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기욱 Sep 25. 2021

PBL - 문제중심학습은 어떻게 하나요?

학습조직의 실천하고, 경험학습의 구현하는 구체적인 방법

문제중심학습(PBL, Problem-Based Learning)은 실제 문제를 교실 또는 업무 현장으로 가져와서 그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습이 일어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답이 나와 있는 문제는 그 답을 실무에 적용하면 되는 것이므로 문제중심학습의 대상은 답(solution)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에 적절하다.


코로나19 초기와 같이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질병이 생겼을 경우, 해법을 알지 못하는 경우이므로 이를 퇴치하거나 치료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은 PBL이 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PBL은 1960년대에 캐나다의 맥매스터대 의과대학에서 Barrows and Tamblyn에 의해 처음 시도되었다(Wikipedia). 지금도 세계 각국의 의대에서 이 방법을 적용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PBL의 진행과정에서도 교사나 리더의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로서의 역할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좋은 자동차라는 도구가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려면 좋은 운전자가 있어야 하는 것과 같다. 


A PBL group at Sydney Dental Hospital




업무 현장에서 PBL은 액션러닝에 비하여 다소 생소한 편이다. 하지만 근본은 인간중심성, 구성주의, 경험학습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PBL을 조직 내에 도입하여 응용한 것이 액션 러닝(Action Learning, Reg Revans (1982))이다. 액션 러닝에서 액션의 의미는 실험실과 같은 가상이 아닌, 실패의 위험부담을 지닌 실제 문제라는 뜻이다. 


Action learning employs the formula: L = P + Q + R; i.e., Learning = Programmed knowledge (i.e., knowledge in current use, in books, in one's mind, in an organization's memory, lectures, case studies, etc.) + Questioning (fresh insights into what is not yet known) plus Reflection (recalling, thinking about, pulling apart, making sense, trying to understand)(Marquardt, 1999, p. 29).


레반스의 뒤를 이은 마쿼트(Marquardt)가 제안한 이 액션 러닝 포뮬러, 'L = P + Q + R'은 PBL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는 것이 없다. 


조직에서 하는 일이 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니 PBL이든 Action Learning이든 타당할 수밖에 없다.


PBL의 이전은 구성주의라는 인지심리학의 발전으로 공을 돌려야 한다. 




https://www.maastrichtuniversity.nl/education/why-um/problem-based-learning


https://www.maastrichtuniversity.nl/education/why-um/problem-based-learning





다음은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교의 모델에 따라 진행하는 문제중심학습의 방법이다. 한 회사 또는 조직의 '이직률이 높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경우를 상정하여 PBL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지를 알아본다.  


퍼실리테이터는 다음 7단계의 과정을 잘 이해하고, 단계별로 적절한 질문과 세부 프로세스를 설계하여 진행해야 한다.



1. discuss the case and make sure everyone understands the problem

    사례에 대해 토론하고, 모든 사람이 문제를 이해하도록 한다.


회사에서 이직률에 관하여 관심을 가진 사람들로 학습(문제해결)팀을 구성한다. 인원은 6~8명 정도가 일반적으로 적당하지만, 회사의 사정에 따라 가감할 수 있다. 

(일은 보다 바람직한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 시도하는 것인데, 이 때 가장 알맞은 방법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은 어떤 해법 또는 하나의 답을 찾은 과정으로서 학습과정과 온전하게 일치한다.)


이직률과 관련한 통계, 높은 이직률이 가져오는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측면에 관한 자료, 이직률과 관련하여 PBL팀의 개개인의 경험을 꺼내고 공유한다.    



2. identify the questions that need to be answered to shed light on the case

    사례에 비추어 대답해야하는 질문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퍼실리테이터가 질문을 직접 던지는 것이 아니라, PBL팀원들이 각자 질문을 만들어내도록 요청한다. 퍼실리테이터는 몇 개의 예시 질문을 준비하여 팀원들의 질문 만들기를 도울 수 있다.

(예시 질문 : 이직율이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직하지 않을 사람들의 심정을 무엇일까? 어떤 점을 개선하면 이직을 낮출 수 있을까?)


브레인스토밍을 하듯 많은 수의 질문을 모은 다음 비슷한 유형끼리 모아본다. 일차로 도출된 질문에 머물지 않고, 일차 질문을 참고하면서 보다 심층적인 질문을 만들 수 있도록 요청한다. 


주어진 시간과 문제해결에 필요한 질문이 충분히 도출되었는 지를 감안하여 2번 절차를 종료한다.


온라인으로 진행한 실제 PBL의 2단계 사례




3. brainstorm what the group already knows and identify potential solutions

    집단이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잠재적 해법에 대하여 브레인스토밍을 행한다.


2번 절차에서 도출된 질문에 대하여 대답하는 과정이다. PBL팀원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최대하 꺼내놓는 순서이다. 


퍼실리테이터는 서로의 대답 속에서 또 다른 대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상호작용을 시도한다. 넓은 벽을 이용하여 질문을 붙여 놓고, 돌아다니면서 각자가 가진 답(잠정적 해법)을 적어두게 한다. 이를 통해 팀원들이 서로 타인의 답을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안내한다.



4. analyse and structure the results of the brainstorming session

   브레인스토밍 세션의 결과를 분석하고 구조화한다.


도출된 해법을 분석하고 구조화하는 방법은 크게 인과 분석과 유사성 분석으로 나눌 수 있다.

인과 분석은 해법 간의 인과관계(수단-목적 관계)를 파악하여 배치하는 방법이다. 대체로 연관도 구조로 정리하는 방법과 



인과 또는 전후 관계를 중심으로 그려낸 결과
유사성을 중심으로 그려낸 친화도


참조 포스팅 : https://www.slideshare.net/infodate/take-away-15394945

(이런 걸 올려두었다는 것을 이번에 검색하며 알게 되었어요.ㅎㅎ 2012년의 일이네요.)


https://brunch.co.kr/@giewookkoo/52




5. formulate learning objectives for the knowledge that is still lacking

    여전히 부족한 지식에 대하여 학습 목표를 설정한다.(중요)


이 5번 과정이 PBL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과정이다. 소크라테스가 생각난다.


사람들은 어떤 이슈가 문제에 대하여 성급한 판단과 해법을 제시하면서 타인들이 그 해법을 쓰지 않는다면 불만을 표시하곤 한다. 그러나 그 해법이 과연 타당한 해법인지는 검증되지 않은 높은 수준의 잠정성을 가진 해법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PBL 참여자들이 꺼내놓은 해법을 분석하고 일정한 구조로 배치해 보면 꺼내진 해법의 결함과 부족한 부분이 쉽계 눈에 띈다. 서로 말로만 해법을 다루는 것보다, 벽에 의견들을 꺼내놓고 심사숙고할 수 있도록 퍼실리테이션이 적용된 때문이다.


퍼실리테이터는 아직 보다 온정한 해법을 찾기에 부족한 지식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도록 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진술문을 잘 작성하도록 안내한다. 




6. do independent study, individually or in smaller groups: read articles or books, follow practicals or attend lectures to gain the required knowledge

   개인 또는 소그룹으로 개별 연구를 진행한다. 필요한 지식을 없기 위하여 논문, 도서 등을 읽고, 실무를 수행해보거나 수강한다. 


부족한 지식의 목록을 재확인하고, PBL 참여자들이 관심있고 자신있어 하는 주제를 선택하도록 안내한다. 


인간은 타고난 학습자이다. 항상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을 학습하고 싶어한다. 그러므로 PBL의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었다면 부족한 지식을 보충하기 위한 학습을 스스로 하고 싶어하게 된다. 


학습도 하나의 과업이므로 이 과정은 업무분장 퍼실리테이션과 유사하다. 업무분장에서도 사람들은 일을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기가 성공할 수 없는 일, 일의 내용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는 일, 공정하게 배분되지 않은 일을 싫어하는 것이지 일 자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참조 포스팅: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infodate&logNo=220636415831

 



7. discuss the findings

    발견한 것을 토론한다.


6번을 위한 학습과 연구의 기간을 둔 다음 다시 만나서 서로 알게된 것을 공유하고 토론한다. 


여기서 공유하고 토론까지만 진행하면 PBL의 순수한 형태인 학습을 목적으로 한 운영이 된다. 만약, 4번으로 돌아가서 연관도를 완성하고 그 중에서 최선의 해법을 찾아 실천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한다면 업무을 목적으로 한 PBL이 된다. 


여기까지 한다면 액션러닝, 학습조직과 차이점이 거의 없다. 


<액션러닝 프로세스

a real problem that is important, critical, and usually complex (중요하고 복잡한 실제 문제)

a diverse problem-solving team or "set" (다양한 구성원으로 팀(셋트)을 구성)

a process that promotes curiosity, inquiry, and reflection, (호기심, 탐색, 성찰의 시도)

a requirement that talk be converted into action and, ultimately, a solution (실행과 해결로 전환)

a commitment to learning (학습에의 의지)








어떤 기법이나 도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더 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며 말 그대로 도구이다. 그러므로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진정한 학습이 일어나는 지를 본래의 목적 실현 여부를 예의 주시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퍼실리테이터의 커다란 책임이다. 


이는 기법이나 도구를 잘 도입했느냐의 최선의 척도가 된다.









조직개발과 퍼실리테이션에 대하여 영상으로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하여 유튜브에 영상 콘텐츠를 올려놓았습니다. 참고하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pQcfMBBI_0cPg1V4oHWxiA


매거진의 이전글 퍼실리테이션으로 조직개편 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