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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욱 Jul 31. 2019

질문을 잘 하고 싶어요-의문문과 질문

타인에게 묻는 것은 내가 타인으로부터 배우려는 것이다.

"질문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질문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참 많이 듣는 말이다.


퍼실리테이터, 리더, 부모, 선생님, 컨설턴트, 코치, 카운셀러라면 누구나 질문의 중요성을 느낀다.

어떻게 좋은 질문을 할 수 있을까?




좋은 질문을 하는 역량을 길러가는 데는 인간관, 질문 프레임의 보유, 사안에 대한 배경이론, 풍부한 질문의 예시, 실제로 질문을 던져보는 경험 등 체계적이고 정교한 과정을 필요로 한다.

위와 같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질문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다음 사항들을 점점해 보면 좋다.


다음 네 가지의 원칙을 지키는 것으로 질문은 탁월해진다.



1. 질문하라.


좋은 질문을 하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실제로 질문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짜로 묻지 않고, 질문을 사용하여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 때 사용한 것은 용어만 질문일 뿐, 진짜 질문이 아니라 그저 의문문인 셈이다.



"지금 몇시지?"


진짜로 물어보는 것은 정말 몇시인지가 궁금해서 묻는 것이다. 질문이다.

그러나, 게임하고 있는 자녀가 못마땅하여 '지금이 몇시지?'하는 질문의 경우, 그 의미를 좀 더 들여다 보면 이는 질문이 아니라 질책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문법적으로 의문문을 사용했다고 해서 진짜로 물은 것이라 할 수 없다. 상대방의 답, 정보 또는 의도를 확인하려 하는 것이 질문이다.


그러므로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제1원칙은 그저 진짜로 질문을 하는 것이다. 간단하다.



2. 신뢰하라.


좋은 질문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상대방에 대하여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 능력, 선의, 정직함이 있다고 본다면, 그를 믿고 그가 했던 것 또는 하려는 것에 대하여 물어볼 만하다고 느끼게 되고 그래서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이 그럴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질문하기 보다는 그를 가르치거나 질책해야 할 이유가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상대방에 대한 신뢰는 좋은 질문의 전제조건이 된다. 좋은 질문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 자신의 내면에 상대방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보는 것이 좋다.


신뢰는 상대방의 원인으로 나에게 다가올 위험을 감수하는 것(willingness to be vulnerable, Mayer et al(1995))을 뜻한다. 위험을 감수하기가 어려워서 상대방을 통제하여 위험을 제거하려고 하기 때문에 질문은 쉽게 불신의 추궁으로 전환된다.


위 상황에서,

'게임을 계속하여 내 자녀의 성적이 떨어지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가?'에 대한 대답이 신뢰의 척도가 된다. 그래도 좋다고 생각한다면 자녀에게 보다 진정한 질문을 할 마음의 여유가 생겨날 것이다.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므로 신뢰는 어렵다. 그래서 가르치고 질책 또는 통제를 위한 추궁을 하는 것보다 질문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



3. 학습하라.


상대방을 신뢰한다면 온전하게 그가 하려는 것에 대하여 궁금증이 생기고 질문자가 배울 이유가 생기게 된다. 상대방은 본질적으로 능력이 있고, 선의가 있으며, 정직하다고 보기 때문에 그가 시도했거나, 시도하려 한 의도를 묻는 것은 즐겁고 유익한 것이 된다.


소통은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러므로 상대방의 의도를 물어주는 질문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소통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할 것이다. 그리하여 솔직한 대답과 깊이 있는 대답을 할 의욕을 고취시키고 따라서 생산적인 대화를 촉진하게 될 것이다.



"요즘 제일 잘 나가는 게이머가 누구니?"

"하루에 꼭 해야되는 게임시간이 얼마나 되니?"


이 진정으로 묻는 과정은 질문자가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이어서 질문하는 사람에게 학습이 이루어지 된다. 이 때의 질문자를 '마릴리 아담스'는 학습자라고 불렀다. 진정으로 물었다면, 이 질문을 통해 부모가 미처 알지 못했던 게임의 세계과 학생의 상황에 대하여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게 될 것이다.



4. 확인하라.


정보나 의도를 진정으로 듣고자 질문을 한 것이라면, 불명확한 정보에 대해서는 확인하는 질문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좋은 질문을 만드는 마지막 원칙은 확인하는 것이다.


"좀 빨리 해야 됩니다."

"'빨리'라면 언제까지를 말씀하시는 걸까요?"


'빨리'라는 말은 사람에 따라 매우 달리 해석할 수 있는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질문자가 이러한 진술을 들었을 때는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개념으로 바꾸어 답변자의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fact)에 대한 확인도 중요하다.


"10일 전에 A씨가 한 일입니다."


"'10일 전에 A씨가 한 일입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점은 따로 확인하지 않아도 될까요? 또는 이 점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명백하지 않은 것에 대한 언급이 있는 경우 질문자는 이 발언을 인정하고 갈 지, 재확인하고 갈 지를 판단하여 필요한 경우 확인하는 질문을 해야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질문은 나의 메세지를 상대에게 전달하는 방법이 아니라 상대방의 메세지를 전달받기 위한 방법이다. 좋은 질문을 하는 최선의 방법은 나의 메세지를 전달하려 하지 않고 메세지를 받기 위해 실제로 질문하는 것이다. 그 메세지를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은 이미 질문이 아니다.


반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참 궁금하다."

의문문은 아니지만 좋은 질문이다.


질문의 핵심은 들으려 했느냐에 달렸다.

질문은 경청의 도구일 뿐이다.






출근길 대학원

경영학 탑저널 영어논문 해설 방송입니다.
http://www.podbbang.com/ch/1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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