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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Jul 03. 2022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에자일로 일하는 방법

Functional 조직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어떻게 에자일로 일하나?


채용을 위해 회사마다의 팀 문화를 소재로 하여 광고를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요즘에는 회사 바이 회사를 넘어서 팀 바이 팀이라는 말이 많은 것 같다. 같은 명칭의 팀이더라도 일하는 방식은 우리 회사가 어떤 산업군이며 어떤 기업문화를 가졌느냐, 그중에서도 내가 어떤 도메인에서 일하느냐와 같은 변수에 따라 종잡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출처: LINE 기술 블로그



그런데 기획자의 경우에는 회사 바이 회사, 팀 바이 팀을 넘어 '개인 바이 개인'인 것 같다. 말 그대로 기획자 개인의 업무 성향에 따라 그 기획자가 이끄는 팀 전체의 문화가 바뀐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 기획자는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고 어떻게든 진행시키고 마무리 짓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프로젝트 단위를 잘게 쪼갤수록 프로젝트 당 기획자 1명이 들어가서 전체를 이끄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주니어든 시니어든 상관없이 프로젝트의 많은 부분의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뭐든지 정해줘야'하는 포지션에 놓여있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기획자에게 의지하는 상황이 자주 펼쳐진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프로젝트 팀의 문화는 프로젝트를 끌고 가는 기획자에게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지금 일을 하고 있는 곳에서는 기능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는 functional 조직이다. functional 조직에서는 개발팀, 기획팀, 디자인팀이 모두 따로 있다. 사실 지금 일하는 스타일로 봤을 때 주로 문제정의-기획-디자인-개발 순서로 진행되지만 프로젝트가 여러 단위로 쪼개져서 각 기능 조직의 조직원이 작은 프로젝트의 기획자로 들어가서 짧은 호흡으로 일을 한다. 즉 functional조직이면서 워터폴 방식과 애자일 방식이 혼합되어있는 업무 프로세스로 일을 하고 있다. 



프로젝트 파편에 각 기능 조직원이 배치되는 모습


지금 내가 맡고 있는 프로젝트는 위의 그림에서와 같이 큰 프로젝트에서 분리되어 나온 프로젝트 파편 중 하나이다. 큰 프로젝트는 워터폴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작은 프로젝트 파편들은 '필터링 조건에 이것도 넣어주세요'와 같은 세세한 요구사항이 매일 변하는 에자일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이런 업무 프로세스를 간단하게 정리해보았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의 프로세스>

1. 실무자 - 기능/메뉴의 개선 및 개설 요청

2. 기능 조직별 팀 리더 - 담당자 지정(팀장이 기능 조직 내 팀원을 프로젝트별로 배치함)

3. 기획자 - 작업 요청서 분석, 실무자 인터뷰

4. 기획자 - IA, 이해를 돕는 각종 다이어그램, ERD, PRD작성(이 과정에서 실무자, 개발자와 협의하며 핏을 맞춤)

5. 기획자 - PRD리뷰(이렇게 할 거라고 땅땅땅 선언)

6. 개발자 - R&R에 따라 개발(개발 과정에서 요구사항이 변경되기도 함)

7. 기획자, 실무자, 개발자 - QA(실무자, 개발자와 호흡을 맞추며 진행)

8. 개발자 - 운영 서비스에 배포


여기서 Waterfall과 Agile을 조금 더 설명하자면 이렇다. Waterfall 방식의 경우 주로 B2B 플랫폼, 백엔드 플랫폼(어드민)과 같이 규모가 크거나 고객의 행동에 대한 빠른 대응보다는 정확하고 체계적인 기능 구현이 더 중요할 때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반대로 Agile 방식은 B2C 플랫폼, 고객이 사용하는 플랫폼과 같이 반응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중요한 프로덕트를 만들 때 사용하기 좋은 것 같다. 

waterfall, agile을 정리한 표


이해를 돕기 위해 표로 나눠서 정리를 하긴 했지만, 현실에서는 이분법적으로 일하는 문화가 나눠지지는 않는다. 또 요즘에는 에자일 문화가 좋다는 말을 자주 듣지만, 현업의 특성에 따라 더 나은 일하는 방식이 있을 뿐 뭐가 좋고 나쁘다고 할 수 없는 것 같다. 비행기 계기판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에자일로 할 수 없고, 고객의 신제품 반응을 테스트하는 프로젝트에서 워터폴로 일할 수 없는 것과 같다. 


현업에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사실 일 하는 방식에 대해서 의식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이렇게 일하는 방법론을 스스로 정리해 보니 내가 어떤 조직에서 일을 하고 있고, 프로젝트 성격 별로 어떻게 팀을 리딩해야 할지가 명확해지는 것 같다.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이런 방법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해야겠다'는 대략적인 프로젝트 진행 프로세스를 머리에 그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를 3가지로 정리하며 이 글을 마친다.


<Functional 조직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에자일로 일하는 방법 정리>

1. 대형 프로젝트를 잘게 쪼갠다

2. 잘게 쪼갠 프로젝트에 각 기능 조직에서 담당자를 지정한다

3. 작은 규모로 구성된 TFT가 쪼개진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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