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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녕 쌩글삶글 Mar 31. 2019

내지인도 잘 모르는 논산 구석구석, 대만연수단이 누비다

- 논산에만 있는 4-H기념관과  菊堂 김오중 선생

이 글은 『놀뫼신문』 2017-09-12일자에 실린 기사입니다.

https://nmn.ff.or.kr/19/?idx=511551&bmode=view

다시 올리는 것은... 

오늘 연산4거리에서 4-H 대부 국당(菊堂) 김오중(金五中)선생의 추모5주기라는 현수막을 보고섭니다. 


논산시4-H와 삼십년지기인 대만 대계구 농회의 농업연수단이 충남 논산에서 머문 날짜는 이틀이었다.  9일 도착하여서 서천생태공원을 방문하고 부여아울렛을 거쳐 논산에 도착한 일행은, 그린성가든에서 환영만찬을 가졌고 탑정리 레이크힐에서 첫날 여장을 풀었다. 


다음날 오전 농업기술센터에서 공식 행사 후 4-H 기념관 둘러본 다음, 대표단은 시청과 시의회를 차례로 방문하였다. 연수단은 별도로 청유리원에 찾아가 견학을 한 다음 점심은 셋집매 농가맛집에서 여유를 구가하였다. 오후 학교4-H방문은 논산공고로 향하였다. 영농현장견학으로는 광석 토마토&오이농장(농장주-양광식)을 찾았다. 논산 관광으로는 오전 관촉사, 오후는 탑정호수변생태공원에서 논산 석양을 한껏 만끽하고 저녁때가 되자 논산시가 4H회원과 연수단을 위하여 노블레스컨벤션에서 환영만찬은을 베풀었다. 


대만연수단이 머무는 동안 통역의 불편함은 다소 있었지만, 알게 모르게 문화의 교류가 이루어졌다. 제복을 입고 다니는 그들은 상하 직급을 크게 따지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시의회 의원들은 금배지보다는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다니면서 활동하는데, 우리 나라에서 이러고 다니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생기는 모양이다. 관촉사에 들어가서는 농가맛집 대표의 주선으로 특별 서비스도 이루어졌다. 낮에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았던 타종을 21인 모두에게 허락한 것이다. 하루 종일 동행 취재하는 동안 유의미해 보이는 현장 이야기 몇을 정리한다. 


논산에만 있는 4-H기념관 


어느 동네에나 가보면 눈에 띄는 네잎클로버, 그 위에 얹어진 네 글자, 지(智)·덕(德)·노(勞)·체(體) 우선 그 의미부터 알아보자. 

Head (智育)

Heart (德育) 

Hands (勞育) 

Health (體育) 


이 4H의 끝 글자는 육성할 육(育)이다. 지·덕·체로 축약되는 학교의 전인교육과 맞닿아 있다. 논산농업기술센터 2층에 있는 4-H기념관은 전국 유일의 4-H역사기록관이다. 이 기념관을 보기 위하여 논산을 찾는 영농인들이 있을 정도이다. 원래 폐백실였던 곳을 기념관으로 활용한 케이스인데, 여기에 전시된 역사기록들은 대부분 1인 기증에 의존하고 있다. 3년 전부터 농업기술센터 앞마당에 기념비로 서 있는 고 김오중(金五中) 회장의 애정 어린 유산이다. 김회장의 유산은 유물로 남았을 뿐 아니라, 대만농회와의 한 세기(30년) 우정으로도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이다. 


2014년 4월 10일 국당 김오중 선생 공덕비가 건립되었다. 삼백여명의 후배 농업인과 가족 친지 등 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88세의 고령인 국당(菊堂) 김오중 선생이 휠체어 상태로 논산시농업기술센터 4-H상징탑 옆에서 제막식을 가졌다. 김오중 선생은 60여년간 4-H이념을 바탕으로 평생을 농업·농촌발전과 농업기술 선진화에 온 힘을 기울인 지도자였기에, 후배들의 자발적 모금을 통하여 이루어진 공덕비 자리였다. 약력소개가 이어졌다. 


국당(菊堂) 김오중(金五中)선생은

1927년 논산시 연무읍 동산리 에서 출생하시고

1955년 동국대학교 법정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신 후

어려운 농촌을 부흥시키고자 농업 지도자를 자처하시어

4-H회 농촌지도자회, 생활개선회를 조직하셨고

논산군 자원지도자연합회장, 충남 4-H 지도요원,

논산군 4-H 지도요원장 및 후원회장(30년간)

한국 크로바 동지회 충남대표 및 본부이사,

논산시 4-H 후원회 명예회장(23년간) 한국 IFYE국제청소년교류협회 이사 등을 역임하셨습니다.


수상경력 중에서 논산군민대상, 영광의 충남인상, 농산부 장관 국내 표창 등은 물론 중화민국 대만정부에서 내정부장 감사패, 대만성 대계진장 및 농회 감사패 11회를 수상하셨습니다. 논산농업으로서뿐 아니라 우리나라 농업의 산역사요 전설입니다. 



100년 역사가 고스란한 시골농가 


4-H 후원회는 현재 4-H본부로 이름이 바뀌었다. 나이에 제한이 없지만, 4-H연합회는 34세 미만의 청년농업인들이다. 학교에서도 4-H 서클이 있다. 4-H 업무는 농업기술센터 사회개발과 인력육성담당팀이 총괄하고 있다. 네 잎 클로버처럼 네 날개 각기 일익씩 담당하고 있는 현재의 임원 현황은 다음과 같다. 


[논산시 4-H연합회] 회장 주성민, 여부회장 박지혜, 남부회장은 궐석이다. 감사는 박민성/김규중, 총무는 유은상(회무) 조아연(재무)이다. 


[논산시 4-H본부]

회장 이찬주, 직전회장 조효상이다. 부회장은 김종선/김양숙, 감사는 이정숙/김종권이고 사무국장은 권평식이다. 



이번 행사 준비로 여념이 없을 때 기자는 취재 준비차 이찬주 4-H본부 회장의 자택을 방문하였다. 남산1리 소나무 숲 동네에는 아궁이솥부터 시작하여 어미소와 송아지가 기거하는 소굴, 105세 장수하시다가 3년전 타계하신 모친의 사진과 기록들.... 김오중 회장은 그 숱한 역사를 소중히 간직하여서 하나의 공공 기념관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찬주 회장의 경우는 공적인 의미보다 사적인 의미가 짙지만, 이제는 퇴색해 보이는 4-H 돌비와 색깔 들을 오히려 더 빛 발하게 하는 생활기념관 자체로 보였다. 


학교4-H가 살아야


2017년 논산시학교4-H 지도교사협의회원은 총 22개교 38명이다. 초등학교는 8개교 12명인데, 강경산양, 강경황산, 감곡, 구자곡, 왕전, 은진, 채운, 황화이 그곳이다. 중학교는 강경, 광석, 기민, 노성, 연무, 연산 6개교 지도교사 10명이다. 고등학교는  강경, 강경상업, 건양대병설 건양, 논산공업, 논산여고, 대건 등 6개교 지도교사 13명이다. 그린도 있는데, 계룡학사와 애육원 2개교 지도교사 3명이다. 


4-H 학교 중에서 이번에 방문한 곳은 논산공업고등학교이다. 논산공고 총학생수는 584 명이며 이중 4-H총원은 남자 30명이다. 2005년 최초 조직되었으며 현재 지도교사는 문태진 선생님! 주력하고 있는 것은 농심 함양 동물기르기이다. 진돗개와 토종닭을 선택하였다. 부화기를 이용하여 달걀이 닭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직접 부화한 병아리를 기르면서 자신의 진로 적성에 알맞은 체험을 하도록 하는 활동이다. 언젠가 4-H활동 일환으로 닭장 당번을 했던 한 학생이 지금은 큰 양계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지도교사는, 이러한 것이 진정한 4-H 활동이 아닐까 동의를 구한다. 학교 관사였던 공터에 국화기르기도 병행하고 있다. 연중 꽃피는 교정 만들기 일환으로 국화 삽목부터 순치기, 지주대세우기, 국화전시회까지 4-H활동 이념을 실천하고 있다. 



선인장 다육식물 테마공원 ‘청유리원’


대만농회 연수단이 첫 번째로 방문한 농장은 탑정저수지에 멀지 않은 종연리 청유리원이다. 선인장에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 농장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묻는 질문에 강금순 대표는 가족중심형 영농조합법인이라면서, 가족 삼남매가 모여서 이루어낸 곳이라니 설명하니 엄지척을 꼬꼽았다. 입장료 받는지 질문에 No라고 답하니, 이 정도면 받아도 되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정상 오래 머무를 수 없어서 구석구석 다 볼 수는 없었다. 자세한 구경은 다음카페(http://cafe.daum.net/jcd5430)에서도 가능하다.  한 판에 보려면 논산블로거 “아름다운 동행”이 자세하게 포스팅한 ‘내가 만난 강소농 -선인장 다육식물 농장 청유리원- 나의 아름다운 인생’이 있는데, 한편의 자서전 같다.  

https://m.blog.naver.com/namtaesoon11/110186018959 2014년 봄에 기록된 것이지만, 현재진행형 속도는 과히 크지 않기에 다이제스트해 보인다. 




가야곡면 종연리 청유리원! 논산에서 다육식물을 하는 농가는 청유리원 하나 밖에 없다. 농장겸 카페로 가족나들이로 딱 좋은 곳이다. 온실, 전시관, 체험장, 카페, 판매장 골고루 갖추고 있다. 다육식물과 선인장으로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다고 한다. 

 청유리원에는 선인장 500점, 다육식물 1000점 이상이 있다(2014년 기준).  화원으로 도·소매도 하고, 직접 방문해서 사 가거나, 온라인 구매도 가능하다. 


성동면이 고향인 강금순 대표는 8년 전부터 농원을 시작했다. “오빠가 취미생활로 20년 동안 모아 놓은 선인장이 있었어요. 논산에서 25년간 청과물 도매업을 하다보니 시간에 많이 쫓기며 살아야 했죠. 우리 삼남매가 남은 인생을 즐기며 살고 싶어서 식물도 있고, 땅도 있어 시작하게 됐어요.”


따로 직원을 쓰지 않고 웬만한 일은 업체에 맡기지 않고 그 큰 농원을 가족들끼리 가꾸고 있다. 친오빠가 취미생활로 20년 동안을 선인장을 키워 왔기 때문에 노하우를 전수받아 왔지만, 더 깊은 공부를 위해 일본의 선인장협회 회장을 농원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잔디밭에 펼쳐진 그림 같은 카페는 조명부터 시작해 장신구 등 강금순 대표와 형제들의 자작품으로 즐비하다. 농촌체험장을 위해서는 관련 교육과 자격증이 필요했다. 천연비누, 꽃꽂이,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취득해서 이제는 손님이 오면 커피를 손수 내려준다. 청유리원에 오면 나만의 화분 만들기, 식물체험, 천연비누만들기, 도자기만들기 등의 체험을 한다. 강 대표가 사람을 쓰지 않고 배운 바를 직접 가르치는 편이다. 인터넷 영토 확장을 위해 포토샵 등 컴퓨터 교육도 농업기술센터에서 받아왔다. 


이렇게 해서 이룩된 낙원 청유리원의 미래는 휴(休)이다.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의 청유리원은 아름다운 곳에서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민박·캠핑장·펜션이다. ‘충청도 논산’하면 떠오르는 곳이 탑정리저수지 옆 “선인장 다육식물 테마공원”이기를 바라면서 


[글·사진] 이지녕

이 글은 『놀뫼신문』 2017-09-12일자에 실린 기사입니다.

https://nmn.ff.or.kr/19/?idx=511551&bmod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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