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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녕 쌩글삶글 Mar 07. 2019

소금창고를 보물창고로

- "마리골드" 꽃농부 김의현 부부 이야기




문화예술 활동가로 지내온 지 15년, 참 바쁘게 앞만 보고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내 나이 40, 국가에서 건강검진 받으라는 우편물이 왔다. 무료검진을 받고 혹시 몰라 초음파 검진을 추가로 받았다. 받는 과정에서 암일지 모르니 추가 검진을 요구받고 세포검사까지 받아 보라는 이야기에 내 삶이 흔들렸다. 참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삶의 전환점이 된 시점이기도 하다. 결과는 암은 아니어도 추적검사 3년을 지속적으로 받고 지금도 관찰중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꽃차를 알게 되고 약용작물과도 접하게 되었다. 기왕 하는 일이라면 차라리 노후에 즐겁고 건강도 챙기는 일을 하고 싶었다. 항상 생각 속에 담고 있던 시골 삶도 함께 할 수 있었음 하였다. 언제나 꽃을 가꾸는 엄마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자연스럽게 꽃이 좋았다.


미술심리 상담사로도 활동하며 꽃을 활용한 수업도 종종 하였다. 그래서 나의 직업과도 연관되어 꽃은 항상 나와 함께 하였다. 수업 후 항상 버려지는 꽃들이 아까웠다. 저 꽃들 활용할 수 있다면, 더욱이 먹을 수 있다면 몸도 건강해지겠다, 그런 생각이 더욱더 나를 꽃차인으로 갈 수 있게 한 듯하다.




자격증과 특허도 겸비


꽃차자격증도 한해한해 차곡차곡 배워갔지만 부족함을 느껴 약용작물자격증도 도전하였다. 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건강한 차 문화를 알리고 싶었다. 올해는 중부대 한약자원학과 석사과정에도 입학하여 허브차와 한방차 꽃차를 활용하여 약용차 음료를 개발하고자 노력중이다.


꽃차를 덖으며 4년차 되는 해부터 직접 덖을 꽃을 농사짓게 되어 이제는 꽃농부가 되었다. 농약, 살충제 등을 하지 않기에 반은 벌레가 나누어간다. 나머지반은 나의 손에 들어와 자연의 향기 담은 차가 되어 나의 차(茶)를 찾는 이들의 손으로 이어진다. 


서두르지 않으려 노력한다. 빨리 가지 않으려 연습한다. 이러한 연습이 벌써 몇 해가 지났지만 아직도 몸에 스며 있어 그 습을 쉬 버릴 수 없다. 한해한해 특허도 하나씩 만들어 두고 있다. 작년 2016년에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대추 탕수육 특허를 공동 준비하였다. 어찌 쓰일지는 모르지만, 하나하나 준비해 두는 것이다. 


올해는 금화규꽃을 알게 되어 그 효능 효과에 쏙 빠져버렸다. 금화규꽃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을 시도해보는 한해이다. 그래 또 하나의 특허를 준비하였다. 드디어 일전 2017-09-23일부로 금화규꽃차 특허 출원완료 증서도 받았다. 올 상반기에는 꽃차4종세트도 출시하였다. 꽃차 4종세트 박스 디자인과 스티커 디자인을 직접 하였고, 디자인업체와 최종 상의하여 목련, 메리골드, 황화코스모스, 금계국 꽃차를 상품화하게 된 것이다. 올 겨울 하반기쯤에는 또 다른 특허를 준비중이다. 


느긋한 생활 문화 팜파티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뛰지 않고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며 그리 가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그러한 삶의 일환으로 팜파티도 준비하고 연습해보았다. 먼저 꽃차 덖는 장소인 소금창고를 이번 팜파티를 계기로 알리고자 하였다. 그리고 초대된 분들에게 꽃과 꽃차를 활용한 다양한 식문화를 보여들이고 꽃이 품고 있는 색, 향, 미를 알리고 싶었다. 


황화코스모스꽃가루를 활용한 까나페, 황화코스모스생화와 금화규꽃잎을 블렌딩한 꽃밥, 금계국과 레몬청, 청귤청, 허브를 블렌딩한 냉음료 꽃차, 연꽃차 연잎을 블렌딩한 온차, 녹차와 천일홍을 블렌딩한 공예차, 그리고 세 농가의 협업과 상생을 의미하는 쏭쏭감벵이차를 선 보였다. 두 농가가 함께 해주지 않았다면 할 수 없었을 것이다. 速行則獨(속행즉독), 遠行則衆(원행즉중) 이 아프리카 속담처럼 함께 멀리 갈 수 있는 벗들이 있어 감사한 팜파티였다. 


- 김의현(마리골드 꽃농부)






위 글은 “팜파티 파라다이스 열어가는 사람들” - 연산소금창고 #팜파티의 제2편입니다. 

이 글의 앞부분은 https://brunch.co.kr/@gians/43 에 실렸습니다. 

다시 클릭하기 번거로움 피하기 위하여,
아래에.....도입부 글 재탕하여 달아 놓습니다요~^



[앞머리 꼬리표]   연산소금창고 팜파티 

 

팜파티 파라다이스 열어가는 사람들


서양영화에 보면 가든파티가 참 멋져 보인다. 피크닉도 근사하다. 와인 한 잔 곁들이면 한컷 한컷 파노라마이다. 동양식으로는 어떤 게 어울릴까? 아니, 논산에는 무어가 제격일까?


연산 대추거리 뒤켠에 있는 마리골드 꽃차집을 찾아갔다. 소금창고였던 곳을 개조하였다는 근대 목조 건물이다. 늘 확인하는 바이지만, 우리가 발딛고 있는 바로 그 곳이 답이다. 인연은 장소에서 시작될 때가 많다. 주인장의 설명부터 들어본다. 


“소금창고는 1932년 일본인이 지어놓은 목조 건축물이다. 사용을 안 하고 방치한 지 40여년이 지난 건물을 우연히 알게 되고, 너무 맘에 들어 가슴이 뛰어서 우리 부부는 밤잠을 설치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날 건물을 매입하여 리모델링하기 시작하였다.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려 하다보니 리모델링비가 우리 예산을 초과해 버렸다. 

이 건물은 소금창고, 곡식창고, 누에고치선별장, 학교, 영화관 등으로 사용되며 다양한 활동이 행해진 곳이었다. 이 건물은 언제나 사람들이 모였던 곳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그러한 살아숨쉬던 이곳이 40여 년간 숨죽이고 우리를 기다리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다시 이곳에서 영화도 보고 학습도 하고 시도 쓰고 인형극도 배우며 차 한 잔의 쉼도 함께 할 수 있는 우리 나름의 문화공간으로 꾸며나가고 있다.”


10여 년 전, 기자도 이 창고를 스친 적이 있었다. 군산근대문화거리, 강경근대건물은 나름 의미가 크고 어떻게 복원하느냐가 더 관건이다. 연산현이 있던 연산은, 그냥 연산이면 된다. 팜파티도, 집안 음식도 평소 있던 그대로면 충분하다, 파라다이스가 되기에!^


논산에서 네 번째로 시도되는 “사는 게 꽃 같은 농부들의 팜파티” 연산팜파티도 그러한 출발선상이었다. 


* 2017. 9. 22(금) 늦은 2~5시 

* 진행

1부 : 체험으로 워밍업

탑정농원 김영봉 :버섯종균 심어가기

2부 : 공식행사

· 참여농가소개 (영상 + 멘트)  

· 게스트 소개 – 꽃밥 나무면서 

3부 : 콜라보레이션 체험 

마리골드꽃차 김의현 : 쏭쏭감벵이차 만들기

4부 : 

꽃벵이세상 이은혜 : 와인 꽃벵이 초콜렛 만들기 


“사는 게 꽃 같은 농부”는 꽃차, 꽃벵이, 꽃중년 이렇게 세 농가의 첫 자를 모둠한 것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듯, 이 세 농가가 꽃으로 피어나는 데에는 각자의 스토리가 있고, 그렇기에 이번 팜파티를 통하여 함께 피우는 꽃이고자 합심해 보았다고 한다. 


각자 소개의 시간에 마이크를 잡은 게스트 전낙운 도의원은, 팜파티를 논산의 새로운 문화로 정착시키고자 한다는 포부를 피력한다. 그 동안 논산에서는 4차례의 팜파티가 시도되었고, 앞으로 한 차례만 더 남겨두고 있다.  마지막 은 10월 12일 가야곡면 “가야농장”에서 실시 계획이다.


“여섯 농부의 여름 이야기가 있는 팜파티”는 7. 7(금) 노성면 가곡리에 있는 이명한전통문화체험학교에서 열렸다. 참석자별 각 2개씩 체험교육을 실시하였다. “가을의 문턱에서 특별한 인연을 만드는 팜파티”는 9. 11(월) 연산면 천호산농원 단독으로 열렸다. 유영미천호산농원 대표가 도라지두부 만들기를 하였다. 3차는 9. 16(토) 세농가가  부적면 반송리 하늘맑은와송과 그 옆집 가덕원에서 모였다. 땡큐베리팜 최선희 대표가 함께 하였다. 와송비누 만들기, 캘리그라피 엽서쓰기, 실크스크린 인쇄(하늘맑은와송 이정숙), 분제체험, 국화꽃 심어가기(가덕원 김양진), 개구리 방향제 만들기 체험(땡큐베리팜 최선희) 



[글·사진] 이지녕


이 글은 『놀뫼신문』 2017-09-26일자에 실린 기사입니다.

https://nmn.ff.or.kr/18/?idx=515402&bmod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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