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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욱 Jan 28. 2022

MBTI는 재미도구도 채용도구도 아니다.

오용에 관한 아침 신문 기사를 읽고

MBTI를 재미로 본다는 것도, 채용의 근거로 쓴다는 것도 MBTI를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하지 못한 때문일 것이다.


어떤 도구나 방법이든 충분히 이해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활용하는데 집중하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도움을 얻으려 사용한 것인데 오히려 독이 되는 수가 있다.


오늘 아침에 올라온 아래 기사는 그런 사례 중의 하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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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12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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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BTI는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MBTI를 재미삼아 볼 수 있지만, 재미도구만은 아니다. MBTI는 칼 융의 정신역동이론 (psycho-dynamic theory)에 기초하여 Myers와 Briggs 모녀가 2대에 걸쳐서 연구하여 만든 성격유형 검사도구이다.


MBTI 검사의 과학적 근거가 얼마나 견고하느냐에서 있어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심리학계에서는 MBTI 보다 Big Five 모델을 좀 더 견고한 도구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구글 스콜라에서 MBTI 검색으로 43,000개의 아티클(Big Five는 137,000개)이 나올 정도의 학계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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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assessment model is used in 115 countries with 29 languages available, and it is used by 88 of the Fortune 100 within the past five years (Kerwin, 2018). MBTI is a world-renowned assessment and practitioners have placed far more trust in it than did organization scholar (Lake et al., 2019)." (인용 : Choong, E. J., & Varathan, K. D. (2021). Predicting judging-perceiving of Myers-Briggs Type Indicator (MBTI) in online social forum. PeerJ, 9, e11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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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에 비하여 현장에서는 MBTI가 훨씬 인기가 많다.




2. MBTI로 직원을 뽑는 것은 의미없다.


필자가 MBTI 전문자격을 취득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 회사로부터 전화로 연락을 받은 적이 았다. 'MBTI가 훌륭한 도구라고 들었고, 그리하여 입사시험에 MBTI를 녹여 넣고 싶은데, 그 프로젝트를 도와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입사시험을 치를 정도의 큰 회사에서 성격을 골라 뽑겠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에 좀 놀랐다. 회사의 어떤 사정이 있었겠지만, 입사시험에 MBTI를 반영하는 것은 윤리적으로도 실용적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간단한 설명을 드리고,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일 터이니 협력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정중하게 거절하였다.


MBTI는 선천적 성격유형을 검사하는 것이므로 이 선천적 형질을 채용에 반영하는 것은 비윤리적이거나 공정에 어긋나는 면이 있다.


설사 윤리적인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회사에 별로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처음 몇차례는 회사가 원하는 유형의 사람을 선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머지않아 응시자들은 회사가 기대하는 유형에 맞는 답안이 무엇인지 알고 실제 자신의 성격이 아닌 회사가 바라는 답안에 마킹을 할 것이다.


또한 대기업이라면 다양한 지식과 성향을 지닌 사람들을 보유하면서 그들의 다양성을 활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포용이라는 윤리적인 면을 넘어 실용적인 면에서도 필요한 것이다. 다양성이 좋은 성과를 낸다는 연구는 많다.


윤리적인 것이라면, MBTI를 반영하여 선발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숨기겠지만, 사람들이 쉽게 알아차릴 것이다.


어느 쪽도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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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002년 MBTI 일반강사 자격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는 자신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얻었고,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는데에도 상당히 도움이 되는 프레임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하나의 프레임에 너무 갇히게 되면 다른 프레임으로 인간과 세상을 보는 눈을 잃게 되므로 활용하되 맹신하지 않는 방향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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