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실리테이션 적용 사례 - 내 안에 답이 있다.
여러 사람이 모였다 하면 퍼실리테이션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들이 협력하여 원하는 바를 쉽게 얻도록 하는 기술을 퍼실리테이션이라 부르는 것이니 당연한 이야기다. 교육도 여럿이 모여서 하는 것이므로 퍼실리테이션 기법을 도입하면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농업인들이 우수한 생산품을 제값 받고 팔려면 여러가지 마케팅 전략과 홍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그 동안 많은 교육을 해왔는데 정작 스스로 마케팅을 하려면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아 컨설팅을 의뢰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정부에서 컨설팅비를 지원해준다면 모르지만, 스스로 큰 돈을 들여 컨설팅을 매번 의뢰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경북농업기술원이 주최한 2013년의 마켓팅 전략 교육은 형식은 교육과정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었지만, 퍼실리테이션 기법을 적용하여 스스로 마케팅 전략을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설계하고 진행한 사례이다. 처음에는 비슷한 품목을 가진 농업인들끼리 공동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염두에 두었지만, 참여자들이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서 개인별 전략을 수립하는 워크숍으로 방향을 바꾸어 진행하였다.
퍼실리테이터는 주최측을 통하여 상황을 전달 받게 되므로 워크숍의 참여자의 실제 생각과 다른 내용을 전달받게 되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워크숍을 시작하기 전에 기대사항을 적어내게 하는 것은 원래 설계한 목적과 프로세스를 그대로 진행해도 좋을지 또는 일부 수정을 해야하는지를 가늠하게 해준다.
한편 참여자들도 자신의 기대와 타인의 기대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을 가지는지 알게 됨으로서 자신이 워크숍에 얼만큼 참여하고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은 지를 은근히 점검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 보게 하는 것은 대부분의 워크숍에서 효과적인 출발의 모멘텀을 가져다 준다.
리치픽쳐를 통하여 마케팅에 관련된 자신들의 경험을 적어내게 하였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이 경험한 마케팅의 문제점과 배우거나 해결하고 싶은 영역을 발견하게 된다.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전에 우선 떠올려야 하는 것은 유통경로이다. 자신의 생산품이 소비자에게 어떤 경로를 통하여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지를 알아야 한다.
그룹이 함께 각각 자신들의 경로를 파악하여 한 장의 전지 위에 체계도를 그려가는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막연하던 경로을 명확하게 머리 속에 다시 그려놓게 된다.
자신과 직접 거래하는 1차 상대만이 머리속에 자리잡고 있었지만, 그 상대방을 통하여 소비자에게까지 어떻게 다다르는 지를 짐작하여 표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판로와 마케팅 방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된다.
처음 설계에서는 이 과정을 당연한 내용에 대한 복습 정도로 생각하였는데, 팀별로 발표를 듣고 보니 의외로 많을 것을 배웠다는 소감을 피력하였다.
"직접 그려보니 유통의 트렌드가 보이는 것 같아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그려보니 뚜렸하게 알 수 있게 되었어요."
"다른 사람이 저런 경로를 통해 팔 수 있다는 것에 놀랐어요."
다음 이어진 과정은 STP (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에 기반한 마케팅 전략의 수림과정을 실제로 적용하여 자신만의 전략을 수립하여 가져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문 컨설턴트처럼 깔끔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는 못할 지 모르지만, 전문가들이 진단하여 파악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들이 스스로의 머리와 마음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최대의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퍼실리테이션으로 도와 나갔다.
자신의 상품에 대한 가치를 자랑하게 하고, 그것이 고책의 가치로 어떻게 이어지는 지를 탐색하게 하였고, 그 중 두개의 가치를 골라 5*5의 격자에 배치하도록 하였다.
이 과정은 처음에 매우 힘들어 하였다.
그러나 자신이 상품이 제공하는 가치를 스스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 자체가 사상 누각이 되므로 이 과정을 인내심을 갖고 헤쳐 나가도록 안내했다.
두 번째는 소비층을 나누어보게 하였다.
가치 분포를 시도한 다음이었으므로 참여자들이 가격과 대중성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소비자 군을 나누어 내는 것은 어렵지 않게 그려냈다.
다만 소비자 군을 나누면서 학부모, 수험생의 학부모, 다이어트를 원하는 20-30대 여성 등 구체적인 타겟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조별로 타겟팅을 시도한 결과를 정리하고 다른 조의 결과물과 비교해보는 시간을 갖게 했다.
농업인들 이제 새로운 방식의 교육이 어떤 것인지 알아차렸으며, 그 과정에서 마케팅 외에 퍼실리테이션에 대한 큰 관심을 보여주시는 분들이 생겨났다.
다음 과정은 자연스럽게 포지셔닝 즉 각인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순서로 이어졌다.
육감도 확산법을 기반으로 타겟을 추가하여 제품명, 홍보 카피 등을 만들어 보도록 시도하였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상품에 대하여 그룹이 함께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시간을 가지면 더욱 효과적일텐데 한정되 시간에서 그렇게 시도하기 어려웠고, 하나의 시범 품목을 놓고 그룹이 시도한 후에 각자 자신의 것으로 시도하도록 안내했다.
결과물은 위의 서식으로 정리하고 개인의 최종 결과물을 모두 벽에 붙인 후에 갤러리 워크를 시행하였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이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천만원짜리 컨설팅을 받은 것 같아요."
"실제로 가서 이대로 할 꺼예요."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얻어가서 좋아요."
마케팅 그루로 불리우는 세계적인 경영학자 필립 코틀러 박사의 STP는 마케팅 전략 수립의 기본 중에 기본으로 알려져 있다. 매우 간단하지만 효과적으로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을 제시한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 좋은 시각과 도구가 머리속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
그 프레임을 이용하여 실제로 전략을 손에 쥐어야 하는 것이 농업인 기업인의 과제이다. 퍼실리테이션은 '그것이 무엇이다' 혹은 '그렇게 하면 좋다'를 알려주는데 그치지 않고, 그 좋은 것을 실제로 만들어 내도록 돕는 것이다.
마케팅 실천계획을 손에 쥐고 흐믓한 미소를 짓는 참여자를 바라보면 긴 시간 퍼실리테이션을 행한 피로는 말끔하게 사라진다. 퍼실리테이터로서의 보람과 기쁨이다.
그리고, 농업인의 마케팅 전략 교육에 퍼실리테이션 기법을 적용하여 실제로 개별 전략을 만들어낸 것은 이번이 첫 사례이다. 지금은 많은 기업의 전략을 수립하는데 응용하고 있다.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모험적인 시도를 감행한 경북농업기술원의 공무원 여러분에게 감사한다.
유튜브에도 퍼실리테이션에 관한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c/KOO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