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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망친 곳의 낙원 Jul 16. 2022

[Day13] 457 단상 in London

나의 첫 영국인 친구, Walber

2022.07.13 

런던에 넘어와 영국 전화번호를 발급받은 이후로 내 전화번호를 누군가에게 준 일이 없었다. 물론 누군가의 전화번호를 받은 일도 없었고. 


그런 나와 처음으로 번호를 교환한 녀석이 있는데 바로 헬스장에서 만난 친구 왈버(Walber)다. 헬스장 프리랜서 트레이너인 그는 처음엔 내게 PT영업을 하려고 접근했다가 서로 얘기가 잘 통해서 결국 서로 친구먹기로 해버린 그런 남자다. 

헬스장에서 첫날 만났던 바로 그 친구


오늘은 그 친구가 나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자기 집 뒷뜰에 개인 트레이닝장도 있으니까 같이 운동하고 맥주도 한 잔 하자며. 장소가...웸블리다. 3일 내내 알바하러 갔던 그 웸블리...거절하자니 서운해할 것 같아 결국 주섬주섬 운동복을 챙겨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역까지 마중나온 왈버, 차가 BMW X5다. 너 좀 사는구나, 왈버? 

형이라고 부를게. 사실 원래도 왈버가 형 맞잖아. 


웨이트 트레이닝은 물론 MMA가 취미인 왈버와 함께 정말 태능선수촌에 온 느낌으로 웨이트와 킥복싱을 믹스해 1시간 동안 상남자의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이렇게만 매일  1년만 구르면 올림픽에도 나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차라리 죽여줘...). 

도대체 누구를 위한 훈련인가...결국 GG


목적을 알 수 없는 극한의 훈련 후 왈버, 그리고 그의 친절한 아내와 가볍게 맥주를 한 잔 했다. 두런두런 얘기를 주고받다보니 왈버 와이프의 동생이 한국인과 곧 결혼을 한다는 충격적인 사실! 그러니까, 왈버는 한국인 '처남댁'이 생기는 것이다. 기어이 그 '처남댁'과 통화까지 하고야 말았다(당연히 한국어로). 

군인이었냐고 물어보길래 퇴역군인이라고 했다. 거짓말은 아니다. 

왠지 심적으로 더욱 가까워진 것만 같은 우리, 나는 그들을 우리집으로 초대하기로 했다. K-food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겠다며. 물론 난 요리를 못하지만 우리집엔 현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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