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갖 새들의 천국, 논산의 노성천과 연산천
#저어새, 새 이름이 재밌다. “노를 젓듯이 부리를 #저어 먹이를 찾는다”하여‘저어새’라 칭했다고 한다. 저어새는 단독 출연하는 게 아니라 중대백로 속에 섞여서, 그 무리와 함께 열심히 부리를 저어 먹이를 찾는다. 그래서 저어새는, 탐조가나 애정 어린 눈길에만 들어온다.
저어새는 천연기념물 205-1호로 멸종위기종 1급인 새이다. 최근 논산에 저어새가 나타났다. 아니, 발견되었고 촬영되었다. 지난 12월 10일 연산천에서 20여 마리의 백로 무리에서 한 마리가 발견되었고, 이어서 19일에는 두 마리의 저어새가 나타났다. 21일 현재까지 3일간 머무르는 중인데, 그들을 딸기밭일로 노성천과 연산천 오가던, 항월리 풋개마을 김권중 이장이 카메라로 잡았다.
김 이장은 근래 쇠부엉이와 황새도 발견하여 사진으로 남겼다. “저어새는 지난 여름 채운쪽에서도 한 마리가 포착된 적이 있다. 번식까지는 어렵겠지만 월동만 하고 간다 해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저어새를 전송받은 공익단체 늘푸른나무(지구환경교육센터) 권선학 대표는 청정 논산의 경사라면서 반색을 하였다.
“저어새는 주로 서·남해안 갯벌과 그 인근의 하천, 물웅덩이 등에서 서식한다. 작은 어류나 개구리, 올챙이, 조개류 등을 먹으며 중국의 요동반도, 대만, 홍콩, 일본 등지에서도 월동하는 희귀조류이다. 경계심이 많고 한두 마리 또는 작은 무리로 생활하지만 20~50마리 이상의 무리를 형성하기도 한다. 알 낳는 시기는 7월 하순이고 4~6개 정도씩 낳는다고 한다.” 이렇게 설명하는 권선학 대표에 이어서, 일상 생활 속에서도 새들을 비롯한 생태계를 유심 관찰하고 애정하는 김권중 이장의 저어새 이야기를 들어본다.
[글] 이진영
[사진] 김권중
새들은 어떤 지역에, 어느 기간 얼마나 살며 번식을 하는지 에 따라 텃새, 철새, 나그네새로 구분한다. 참새나 까치 멧비둘기 꿩 등이 흔한 텃새이다. 철새로는 봄부터 가을까지 살며 번식하는 제비 뻐꾸기 백로 등이 있다. 겨울철새로는 청둥오리 원앙이 기러기 등 있다.
가끔 텃새와 철새가 자리싸움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덩치가 작은 텃새가 덩치 큰 철새 밀어내는 것을 볼 수 있다. '텃세가 세다' 말할 때, 텃세는 아마도 이 텃새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영하 10도의 날씨가 며칠간 계속되면 호수나 강이 얼어 겨울철새들은 먹이찾기가 어려워진다. 유속이 빠른 냇물이나 도시의 생활하수가 내려오는 얼지 않은 물로 먹이를 구하려서 철새들이 그쪽으로 몰려든다. 저어새도 얼지 않은 연산천을 찾아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중대백로 무리에 합류하여 열심히 부리를 저어 먹이를 찾고 있다.
저어새의 출연이 반갑기도 하지만, 그 이면(裏面)도 있다. 하천이 살아나서 일견 좋은 일로도 보이지만, 철새가 텃새화되어가는 기후변화가 실감난다. 가마우지 등이 오래 머물게 되면 하천 어족자원을 고갈시킬 우려가 있으니, 인간계도 자연계도 기대반 걱정반인 세상이다.
- 김권중(항월1리장)
위 글은『놀뫼신문』 2020-12-21일자에 실렸습니다.
https://nmn.ff.or.kr/18/?idx=5533582&bmod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