막막하고, 때로는 괴롭고 힘들지라도 우리가 작업에 임하면서 느꼈던 행복감, 재미, 희망들이 고스란히 작품으로 전해지길 바란다.

내일은 크랭크 인이다. 현장에서 헤매지 않게 대본을 더 읽으며 어리바리하지 않게 시뮬레이션을 해봐야겠다. 첫 촬영 전 날, 긴장과 설렘이 공존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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