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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드 Jun 10. 2016

나쁜 뉴스의 나라

우리는 왜 뉴스를 믿지 못하게 되었나

지지난 토요일 입대한지 근 1년만에 정기휴가를 나온 아들과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시내로 나갔습니다. 시내버스 한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고보니 휴가나온지 7일만에 첨으로 긴 이야기를 했습니다. 군입대 후 처음으로 10일이란 긴시간의 자유를 얻었으니 얼마나 바빳을까요. 7일동안 아들은 친구도 만나고 오매불망 꿈에 그리던 클럽도 가고 술도 마시고 정말 눈꼬뜰새없이 바뻣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그제서야 아들과 겨우 제데로 된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된 것입니다. 그간 있었던 아들의 군대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내 기억의 추억반으로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우려반으로 들었습니다. 결국에는 버스를 타고 나눳던 30분간의 이야기들에 알 수 없는 걱정만 생겼습니다. "군대가 아니라 보육원이 되고있다"는 김종대의원의 강연이 떠올라 그렇습니다. 근 5개월동안 사격연습 한번 않했다는 아들의 말에 물론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도무지 아들이 군인이라는 느낌이 전혀들지 않았습니다. 마치 지방대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대학생 같았습니다. 


2016년 우리나라의 21세 남자 인구가 36만명인데, 2022년에는 11만명이 줄어들어 25만명이 된다. 현재 (인구) 36만명에서 63만 대군을 유지하는데도 이미 군이 반쯤 무너져 있다. 군대에 가지 말아야할 이들, 부적합자가 간 것이다. 징집률이 76%가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군이 위험해진다. 신체허약자, 심리이상자도 다 복무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87%가 입대하고 있어 벌써 (76%보다) 11%가 넘어가고 있다.


국방전문가인 김종대의원의 말입니다. 아들의 말에 의하면 휴가나오기 얼마 전에도 탈영병사가 있어서 그 병사를 찾기위해 부대 전체가 동원된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가끔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몇달에 한번씩 동기들끼리 1박2일 특별동기외박이란 것도 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동기들끼리 토요일 외박을 나가서 피씨방이나 술집에서 거나하게 술마시고 그리고 밤에는 인근 펜션에서 밤새 술마시며 논다고 했습니다. 물론 그럴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있을 스트레스를 풀어주려는 부대의 배려이겠지만, 군대라는 폐쇄된 사회에 있다가 자유에 대해 옳바른 판단능력이 부족한 군인들의 일탈로 변질될까바 걱정되었습니다. 그것도 책임질 만한 선임자 없이 동기들끼리 말이지요.  실제로 술마시고 남의 차를 운전하거나 다른 부대원들과 싸움이 벌어진 적도 있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있는 곳은 옛날부터 훈련많기로 소문난 곳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아들로부터 훈련이 힘들다는 얘긴 들을 수가 없습니다. 2,3일에 한번씩 전화는 오는데 훈련이 있단 얘긴 못들었던거 같습니다. 사격이나 훈련이 병사들에게 사고의 빌미를 준다고 생각하는 것같습니다. 가만히 잘 데리고 있다가 제대 시키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겠지요. 


군은 군 다워야 합니다. 폭력과 불합리적인 인격모독이 난무한 그런 구시대의 군대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차피 병역의 의무를 지고 다녀와야하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면 훈련을 감당할 체력과 건전한 정신을 가진 사람을 선발하여 주특기에 맞는 교육을 시키고 유사시 최대한의 전투력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2022년이 되면 (병력을 63만에서) 50만으로 감군해도 징집률이 89%를 넘어 90%에 육박할 것이다. 이건 군대가 아니다. 두고 봐라, 관심병사 관리하느라고 시간이 다 갈 거다. 지금도 이미 적신호가 왔다. 군대가 전투발전을 하는 게 아니라 부대관리에 시간을 다 써야 한다. 요즘 그린캠프라고 해서 관심병사 수용소가 따로 있는데, 이 숫자가 점점 늘어나서 연간 3000명이 넘어가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이건 군대가 아니라 보육원이다. 방법은 군 복무기간을 늘리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청년의 사회진출 연령은 유럽보다 8년이나 늦다.


여기서 제가 김종대 의원의 말을 또 다시 들춰내는 이유는 아들이 군대에 있어서 남다르게 군대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이처럼 심각한 얘기를 우리는 일반 지상파 뉴스에서 거의 들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잘 다뤄지지 않는 얘기이기도 하겟지만 의도적으로 국방개혁을 중단한 정부에서 이런 것들이 뉴스거리가 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묵시적’ 권력도 있다. 바로 침묵의 힘이다. 이는 사회 지배 계층에게 불리한 이슈는 아예 의제로 만들지 않는 것으로, 정치학에서는 이를 무의사결정non-decision making이라 부른다. ‘결정하지 않음으로써 결정한다’는 뜻이다. 언론은 이런 묵시적 권력을 가진 대표적 집단이다. 즉, 언론은 보도하지 않음으로써 언제든 의사를 표출할 수 있다. --- p.152


위의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겟지만 어쨋든 민감한 문제에 대해 일단 언론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방위문제야 말로 미뤄둘 수 없는 가장 시급한 과제일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그것을 가장 잘 알고 걱정하는 사람들만 공허한 소리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전 우연히 "나쁜 뉴스의 나라"라는 책 서평을 보게되었습니다. 뉴스에 대하여 저는 100% 신뢰하면서 보는 편은 아닙니다만 뉴스가 말하는 대부분은 진실에 가깝게 보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시대가 많이 변하였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렸을 적엔 공중파방송에서 박정희뉴스와 땡전뉴스만 내보냈습니다. 그런걸 보면서 자라서 그런지 진실이 무었인지 의심하고 궁금하지 않았습니다. 보여주는 것이 모두 진실인줄 알았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지상파 방송이 아니더라도 뉴스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너무너무 많습니다. 뉴스타파, 팩트TV, 오마이뉴스, 팟빵, 뉴스룸 등 눈만 돌리면 자기취향에 맞는 뉴스를 골라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모바일 시대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감추려고 하는 사람들에겐 곤혹스러운 일이겠지만 말입니다.


책을 통해서 저는 뉴스를 보는 방법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을 얻었습니다. 뉴스뒤에 감춰진 또 다른 진실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도 있었고, 뒤틀려진 뉴스의 본질에 대해서도 한번 더 생각해보는 여유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저는 아직 뉴스감별법에 있어서는 초급자 수준을 벗어나진 못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꾸준히 시각과 생각의 변화를 거쳐 고급수준에까지 올라갈 것입니다. 그것은 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나라의 미래와 정의를 위한 관심일겁니다. 나는 뉴스를 소비하는 소비자이며 진실을 알 권리를 가진 국민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오늘도 출근길에 난 김용민의 뉴스브리핑을 듣습니다. 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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