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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녕 쌩글삶글 Mar 09. 2019

“맛보셨나요, 새벽딸기와 킹스베리”

- 노성농협공선회 박형규회장 인터뷰  &  노성농협

논산딸기, 세계를 물들이다


‘논산딸기축제’가 4월 5일 오후 6시 논산천 둔치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9일까지 5일간 성황리에 열렸다. 외교사절을 초대하고, 다수의 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와주는 등, 논산딸기가 세계적인 축제로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이다. 놀뫼신문은 5일 축제장의 이모저모를 파노라마로 펼쳐보인다(6~7면). 아울러 현장에서 새벽딸기와 킹스베리로 논산딸기를 견인하고 있는 노성 농협과 노성공선회를 찾아본다. 



박형규 노성농협 공선회장은 1000평 규모의 딸기밭 하우스에서 고설재배를 하고 있다. 3년 전 딸기를 시작하면서 갈등을 했다고 한다. 2년 전 공선회장으로 선임되면서 목표를 분명히 세웠다. 그 결과 당시 24농가가, 지금은 100농가로 늘어났다.  현재는 노성뿐 아니라 상월 부적 연산 채운은 물론 공주시 이인 탄천 계룡 등 노성 외의 회원이 35명 선이다. 노성농협 유통센터 선별대는 아침 일찍부터 여성 선별사 40여명의 손놀림이 바쁘다. 아침딸기부터 출하시키기 위해서이다. 


아침딸기로 새벽을 열다


아침딸기라는 브랜드로 출시되는 새벽딸기는 일반딸기와 시차로 구분된다. 대개는 낮 동안 출하와 선별 포장을 거쳐 하루 밤 자고 다음날  판매가 된다. 아침딸기는 새벽에 따서 8시반까지 도착하면 오전중 유통업체 판매대에 오른다. 따는 시간대는 보통 새벽 2~4시부터 따고, 유통센터에 7시 반쯤 도착하면 8시반 안에 포장해서 출하한다. 아주 신선한 딸기라서 가격이 일반 딸기보다 20% 더 비싸다. 가격대가 비싼 새벽 딸기 출하량은 유통업체가 지정해주는 맞춤형. 주문이 들어오면 회원들에게 공정하게 배분해준다. “돈 욕심으로, 저녁때 딴 딸기를 가져오는 농가도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박회장은 단호하게 말한다. “검수하는 분이 귀신같이 잡아내요! 이런 일이 반복되면 출하중단, 심하면 곧바로 제명에 들어갑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고품질 영농교육을 강행하는 박형규 노성농협 공선회장

Fresh, 박회장이 경영하던 영농조합이름이 참프레쉬 영농조합였다. 4대강 예산삭감이라는 직격탄을 맞고서 전 재산을 파산한 직후, 친척과 지인들이 도와주어서 대출받아 집을 찾고, 딸기 하우스를 4동 짓고 딸기농사를 시작하였다. 농림부, 진흥원, 농촌경제원 등과 유통 등에서도 전국 경험이 많으니 회장까지 해보라고 선임해 주었다. 회장 되면서부터 농협공선회를 엄격하게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품질 관리 규정을 안지키는 사람들은 회장의 권한으로 주저없이 제명시켰다. 총회임원들이 모여 절차를 밟다보면 지인들 눈치를 보게 되어 있어서다. 시간을 안 지킨다든지, 기형 섞음, 중량 미준수, 딸기 크기 대충 구분 등이 모두 제적 사유이다. 

공선 작업장에는 외국인 노동자도 다수이다. 


이 중 가장 강력한 단속 조항은 “작목반 가입 조건을 부부동반 밴드가입”으로 한 것. 초창기 홍보 기간을 거치다가 올해부터는 아예 회칙에 명문화해놓은 것이다. 영농교육 등 공지사항이나 지시사항은 신속 정확하게 전달돼야 하는데, 많아진 인원에게 일일이 문자나 전화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회원 중 최고령은 81세인데도 예외가 없단다. 회원들에게 공포의 대상은 출품한 딸기가 저품질 사진으로 올라오는 것. 이렇게 몇 번 올라가도 자동 제명이 된다. 


박회장은 조직 부문의 스타강사이다. 팀구성에서 8명을  한팀으로 하였다. 팀이 밴드활동 잘하면 100만원 보상도 하였다. 밴드 참여를 잘 하지 않는 사람은 선별을 2일을 더 시키는 벌을 가한다. 조직은 오프라인에서도 강력하게 돌아간다. 팀장이 팀원을 모아놓고 부부동반으로 한바퀴 돌게 하는 것이다. 순회 기간이 정해지면, 그 기간 내 실시간으로 인증샷이 올라오고,  잘한 팀에게는 상을 주는 것이다. 


VIP 선물용인 프리미엄 딸기


노성공선회의 목표는 단계적이다. 공동계산은 농사를 잘 짓는 사람에게는 늘 불만! 그것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대책이 프리미엄 딸기이다. 내년부터 시행할 프리미엄 딸기제는 잘 짓는 사람을 뽑아서 최고가를 받아주겠다는 마케팅 전략의 구체화이다. 품질에서 신선도는 물론 당도 브릭스까지 표기하여 차별화하고, VIP 선물용에 손색이 없도록 포장도 고급화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형 유통업체와 협의를 마쳤고 이제는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작목반 내에서 품질 경쟁을 유도하는 정책이다. 기자가,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딸기 고르는 팁을 물어보았다. 육안으로 볼 때 색상은 선명하며 밝고 붉으며, 칙칙하지 않고 윤기 나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현재는 표기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당도 표시도 봐야 하는데, 아무래도 눈비 온 다음 날에는 당도가 떨어진단다. 생산농가에 그 대책을 주문하기도 하고, 그런 취약점에 대한 보강 교육도 병행한다.


가격도 초대형인 킹스베리


프리미엄딸기와 품종을 달리하는, 또다른 시도가 있다. 딸기 시장이 설향 90%인 상황에서 논산딸기시험장이 다크호스로 육성 발표한 품종, ‘킹스베리’이다. 일반 설향에 비하여 당도는 엇비슷하나, 복숭아향이 조금 나며, 크기가 3배 정도인 수퍼딸기이다. 노성공선회는 킹스베리작목반을 별도로 구성하였다. 처음에는 2농가만 참여하다가 현재는 28농가가 합류한 것이다. 복숭아처럼 낱개 포장도 하는데, 전국 최고가의 최고급 딸기라는 자부심을 갖고 올해 11월부터 야심차게 출하를 시작한다. 지금도 개별적으로 사먹는 사람들은 2㎏에 10만원 호가하는데, 일반 딸기 가격과 10배 차이다. 앞으로 가격은 예상하기 어렵지만, 이름 그대로 모든 면에서 딸기의 왕(king)으로 등극하기를 기대하는 야심작이자 모험의 발로인 것이다. 딸기는 출하량이나 면적으로 봤을 때 연무가 면적이 제일 넓지만, 양에서는 그래도 상위권인 노성은 품질과 개척정신으로 앞서가려는 것이다. 



빡센 교육벅찬 보람


박회장은 농가 고소득을 이루는 첩경이 교육이라고 믿는다. . “농사를 잘못 짓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교육을 안 받는 것이다.” 외치면서 영농 교육을 최우선시하는 것이다. 비닐하우스 한 동에서 3000만원의 순수익을 내는 것이 노성공선회작목반의 목표이다. 대한민국에서 그 정도 수익 내는 곳은 현재 2~3%뿐이란다. 이를 위해 전국 스타급 강사이기도 한 박회장은 공부를 멈추지 않고 있다. 솔선수범하는 것이다. 현재 논산 농업대학 학생수는 170여명, 과는 5개 과이다. 귀농정책과, 딸기학과, 가공식품학과, CEO과, 시설과가 그것인데, 딸기학과생인 박회장은 11기 총학생회장도 맡고 있다. 

작목반은 4대 목표를 설정해 놓았다. 최상급 육묘(무병묘), 정식시기 조정(지도기술), 공동선별출하, 공동구매 등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매달 한번 이상 교육을 한다. “교육 없이 발전 없다”는 대전제 하에 최고급 강사를 부르는 것이다. 보통 50~60만원 이상 들어가는데, 농협에서도 적극 지원중이다. 농협 2층 회의실을 꽉 채우는 이 교육은 밴드처럼 부부동반이어야 하는데, 현재 출석률은 95% 이상이다. 혹시 안 나오는 경우는 팀장이 체크하고 이어 회장이 직접 전화를 건다. 교육에 몇 번 빠지면 즉시 제명일 정도로 교육 최우선이다. 이런 열기가 노성의 다른 작목반인 수박, 토마토, 메론 작목반에도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나갈 추세이다.



다시 오고픈 ‘다시올’ 노성농협


노성은 노성산성 아래에 공자의 사당인 궐리사와 윤증고택 등이 있는 유서 깊은 지역이다.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종학당은, 충청유교문화원 대공사를 앞두고 있다. 노성면에는 1630세대에서 3500명 정도가 사는 작은 면인데,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32%에 달한다. 농업에서 벼농사 662 농가 외에 원예 작물로는 딸기165 수박64 메록55 토마토22 농가 순이다. 노성면은 소규모 면이지만, 노성면 이계한 이장은 전국이통장연합회 논산시 지회장이다. 


올해 노성농협(임봉순 조합장임봉순 조합장)은 조합원에게 화재감지기를 지원하였다. 주택용소방시설 설치 의무화를 홍보하고 있지만 막상 개별 설치는 어렵다고 판단하여서 농협이 직접 나선 것이다. 특히 고령의 조합원 농가주택에 소방시설설치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리라고 보아서 “2017년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서”에 의거, 의용소방대의 협조을 얻어 설치 지원한 사업이다. 농협에서 구입한 주택용 화재감지기는 총 1,400만원 상당의 1,450개다. 농협조합원수는 1553명인데, 전가구에 다 공급해 준 것이다. 소방대장과 소방대원이 주로 설치해주면서 사용 설명을 알려주었는데, 어떤 곳에서는 호암의용소방대와 노성면 영농회장이 거들었다고 한다. 


임봉순 노성농협조합장이 조합원 자녀에게 장학금 수여함


화재감지기 지원 등 조합원 안전과 건강 배려


 “조합원에 대한 복지지원사업으로는  2004년부터 지속적으로 조합원자녀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2016년까지  장학금을 지원한 총 학생수는 265명이다.  2017년도 윤우진외 7명을 장학생으로 선정하여 4월 6일 오전11시 노성농협 회의실에서 장학금 총750만원을 학생 대신하여 학부모님과 전달하여 간단한 간담회자리를 마련하였다. 이 자리에서 연세대 수학과 자녀를 둔 학부모는 ”농촌에서 농사를 지어 대학생 1명에게 한달 용돈,  등록금, 집세 등을 부담하기가 빠듯한데, 농협에서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 주니 고맙다.”고 하였다.


이러한 예산 지원은 농협의 교육지원사업비에서 나간다. 작년도 출자배당금은 3.2%였고, 사업이용배당금은 각자 이용한 만큼. 노성농협하나로마트는 면단위이지만 조합원들이 이용하는데 어려움 없도록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고 조합원들도 노성농협하나로마트 이용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한다. 농업경영비가 증가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합원에게 영농자재를 구입할 수 있는 영농자재 교환권을 해마다 지원하여 농업경영비 증가로 힘들어하는 조합원들에게게 조금이라도 보탬을 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60세이상 조합원이 매년 홀짝으로 건강검진을 할 때도 농협이 신경을 써주고 있다. 의료보험공단에서 해주는 것 외에 8만원을 더 내면 검사 종류를 늘여주는데, 그것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올해 수혜자는 550명선이다. 


2015년 3월 21일 전국 동시선거에서 당선된 임봉순 조합장은 조합원 농산물 판매에 최역점을 두어 왔다. 조합장 모임이나 어디에 가도 판매루트 개척에 공을 들인다고 한다. 하나로마트가 대형인 남대전농협, 회덕농협 등과 길밀한 업무 협조를 통하여 노성 딸기가 끝나면 수박으로 이어지는 판로를 뚫었다. 노성농협의 주거래처는 롯데마트, 롯데수퍼, GS리테일 등 대형유통업체이다. 이들이 노성농협을 선호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들이 원하는 퀄리티는 물론 포장도 맞춤형으로 공급해주는 것이다. 


임봉순 조합장은 장학금 수여식 후 전체가 함께 하는 점심 식사 자리에서도 노성농협 자랑거리를 풀어놓지 않았다. 딸기축제 시즌인지라, 식사 중 기자는 노성의 딸기 작황을 물어보았다. “새벽 딸기”가 비로소 나왔다. 노성딸기공선회 얘기가 취재원을 점화시켜 주었다. 노성공선작목반은 농협중앙회로부터 2015년에 공선출하회 우수조직으로 선정되었고, 2016년도 대상을 받았던 것이다.  


공선이란 공동선별의 줄임말이다. 공동생산하고 공공동선별, 출하, 판매한 금액을 전체가 균일하게 계산하는 방식이다. 공동계산이다 보니 농사를 잘 짓는 사람은 손해를 본다 생각하고 나가버리는 상황이었다. 2년 전 새 회장이 뽑히면서 분위기가 일신되었다고 한다. 처음 25농가에서 현재는 100여 농가가 참여하는 획기적인 양상이다.(이어서 박형규 공선회장을 만나서 논산딸기의 미래를 들어본다.)


[글·사진] 이지녕

위 사진 중 일부는, 노성농협과 논산시청에서 제공하였습니다. 

이 글은 『놀뫼신문』 2017-04-12일자 1~2면에 걸쳐서 실린 기사입니다.

원래 실린 순서는 아래인데, 여기 브런치에 올릴 때는 거꾸로네요^^


[1면] 다시 오고픈 ‘다시올’ 노성농협

https://nmn.ff.or.kr/23/?idx=514362&bmode=view


[2면 : 인터뷰] 노성농협공선회 박형규회장

https://nmn.ff.or.kr/23/?idx=514363&bmod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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