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을 이해하는 뜻밖의 관점
지난 20여년 동안 퍼실리테이션을 실행하면서 ‘사람은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긍정적 인간관에 기초를 두고 워크숍을 설계하고 진행했다. 그리고 워크숍의 성공에는 긍정적 인간관이 큰 요인으로 자라잡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긍정적 인간관을 말할 때마다, 인간의 부정성을 입증할 만항 만만치 않은 반례들을 제시받는다.
‘여러 차례 좋게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업무 태도가 달라지지 않아요.’
‘휴일에 나오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는 것을 빤히 알면서도 휴일은 무조건 쉰다고 합니다.’
‘저 시위하는 사람들은 악마예요. 무조건 반대만 하고 보는 거예요.’
‘땅값을 10배나 높여서 달라는 거예요. 해도 해도 너무하는 것 같아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나 그들의 발언을 놓고 보면 더 이상 상종하기 어려운 악인들로 보인다. 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전체가 나아갈 길을 가로맊는 사람이라는 관점이 생겨난다. 그리하여 그들을 상대하는 사람의 마음에 무시와 적대감이 자라난다.
‘나쁜 사람을 좋게만 대할 수는 없어.’
여기서 악순환이 만들어진다. 무시하고 적대감을 보이는 사람에게 그들은 더욱 사납게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려 한다. 그들이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을 더욱 강화된다. 확증 편향이 일어나고 갈등은 더욱 악화된다. 적대적 감정 마저 더욱 커간다. 싫어지고 미워진다. 고조된 감정은 이성의 작동을 마비시킨다. 적대의 악순환이다.
'호구가 될 수는 없어.'
나는 그들을 호구가 되기 싫어하는 사람으로 본다. 사람들은 대부분 호구가 되기 싫어하므로 그들은 정상이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적대감을 가지면서 마주할 이유도 사라진다.
그들은 전체를 해치려는 나쁜 마음을 먹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호랑이처럼 자신을 해치려 들 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잡혀먹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치는 나약하고 두려운 사람이다. 그들은 정당하고 공정한 교환을 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어떤 것이 정당한 교환인지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절대로 손해를 보지는 않을 것 같은 최대의 요구를 우선 제시하고 본 것이다. 실은 '공동체 방해 전략'이 아니라 ‘호구 회피 전략’일 뿐이다.
퍼실리테이터는 그들이 호구가 되지 않도록 도우면 된다. 두려움을 극복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이용해 먹으려 하지 않는다는 점 드러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일을 좀 더 잘 해보려 할 때 걸림돌이 뭘까요?’
‘휴일에 일을 하지 못하는 절박한 사정이 무엇인가요?’
‘대화보다 시위가 더 좋은 점이 무엇인가요?’
’10배를 부르셨는데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어떤 것을 더 알고 싶으세요?’
사람들은 정당한 교환을 원한다. 만약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면 그들이 생각하는 교환의 공식에 내가 알지 못하는 무엇인가가 포함되어서 그렇다. 대화를 통하여 그 공식 숨겨진 변수를 찾아 서로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이다.
사회교환이론에 좀 더 관심이 생기셨다면 여기에서 들어보세요.
https://www.podbbang.com/channels/14900/episodes/22409397
조직개발과 퍼실리테이션에 관한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KOO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