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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드 Apr 10. 2019

말의 숲에서

그곳은 나만의 아득한 말들의 숲이다.

거기서 나는 잠자고 때로 깨어나

오래되어 잊어버렸거나

다시 태어나는 낮선 말들을 불러모은다.

어쩌다 눈길 닿지 않을 거대한 의지라도 생겨난다면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떠나도 좋을 일이다.

그곳은 한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다.

오염된 폐부 깊숙한 곳에서

코올타르만큼이나 진득하고 검어진 

한숨을 내밷게하고

가냘픈 어리석음에서 소생하게 한다.

어쩌다 곧게 뻗은 길 한가운데

그 끝이 보이는 막달음의 섬득함 내려놓고

다시 굽어지는 길위의 여행자 처럼 

모퉁이 돌아 있을 간절한 고향을 꿈꾼다.

이제 고통스럽게 다시 굽어지는 길이 아니다.

다다라야 할 곳은 멀어지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선택의 갈래길위에 서있다는 것을 

그 낮선 말들이 일러주는 것이다. 

비록 시간은 늙어가지만

불안했던 과거의 기억은

끊임없이 갱신되어지고

나는 남은 삶을 조금이라도 바꾸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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