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녕 쌩글삶글 Sep 24. 2019

산촌 제철떡으로 오순도순
무지개떡마을 양산리

- 논산에서 마을자치해가는 곳 

마을일은 주민 스스로!”  자치가 답이다


논산은 현재 500여 마을에 300만원씩 나누어 주고, 주민이 제안한 사업을 직접 알아서 집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제는 마을 사람들끼리 스스로 알아서 하는 주민주도형 자치행정으로 나가는 중이다. 


2018년 3월 30일, 전국 최초로 『논산시 동고동락 마을자치회 설치 및 운영 조례/ 시행규칙』 공포한 이후 논산시 489개소 동고동락(同苦同樂) 마을자치회가 위원수 5730명으로 해서 출범하였다. 마을 자치회 출범 결과 산성리, 강청1리, 남산3리 같은 데가 잘 한다고 소문이 나 있다. 


동네마다, 우리 옆동네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자못 궁금하다. 이제 27~28일, 양일간 시민운동장에서 ‘2019 논산시 동고동락 마을자치 한마당 축제’가 개최된다. 옆의 마을 부스 몇 군데를 미리 들여다 본다. 


 

산촌 제철떡으로 오순도순 무지개떡마을 양산리 


요즘 집에서 추석 송편을 직접 빚는 집이 줄어들고 있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솔잎이다. 여기 이슬도 마르지 않은 뒷동산을 올라 조선솔을 장만해오는 남자들이 있다. 마을회관에서는 부녀회원들이 반죽을 하고 고물을 넣는다. “야, 김 난다~ 솔잎 떼어내고 따신 송편 먹자!” 어울림 속에 웃음꽃 피는 무지개마을 양산리 추석풍경이다.  명절과 계절에 맞는 떡을 만들고 정을 나누는 가운데 한마음이 되는 동네이다. 


벌곡면 양산리! 천호산 천호봉기점으로 서쪽은 연산면, 동쪽은 벌곡면 양산리이다. 벌곡면사무소와 벌곡초등학교가 있는  한삼천리와 접경인 양산리는 벌곡휴게소와 원불교 삼동원을 품고 있다.  

4월초 이 동네 사람들은 봄기운을 듬뿍 머금은 쑥을 채취하러 원불교 안으로까지 다녀왔다. 부녀회에서 쑥을 뜯고 그림도 그려서 10일에는 쑥버무리를 세 번이나 만들어 먹었다. 11일에는 쑥인절미를 하여 80세 이상 어르신 중 전반기 생일이신 어르신들 생일 대접을 했다. 80세 이상 어르신들 생일을 일정 기간으로 묶어서 생신잔치를 해드리는 양산리는 5월 8일 어버이날과 여름복날에도 제철 음식으로 어르신들을 챙기고 있다.


2월에는 떡국나눔행사를 가졌다. 설날을 앞두고 동네집집마다 떡국떡을 나누어 주고,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떡국으로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여기에 면 일을 하는 분들 초청 안 했을 리 없다. 먹으면서 나누는 대화는 어떤 정(情)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올해 양산리의 논산시 동고동락 마을자치회 지원사업은 전통떡 나눔마당이다. 우리 고유명절인 설날과 정월대보름, 한식, 추석때 마을회관에 40여 명 모여서 떡을 떼는 잔치이다. 전통떡을 함께 만들어서 나누어 먹는 화합 한마당에는 독거노인만 오는 게 아니다. 다문화 가족과 젊은 귀농인들도 한자리에 모여서 소통하며 따뜻한 정을 나누는 동네잔치이다.  


이 사업은 작년 9월 14일, 마을일을 공개적으로 결정하는 마을자치회에서 확정된 사업이다. 그때 마을회관에서 위원 8명과 주민 6명이 모인 이 회의 안건은 ‘2019년 마을자치회사업’.  마을자치회사업 의미와 목적을 잘 몰라서 설명도 겸한 이 회의에서 2019년 마을자치사업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협의하였다. 협의를 거쳐서 최종 선정된 사업이 “전통떡 나눔마당”이었다. 필요예산은 떡 재료비로 5회×500천원으로 정하였다.  


그날 회의에서는 2018년 마을자치 사업 추진 협조사항도 전달되었다. “노후 마을창고 보수사업” 추진일은 10월 10일이고, 이날 위원은 물론 주민들 모두가 마을회관에 집결하는 걸로 정하고 회의를 마쳤다. 쌍십절날 38명이 참여하였다. 주민들이 직접 마을입구 노후한 마을창고 건물에 페인트를 칠하고, 벽화도 그려 넣어서 산뜻한 마을 이미지로 쇄신하였다.  마을자치회 지원사업 수행을 통하여 마을자치회 인지도와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효과도 있었다. 




자치위원회와 마을선행사업위원회


양산리에는 자치위원회에 이어서 마을선행사업위원회도 있다. 일요일마다 모여서 마을을 어떻게 꾸며야 할지 지혜를 모으고 있다. 8월 회의에서는 마을 안에 7개의 길마다 이름을  정하고 길을 표시할 때는 무지개색으로 하자고 협의하였다. 현재 이름은 어울림길, 뾰족산길, 무지개길, 옛길, 유래길, 햇살길 그리고 뚝방길은 향내음길이다. 자치위원회와 사업단 공동회의를 할 때도 있다. 7월 회의에서는 내년 참여사업으로 정자나무에서 다리까지 타이어로 화단 만드는 것과 구회관 옆 화단 정리사업으로 신청하자고 합의했다. 


올해, 양산리는 동고동락 지원 사업 외에도 2019년 희망마을 선행사업에 선정되었다. 지난 4월 3일 논산시에서 5개 마을을 선정한다는 이 사업에 신청했고 7월 1일 올해 희망마을 선행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올해 4월에서 12월까지인 이 사업명은 “어울림 속에 웃음 꽃피는 춤추는 무지개마을 양산”이다. 지원예산은 3500만 원이다. 마을창고 노후담장 벽면 벽화 삽입 사업인데, 노후화된 시골담장을 밝고 생명력 있는 환경으로 탈바꿈하는 효과를 목표로 추진중이다. 


마을 환경 미화 속에는 정자도 포함된다. 낡은 정자도 새 옷을 입혀 잘 정돈하고, 꽃길과 꽃밭을 가꾸어 마을도 상큼하게 가꾸어 생동하는 마을로 변신하고자 한다. 지난 8월 31일 회의 결과 토요일 마을대청소와 추석맞이 떡만들기에 이어 정자 도색을 9월 6일 금요일에 하기로 결정이 되었다. 그리하여 마을정자가 오랜만에 새 페인트 옷으로 갈아입었다.



양산리의 마을 활동 중 문화활동도 빠뜨릴 수가 없다. 동네 전통의 민속행사인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를 흥겨운 풍물과 함께 복원했으며, 집집마다 돌면서 액막이도 한다. 전통문화 복원의 일환이다. 4월에는 대보름 때나 마을 잔치 때 마을 풍물을 살리기 위해  장구3, 징과 꽹과리도 장만했다. 무지개풍물패는 전통악기로만 국한하지 않는다. 지난 8월 주민자치센터 재능기부공연을 김경수 씨 사회로 양산리 마을회관에서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민요열창 등 노래가 이어졌지만, 외부보다는 동네 재주꾼들이 나서서 난타공연, 오카리나, 색스폰 연주로 구색을 갖추었다. 




벌곡면 양산2리와 마을자치회


양산리는 한자로 陽山里이다. 신라 때 고운(孤雲) 최치원이 이곳을 지나다가 산세를 보고, 좌청룡 우백호로서 북서쪽은 높은 지대이고 동남쪽은 낮은 지대여서 수원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므로 거주지로서 신선지라 하여 양지쪽의 양(陽)자와 산맥의 산(山)자를 따서 양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마을 앞쪽에는 갑천으로 이어지는 양산천이 흐르고 있다. 또한, 일설에 의하면 충청북도 영동군 양산에 사는 단양이씨가 이곳에 정착하고 농토를 개척하여 살면서 고향 이름을 따서 양산 또는 양산말이라 하였다고도 한다. 문화 유적으로는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296호인 조선 중기 유학자 신독재 김집(1574~1656) 선생 묘소와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294호인 김집 선생 사당이 있다.


양산리는 1~2리로 나누어져 있는데, 양산2리 주민은 101명이며 65세 이상 노인이 45명이다. 45세대 중에서 농가수는 26세대이며 주요작물은 벼이다. 안팎으로는 지역특산품인 윤오복 전통한과와 청국장 공장인 미소식품 등이 있다. 원불교삼동원에서는 납골당을 추진하기 위해 최근 사업 설명회도 하였는데, DDS와 함께 벌곡면의 오랜 난제이다. 


양산2리는 새마을지도자회, 부녀회, 노인회의 단합력이 돋보인다. 정월대보름, 어버이날, 어르신 합동 생신파티 등 마을 행사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 마을에는 32명이 가입된 SNS(밴드)가 있어 신구세대의 통로 역할도 잘 해준다. 양산2리 마을자치회는 14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위원장은 김선덕, 총무 김형순, 위원은 김광배 등 12명이다.

80세 이상된 분들의  #합동생일잔치


역량강화 겸 야유회차 6월에는 목포로 야유회를 다녀왔지만, 가까운 곳도 찾는다. 5월에는 채운면 야화리 해바라기축제와 열무축제를 하는 강경읍 채운2리 마을을 견학하고 왔다. 5월 16일은 찾아가는 마을자치 역량강화 교육이었다. 16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마을자치 의미와 필요성 특강에 이어 마을회의원칙 적용한 회의실습을 90분 동안 하였다. 그 결과 마을자치회 회의 횟수가 증가하면서 주민 발언의 기회 확대되었고 주민들간의 친밀도가 상승하였다. 기존 구두 위주의 회의 습관이 회의록 쓰는 문화로 발전하였다. 


[글] 이지녕

위 글은  『놀뫼신문』  2019-09-25일자(618호) 3면에 실렸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