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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드 Mar 25. 2016

휘둘리지 않는 힘

 세익스피어를 한번도 읽지 않았지만 4대비극의 주인공이 햄릿, 리어왕, 맥베스, 오델로라는 사실은 익히 알고있습니다. 더불어 각 인물의 상징성으로 인해 여러 글에서 인용되는 최고의 아이콘이자 단골 소재이기도 합니다. 김무곤 교수의 “휘둘리지 않는 힘”은 바로 세익스피어의 4대비극에 나오는 9명의 인물을 분석하고 네 명의 주인공에 대하여는 여태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해석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사람의 성격과 인물됨됨이를 옳바르게 파악하는 힘, 사람볼 줄 아는 힘이라고나 할까요. 시대상을 읽는 힘을 가지게하는 팁이 되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 리어왕에 대한 이야기가 다른 이야기보다는 조금 긴데 아마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판의 이야기와 일맥 상통하는 이야기라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불통의 리어왕을 읽으면서 지금의 대통령과 공천을 둘러싼 여러잡음을 엿보게 되었다면 억측이라고 할 지도 모르겟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리어왕이 자신이 듣고 싶은 얘기만 듣고,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는 그래서 정치적으로도 개인사적으로도 그 누구와도 공감하지 못하는 고집불통의 왕이었다는 사실이 지금의 대통령과 파당을 짓는 정치인의 모습이 묘하게도 오버랩어 씁쓸하기만 합니다. 

 또한 왕이 되려고만 했지 왕으로서 무었인가를 하려고 하지않았던 맥베드의 모습에서 우리나라의 역대 몇몇 대통령들의 얼굴과 그러한 대통령을 가져야 했던 우리국민들의 불운이 또한 안타까웠습니다. 멕베스에게는 왕이 되고자하는 야망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무언가 되고자 하는 야망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야망이 채워지고 그 자리에 섰을 때가 중요합니다. 그 야망이 채워진 자리에서 무언가를 하여야 합니다. 야망의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소시민에게 있어서의 야망이란 것이 보잘 것없겠지만 어떤 자리에 목표를 두고 인생을 살아왔다면 응당 그 자리와 그 자리에 합당한 삶과 인격을 갖추고 다른 사람들에게 베품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멕베스는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 자리에 올라섰을때 자리에만 연연한 나머지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지도 모르는 모든 가능성들을 차단하기에 급급하였고 오로지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만 살다 비참한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나는 내가 있는 자리가 그리 훌륭한 자리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이런 자리마저 목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열심히 살아서 노력의 대가로 이런 자리를 차지하고 앉게 된다면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여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앉은 이 자리가 그저 운이 좋아 앉게 된 자리였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겟습니다만, 나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지내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요즈음 책을 읽게 되면서 왠지모르게 자신의 삶을 바꾸어 보고 싶어지는 열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옳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하는 생각인지도 모릅니다만 삶을 바라보고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변해있다고 느껴집니다. 어떤 이는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그 사람의 어려움과 진정성을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런 거 같습니다. 요즈음 가족은 물론이거니와 나와 관계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떠올리고 행동하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부모님에게는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짠함이라고나 할까요 머 그런 것들이 올라와 두 분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들이 참 재미납니다. 이야기가 세익스피어의 비극이야기에서 많이 빗나간거 같습니다만 어쨋든 요즘의 일상이 그리 재미없지 않은 것은 오늘 읽은 책에서 내가 해야 할 일들과 해서는 않되는 일들의 모호한 구분들이 다소 해소된 것같아 흐믓합니다.

  

  오셀로 얘기도 해야할 거같습니다. 질투의 화신 오셀로, 질투에 빠져 얼마나 자신을 망가뜨려 버렸으면 오셀로 중후군이란 말이 생겼는지. 김무곤 교수가 말하는 "결국 나를 흔드는 것은 바로 자신이었다"라는 책의  부제는 오셀로를 두고 하는 말인것 같습니다. 오셀로는 이아고의 교묘한 술책에 휘말려 사랑하는 아내를 죽이고 충직한 부관을 죽였으며 심지어는 자신까지도 오롯이 죽음이라는 마지막 형벌을 받은 사람입니다. 세상에는 수 많은  이아고가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에도 “아! 바로 이사람이 이아고다” 할 만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늘 사람과 사람 사이를 훼방하고 갈라놓고 서로 증오하게 합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대단한 사람처럼 보여지게 하려고 하지만, 실상은 군데군데 적만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그를 대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그 사람의 인격을 폄하하고 깍아내립니다. 그런데 정작 그 사람은 그 사실을 모른 채 자신의 머릿속에서 지어낸 터무니 없는 이야기들로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려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런 사람을 조심해야하며 의연하게 대처하여 그가 꾸미는 계락에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바보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려면 첫째 스스로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지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감정에 스스로 솔직해 질 때 남이 하는 어떤 말을 들어도 휘둘리지 않을 힘이 생긴다는 것이지요. 누가 머라든 나는 나고 내가 믿는 나 자신과 내가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사람의 인격을 믿고 존중한다면 그 어떤 간교한 계략에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로는 사물에 대한 분명한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옳고 그름의 명확한 구분이 내 머릿속에서 부동의 자리를 잡고 있다면 타인의 꼬드김이나 이간질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 것입니다. 셋째는 자신의 일에 충실하여야 합니다.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내가하는 일이 가치있는 일인가? 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유혹에 쉽게 휘둘리지 않을 것입니다.

 

  주말이 또 이렇게 후다닥하고 지나갔습니다. 시간은 자정을 넘었지만 쉽게 잠들지 못할 거 같습니다. 다가오는 월요일 아침이면 늘상 격는 월요병으로 머리가 묵직할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역시 그러면 않되겠지요? 즐거운 맘으로 또 신이주신 선물 현재를 살아가야 하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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