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의 목소리가 조직개발의 원천이다.
CEO에게 가장 함께 일하고 싶은 직원상을 물으면, 스스로 알아서 척척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직원들에게 가장 바람직한 CEO의 모습을 물어보면 일을 믿고 맡겨주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알아서 하거나,
맡겨 달라거나,
구성원의 자율성을 말하는 둘은 서로 같은 말이다.
양자가 서로 원하고 있지만 이 일이 현실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리더는 구성원의 비자발적 태도에 불안감을 가진 나머지 이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다양한 수단을 강구한다. 목표를 할당하거나, 상벌 규정을 만든다. 감독자를 두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기도 한다.
구성원들은 자신이 알아서 할 만한 일이 없고 늘 감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주어진 일이 아니면 별로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급여만 아니라면 당장 일을 그만 두고 싶고, 급여가 높은 경우에도 자유를 찾아 회사를 그만두곤 한다.
"회사에서 성장하기보다는 소모되는 기분이 많이 든다."
"일반 사무직의 경우 길어야 10년에서 15년 일한다 생각하면 대기업을 선택한 것에 회의마저 든다."
"새내기로서 패기있게 조직문화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건의했다 상사들의 눈밖에 났다"
"교직원이 되면 삶이 나아질 줄 알았지만 부조리한 조직과 업무 분담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비슷하다"
"일한 만큼 인정받고 싶어 직장을 옮겨왔지만, 초과업무는 노력봉사를 강요하면서 연봉협상 때는 월급을 깎으려고만 해 계속 다닐지 고민중"
<출처-노컷뉴스> Read more: http://www.nocutnews.co.kr/news/4526924
기업은 이들의 이직을 줄이기 위하여 채용에 더욱 신중을 기한다.
오래 머무를 직원을 채용하려 애를 쓰지만, 입사 준비자 역시 일단 뽑히는 방법을 위해 애를 쓴다. 과연 신중한 채용이 이직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일까? 그리고 채용방법의 고도화로 이직을 방지할 수 있으며, 이직만 줄이면 문제는 해결되는 것인가?
위 기사의 인용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이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의 중심에는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다는 기본적인 욕구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것은 상대방이 자신을 인간다운 삶을 갈망하는 것에 대하여 정당성을 인정해 줄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조직에서의 삶이 인간다움을 포기하는 것이라거나,
프로란 그런 무지개 빛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거나,
그런 것을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거나,
아직 세상을 몰라서라거나
하는 식으로 그에 관한 발언과 추구를 무시하는 문화 속에서 인간다운 삶을 싹트기 어려우며 이직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다른 회사의 근무 사정도 비슷하여 이직은 못하고 있을 뿐 이직하고 싶을 마음을 억누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조직개발의 기본틀은 인간은 기본적으로 게으르고, 이기적이며, 기회주의적이라는 부정적 인간관을 기초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인간을 상대하는 관리방식은 감시와 감독을 기반으로한 통제 수단을 최대한 활용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는 성과를 낸 것이 사실이지만, 경쟁과 소진이라는 결과도 함께 낳고 말았다. 바로 이 소진은 이직을 높이는 힘으로 작동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희망적인 것은 다른 관점의 순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관을 달리하는 데서 출발한다. 인간에게는 위와 같은 부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긍정적인 면도 여전히 존재한다. 인간은 성실하고, 협력적이며, 헌신적인 면을 경험적으로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views about human nature have important practical consequences. . . . [O]ur beliefs about human nature help shape human nature itself” (Frank 1988, 237).
(로버트 프랭크는 그의 책 '이성 안의 열정'에서 인간관이 실용적 결과를 가져온다고 보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신념이 바로 인간의 본성 자체를 형성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일찌기 무학대사가 태조 이성계와 나눈 말과도 상통한다고 할수 있다.)
다만 인간관 만으로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지는 안는다. 구성원에게 그가 원하는 바를 묻고 그 의견을 반영하는 촉진(퍼실리테이션, facilitation)의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즉 구성원의 목소리를 활용하고 실현하도록 돕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통제의 방법은 부모님, 선생님, 선배님들로부터 많이 경험하고 배웠다. 그러나 촉진의 방법은 들어본 바도 적도 실제로 경험해 본 일은 더욱 적다. 그리하여 긍정적인 인간관을 가졌다 하더라도 이를 통하여 성과, 협력, 웰빙을 이끌어낸 경험이 거의 없다. 따라서 이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이를 주장하여 도입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세상의 많은 성공적인 조직의 내면에는 촉진의 방법이 가득차 있었다는 점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