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미경 Apr 19. 2019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 도전

@이집트, 다합

집트 다합은 전 세계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가장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장소이다.


특히, 황량한 사막과 짙푸른 바다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공간에서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는 것에 매료되어 이곳까지 찾아오게 된 것이다. 홍해에 인접한 작은 마을 다합은 온통 다이버들로 넘쳐났고, 나 역시 다이버 샵이 있는 숙소에서 지내며 스쿠버 다이빙을 배우기 시작했다.



대부분 다이버들의 하루 일과는 비슷했다. 아침으로 간단하게 토스트나 계란을 먹고, 선베드에 누워 햇볕을 쬐며 망고주스를 마시는 여유를 만끽했다. 해가 정수리에 올 때면 몇 백 원 밖에 안 하는 코샤리를 먹고, 다이빙을 하러 바다로 향했다. 슬리퍼에 반바지, 반팔 차림으로 길거리를 돌아다녔는데 언제라도 바다에 뛰어들 수 있도록 안에는 수영복을 입었다. 해가 지고 날이 선선해지면 바다에서 올라와 동네 슈퍼에 장을 보러 가거나, 길가에 그려진 벽화를 구경하며 동네 탐방을 했다. 매일 여유를 만끽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바닷속에서 보냈다. 



매일 짙푸른 바다를 만끽했던 여유로운 시간



다이빙을 하며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바닷속 낯선 물고기와 바다의 꽃 산호를 마주할 때다. 비록 커다란 가오리를 본 적은 한 번도 없지만, 화가 나면 몸을 빵빵하게 부풀린다는 복어, 산호초 사이를 열심히 헤엄치는 알록달록한 물고기들, 특이한 색깔의 광대 새우, 화려한 줄무늬의 쏠배감펭 등 다양한 물고기들과 함께 바닷속을 헤엄쳤다. 해초는 물살에 따라 춤을 췄고 햇빛은 물을 뚫고 투과되어 여러 갈래의 빛이 바닷속을 비추었다. 그렇게 매일 물에 들어가 수영을 하고 햇빛을 온몸으로 받다 보니, 하루가 다르게 피부가 까매져갔다.


태어나서 이렇게 오랫동안 물에 살다시피 한 것은 처음이었다.




낙타를 타고 다이빙 스폿에 갔다



스쿠버 다이빙을 하며 힘들었던 점도 몇 가지 있었다.

무거운 다이빙 장비를 센터에서부터 낑낑거리며 들고 나오는 것
물에 젖은 슈트가 몸에 자꾸 달라붙어서 한 번에 벗기 어렵다는 것
물속에서 입으로만 숨을 쉬는 것



어느 누가 처음부터 물속에서 숨을 쉬는 게 편하겠냐만, 평생 코로 숨을 쉬어오던 나에게 입으로만 숨을 쉬라는 건 몹시 당황스럽고도 어려운 일이었다. 게다가 꽉 조이는 다이빙 슈트를 입고 움직이는 일은 생각보다 더 불편했다. 슈트에 오리발까지 신고, 오리처럼 뒤뚱거리며 다이빙 장비를 챙겨 바다에 입수했다. 물속으로 하강할 때면 수압 때문에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들었다.


어색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누가 콕콕 찌르는 마냥 귀가 쑤셔왔다. 코를 팽하고 풀어 이퀄라이징으로 압력을 맞춰야만 아릿한 느낌이 사라졌다. 평소 수영에는 자신이 있던 터라 스쿠버다이빙도 쉬울 줄 알았지만, 드넓은 바다를 누비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헤엄치다 갑자기 핀이 발꿈치에서 벗겨지면 물속으로 빠르게 가라앉기 때문에 서둘러 핀을 잡으러 뒤따라가야 했다.







그럼에 스쿠버 다이빙에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신비로운 바닷속을 마음껏 탐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다이빙 교육을 받으며 가본 곳 중, BEST 다이빙 스폿은 다합의 북쪽 사막에 인접한 홍해의 블루홀이다. 약 30m 정도 높이의 수직 통로인데, 엘리베이터 같은 원형 통로는 지름이 2m 정도 되었고 사방은 온통 형형색색의 산호들로 가득했다. 한 손으로는 코를 막고 이퀄라이징을 하며 30m 깊이의 블루홀을 중력을 따라 내려갔다. 산호들로 둘러싸인 몽환적인 동굴은 넓은 바다로 이어지는 통로였다. 블루홀을 끝까지 따라 내려가자 탁 트인 시야와 함께 넓고 짙푸른 홍해로 빠져나왔다.



바닷속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이런 모양이었구나.

투명한 바다 안에서 올려다보는 하늘과 그 사이를 살짝 막고 있는 잔잔한 물결은 몹시 평화로웠다. 물속으로 투과되는 여러 갈래의 햇살도 환상적이었다.




바닷속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







스쿠버 다이빙의 매력에 푹 빠진 나는 '오픈워터 다이버' '어드밴스드 다이버'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마음먹었다. 자격증 취득을 위해서는 이론 수업과 실습 그리고 필기시험을 봐야 했다. 필기시험이 다소 걱정되었지만 강사님이 강조하셨던 것에 밑줄 쳐가며 꼼꼼히 외운 결과, 다행히 커트라인은 통과할 수 있었다.



어드밴스드 자격증 이후에는 '나이트록스 스페셜티' 교육이 남아 있었다. 나이트록스 다이빙은 일반 탱크보다 산소가 많이 함유된 특수한 탱크를 사용하며, 다이빙할 때 다이버의 이름과 산소 비율이 표기된 라벨을 붙여야 한다. 이번 나이트록스 코스로 나만의 다이빙 탱크가 생겼다. 비록 하루밖에 못 쓰지만, 왠지 전문 다이버가 된 것 같았다. 아무래도 나이트록스는 산소 함유량이 훨씬 높아서인지 물속에서 숨을 들이마실 때 평소보다 상쾌했고, 다이빙 후에도 덜 피곤하게 느껴졌다.




3주간의 교육을 마치고 총 3개의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전 04화 이집트에서 라마단 체험하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