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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욱 Jan 24. 2022

조직진단과 조직개발을 잘 기획하기

조직을 더 멋지고 훌륭하게 만드는 것이 조직개발이다. 

조직개발의 멋진 결과는 누구나 바라는 것이지만, 그렇게 실제로 이루어 가려면 치밀하고 체계적인 기획과 지식 및 스킬을 필요로 한다. 이번에는 그 과정과 내용을 알아본다.



1. 욕망하기

성과, 협력, 웰빙 세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욕망이 출발이다. 


더 멋지고 휼륭하려는 것이 욕망이다. 인류 문명의 모든 진보는 인간의 욕망에서 출발한다. 조직개발도 마찬가지로 조직의 리더 또는 구성원의 욕망에서 출발한다. 


개인과 조직이 좀 더 성과를 내고 싶다.

경쟁과 대립보다 협력하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 

구성원 개개인의 웰빙이 실현되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


조직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성과, 협력, 웰빙, 이 세가지의 욕망이 서로 대립하기 때문이다. 성과를 내려면 웰빙이 줄어들고, 웰빙을 높이려면 성과가 내려가기 쉽다. 또 경쟁을 부추길 때 단기적으로 높은 성과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경쟁은 웰빙을 헤치고 만다. 


셋 중 어느 하나만 잘 되고 있는 조직을 멋지고 훌륭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조직개발의 욕망은 이 세가지를 모두 실현하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성과가 올라야 웰빙이 좋아지고, 웰빙이 좋아져야 성과가 올라가며, 협력으로 성과와 웰빙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일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누군가가 인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이 노력이 성공적으로 귀결되도록 하는 것을 조직개발이라고 부른다.



욕망의 구체화


세마리 토끼를 잡은 위 욕망은 어떤 조직에나 부합한다는 점에서 이견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위의 기술만으로는 조직개발을 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실현하는 방법이 지나치게 열려 있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하는지 방향 조차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학습조직화를 하겠다거나, 반영조직을 만들겠다거나, 수평조직을 만들겠다거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루겠다는 등의 방향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


세마리 토끼는 이런 중간과정이 잘 실현될 때 저절로 잡히게 되는 것이다. 직접 잡으로 하다가는 하나만 잡다가 다른 토끼를 잡기 어렵게 된다.






2. 알아보기


구성원 개인의 웰빙, 구성원 사이의 협력, 조직의 성과는 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바람직한 조직 운영의 결과이다. 바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것이 현실에서 실현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아야 한다. 


그 원인을 알아보는 절차를 조직진단이라고 부른다.




웰빙, 협력, 성과를 내는 요인을 모조리 분석하려면 수백개의 설문 문항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설문에 응답할 때, 30~40개의 문항을 넝어서면 인내심 발휘하기 힘들어 한다. 따라서 응답자의 인내심을 고려하여 전략적인 문항 구성이 필요하다. 


판에 밖힌 설문에 의존하거나, 외국에서 수입한 설문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 있어서의 한계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에서 말한 조직개발의 방향에 부합하는 설문으로 맞춤 구성을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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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조직을 기대한다면, 

'우리 조직은 일하면서 생기는 궁긍함에 대하여 꺼리낌 없이 물어보는 편이다.'


반영조직을 기대한다면,

'우리 조직은 구성원의 의견이 조직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평조직을 기대한다면,

'우리 조직은 회의 참여자들이 직급에 관계없이 동등하게 발언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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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같은 설문을 하는 것으로 현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개발의 미진함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원인은 집단역동면접(GDI) 또는 심층면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성과, 웰빙, 협력을 이루는 조직에 대한 의지의 부족인지, 지식의 부족인지, 스킬의 부족인지, 도구 사용의 부족으로 효율이 나지 않는 것인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어떤 의지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확인하여 처방을 내리게 된다. 이 때 처방은 완전한 처방이 아니라 하나의 실험이 된다.





3. 해석하기


설문조사이든 인터뷰이든 알아보기(진단)를 하였다면 그 결과를 해석해야 한다. 그 해석의 과정에서 이론이 적용된다. 이는 진단으로 확인된 정보를 바탕으로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과정이다.


'꺼리낌 없이 묻지 못한다'는 진단의 결과가 나왔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아야 하는데, 이 때 이론이 중요하게 작동한다. 


심리적 안전감의부족

리더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

구성원과 조직 비전의 불일치

구성원읜 낮은 효능감

위계 및 질문 금지 문화

업무 과중과 시간없음

질문을 간섭으로 여김


하나의 현상이지만 다양한 이론적 프레임으로 바라보면서 어떤 것이 더 주된 원인일지를 찾아갈 필요가 있다. 복잡계 이론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관계가 인과로 얽혀 있을 뿐만 아니라 악순환 고리가 있다는 점 역시 자연스럽게 인식할 것이다.


이러한 해석을 기반으로 어떤 영역을 우선하여 개인하는 것이 최선인지를 판단한다. 조직개발을 위하여는 대량의 다양한 개입이 필요하지만, 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하여 하루하루의 일을 멈출 수 없다. 그러므로 현실적인 조직의 비용과 시간을 고려하여 가장 효율적인 개입 전략을 내부 책임자와 외부 컨설턴트가 함께 찾아야 한다.  





4. 실험하기


만약 리더의 일방적인 커뮤이케이션 방식이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보았다면, 자연스럽게 '리더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역향 향상 트레이닝'이라는 개입을 떠올리게 된다.


'리더 소통 교육'이라는 같은 이름을 쓰더라도, 리더의 소통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구성원에 대한 인식 전환

대화 스킬

퍼실리테이션 스킬

말버릇 개선

질문 역량 강화 등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 


모두 교육을 하면 좋겠지만, 역시 자원은 항상 제한적이기 때문에 위의 후보 중에서 어느 것을 먼저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최선의 교육 내용이 무엇일지를 알아내려면 또 다른 진단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즉 진단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문제가 발생한다.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한다는 핑계로 이 검사 저 검사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므로 전문가와 상의하여 최선일 것같아 보이는 처방을 우선 선택해야 한다. 이 점에서 조직개발 과정은 실험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실은 인간의 모든 행동은 실험일 수밖에 없다. 어떤 결정을 하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확보할 수도 없고, 확보하는데 비용이 지나치게 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그럴듯한 선에서 결정하여 그 것을 시행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완전하게 정확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불안감을 지나치게 가질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하자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기가 진심으로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지에 대한 내부 책임자와 외부 전문가 사이의 진정성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문화을 개선하고자 할 때에서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것이 실현되는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보는 것이 좋다. 이 또한 하나의 실험이 된다.


리더와 허심탄회하게 말해보기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 최종 결정 내리기

부서 간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하기

참신한 신체품 아이디어 창출

개인과 조직 미션의 일치  

합의에 의한 업무분장





5. 다시보기


진단과 해석을 통하여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 생겨나는 매커니즘을 파악하고 그 원인 중 몇가지에 대하여 실험적인 시도를 해보는 것이 조직개발 과정이다.


이 때 시도는 실험이기 때문에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다시보기를 시행하는 것은 기대에 어긋난 에러를 수정하는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그리고, 이 다시보기의 과정은 1번의 욕망하기로 돌아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직개발을 위하여 일련의 과정을 거쳤지만, 알아보기, 해석하기, 실험하기의 모든 부분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수 있다. 실제로 조직개발이라는 명시적은 프로젝트를 수행하지 않을 때에도 어느 조직이든 나름의 조직개발을 한다.


조직이 지금보다 더 좋아지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조직은 없다. 다만 그 효과가 적거나,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기도 하는 것 뿐이다. 


조직개발을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하더라고 효과가 100%인 경우는 없다. 항상 미흡한 부분이 생기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다시보기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얼마나 체계적으로 수행하는냐의 차이일 뿐 1번에서 5번으로 이르는 과정의 얼개는 같다고 볼 수 있다.




조직의 문제는 결코 온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개발을 하는 것은 다른 차원을 문제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이 없는데 한끼 식사를 어떻게 해결하나?'의 문제와 '라면이 좋을까, 김치찌게가 좋을까?'의 문제는 차원이 다르다. 나아가 '투뿔 안심이 나은가, 등심이 나은가?'의 질문에 답을 찾은 것도 문제임은 마찬가지다.


우리는 문제를 끊임없이 해결하고 싶은 욕망을 실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도, 아무리 실현해도 남아 있는 욕망이 있다는 것도 함께 알아야 한다. 조직개발은 그래서 계속하는 것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 남아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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