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비가 잠깐 오더니 바로 그친다. 비가 그치고 해가 드러나자 아침부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천변을 걸어가는데 몸에서 땀이 솟고 얼굴에는 땀방울이 줄줄 흘러내린다.
몸에서 땀이 나는 것은 참을 수가 있는데 날씨가 후덥지근하면 누군가 옆에서 툭 건드리기만 해도 짜증과 화가 폭발해서 바로 대들 것 같은 날이다.
오늘처럼 날씨가 후줄근한 날에 천변을 걸어가 사무실에 들어서면 몸에서 땀이 솟구치면서 뜨거운 기운이 얼굴로 확 솟아오른다. 여름에 땀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얼굴에서 열이 나고 몸이 뜨거우면 인내하는 것도 한계치에 다다른다.
요즈음 날이 변덕스럽고 날씨가 후덥지근해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사는 것도 힘들다. 퇴근길에 천변을 걸어와 집에 도착해도 마찬가지다.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몸이 뜨거워지고 땀이 솟구쳐 곧바로 몸을 씻지 않으면 몸이 폭발할 것 같다.
그렇다고 덥다는 핑계를 대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삶의 밥벌이는 해야 하고 하루 일은 마무리해야 한다. 그나마 며칠간 장맛비가 오는 바람에 더위도 모르고 지낸 것에 고맙게 생각해야 하나.
여름이 깊어갈수록 신경이 예민해지고 몸에 땀이라도 솟구치면 말초신경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예측하기 힘든 나날이다. 직장인에게도 학생들처럼 방학이라는 기간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학창 시절 무더운 여름날에 시냇물을 막아놓고 친구들과 수영을 즐기던 때가 생각난다. 여름에는 몸에 걸친 옷을 최소하해야 하는데 아무리 얇게 입어도 더위는 피할 수가 없다.
여름날의 햇볕 강도가 나날이 뜨거워지고 내려갈 기미는 보이 지를 않는다. 날씨가 더운 것보다 후덥지근한 날은 몸을 움직이는 것도 무언가를 하는 것도 귀찮기만 하다.
날씨가 후덥지근한 날에는 깊은 계곡에 올라가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아가며 망중한을 즐기는 것이 제일이다.
사무실에서 에어컨 바람을 쏘이며 시원하게 근무하다 점심이나 일이 있어 밖에 나가면 몸은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몸에서 시원한 것과 더운 것의 중간 지점은 어디일까. 너무 시원하지도 너무 덥지도 않은 그런 날이 그리운 계절이다.
장맛비가 쏟아지면 비를 걱정하고 날이 더우면 더운 것을 걱정하고 여름이면 이래저래 걱정하지 않은 날이 없는 것 같다. 계절은 중복을 지나 한 여름을 향해 가고 다음 주면 입추고 그다음이 말복이다.
여름도 말복이 가고 나면 순식간에 지나갈 것이다. 어 하고 바라보는 사이에 계절이 바뀌듯이 장맛비에 시달리고 무더위에 찌들다 보면 계절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지 않을까.
가을이 다가오기 전에 여름의 무더위를 잘 피해 가기를 소원한다. 올여름은 무엇보다 장맛비로 사건사고가 많은 것 같다. 게다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와 후덥지근한 날이 이어지다 보니 신경질과 짜증만 늘어간다.
무더운 여름날에는 글쓰기가 제일 힘들다. 더위와 짜증과 화가 폭발하는 날은 글쓰기도 어렵다. 글도 날씨가 화창한 날에 진중하게 앉아 쓰는 것이 좋은데 더위와 몸에서 땀이 솟구치는 날에는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들다.
이번 여름에는 인생을 돌아보고 더위와 싸워가며 글쓰기에 대한 소중한 생각을 얻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무더운 여름날도 가는 세월에 취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다 사그라지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