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계획한 일이 뜻대로 안 될지라도 감사
아침에 세운 계획은 늘 단정하다.
시간표는 반듯하고, 할 일 목록은 의욕으로 빼곡하다.
오늘만큼은 흐트러짐 없이 해내리라 다짐한다.
그런데 삶은 좀처럼 계획표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변수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일 하나,
괜히 짜증 나는 마음 상태까지.
결국 체크리스트에서 절반도 채워지지 못한 채
하루가 저문다.
예전의 나는 이런 날이면
‘나는 왜 이것밖에 못 할까’라는 말로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계획을 지키지 못한 날은
곧 성실하지 못한 날이라 단정 지으면서.
하지만 가만히 돌아보면
오늘이 완전히 실패한 날은 아니었다.
예상보다 일이 지연됐지만
그 과정에서 더 꼼꼼해졌고,
마음이 흔들렸지만
그 덕분에 나를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었고,
계획은 어그러졌지만
하루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감사는
모든 일이 잘 풀렸을 때가 아니라
뜻대로 되지 않았음에도
무너지지 않은 나를 발견할 때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오늘 계획한 일이 뜻대로 안 될지라도 감사.
완벽하지 않은 하루를 살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살아낸 나에게 감사.
우리는 종종 ‘성과’에만 의미를 두지만
사실 삶은 ‘지속’으로 이루어진다.
조금 어긋난 하루도
결국은 내일로 이어지는 한 조각이니까.
오늘이 계획과 달랐다면
그건 실패가 아니라
조정 중인 과정일 뿐이다.
그러니
체크하지 못한 항목 대신
버텨낸 시간을 떠올리며
조용히 말해보자.
그래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