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인륜지대사다. 인륜지대사란 사람이 살아가면서 치르는 큰 일을 말한다. 결혼은 양가의 가족과 친인척과 직장 등 사회구성원이 참여하는 행사다.
젊은 시절 결혼식은 마을 잔치로 했다. 결혼식 일주일 전부터 젊은 사람 몇 명이 결혼 소식을 이웃 마을에 전하기 위해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청첩장을 돌리고, 혼주는 집에서 전화로 먼 곳에 사는 친인척에게 소식을 전했다.
결혼식 날이 다가오면 젊은 사람들은 잔치 때 먹을 돼지를 잡아 가마솥에 삶고 아주머니들은 장에 가서 잔치에 사용할 먹을거리를 사서 팀을 나누어 전을 부치고 떡을 만드는 등 시끌벅적하게 음식을 준비했다.
그리고 마을 아저씨들은 잔치 때 사용할 음식을 측정하고 저장하기 위해 과방을 차렸고, 결혼식 날에는 과방에 차려진 음식을 차에 싣고 예약된 식당에서 예식을 찾아온 하객들에게 상을 차려 대접했다.
따라서 결혼식 비용은 예식장 대관료와 드레스, 가족사진 등에 소요되는 비용과 피로연 음식의 재료비와 식당에서 먹는 잔치국수와 음료수와 술값만 지불하면 해결되었다.
요즈음 막내의 결혼으로 일상이 부산해졌다. 결혼을 한다니 부모로서 반갑지만 그에 따른 결혼식장 예약이나 결혼에 따른 준비사항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물론 막내가 알아서 잘 준비하겠지만 그래도 막내라서 걱정되고 안심이 되지를 않는다. 큰 딸이 결혼할 때는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막내가 결혼을 한다니 더 걱정이 된다.
코로나로 서울의 결혼식장은 문을 닫은 곳이 많아 내년 하반기까지 주말 결혼식장 예약은 끝났다고 한다. 결혼하고 싶어도 결혼식장을 구하지 못해 결혼을 늦추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결혼식이 가능한 곳이 있다는 말을 듣고 막내가 원하는 달에 예약이 가능한지 알아보라고 했다. 그러자 내년 상반기 주말은 대부분 예약이 되었다고 한다.
결혼은 결혼식장에서 예식을 올려야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싶어도 결혼식장을 예약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지자체는 결혼 후 태어나는 신생아에 대한 정책에만 관심이 있고 결혼식장 문제는 소홀히 하는 것 같다. 지자체의 회의실이나 회관을 대관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결혼식장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텐데.
며칠간 예식장을 구하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데 내년 2월 주말에 예식이 하나 비어 있다는 연락이 왔다. 그리고 드디어 결혼식 날짜와 시간과 장소가 확정되었다.
그러나 결혼식장은 결혼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예식장이 아니라서 결혼식과 관련한 부수적인 사항은 직접 알아보고 진행해야 한다.
결혼식장과 날짜와 시간이 정해졌으니 결혼식과 관련한 것은 일단 둘에게 맡기고 양가에서 준비하거나 챙겨야 할 것은 챙겨주어야 한다.
내가 결혼하던 시대에 비해 지금은 모든 것이 전문화와 분업화되었다. 겉으로는 전문화와 분업화라지만 비용의 간섭으로 고비용 구조로 변했다. 내가 고향에서 하던 결혼식은 일종의 품앗이 문화로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었다.
지금은 농경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발전하여 품앗이 문화가 사라지고 음식을 만들고 고기를 준비하고 청첩장을 돌리는 예식과 관련한 것이 분업화와 전문화 명목으로 고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문화다.
시대가 변하고 고향에 젊은 사람과 일할 만한 사람도 없어 이제는 결혼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일 모두가 결혼식장에서 도맡아서 하다 보니 결혼식을 치르는데 고비용을 지불하는 원인이 되고 말았다.
오늘날은 결혼식장에서 결혼식을 하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결혼식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어 결혼식장에서 결혼을 하고 싶어도 비용 문제로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막내의 결혼식은 구 개월 정도가 남았다. 그 기간에 주례, 사회자. 스드메, 피로연. 버스 예약, 청첩장 등을 일정에 맞추어 준비해야 한다.
결혼은 인륜지대사란 의미도 변경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시절에는 아는 사람이 행사에 참여하는 큰 일인데 지금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큰일이 되었다.
지난 시절 큰 일은 준비과정이나 행사 당일에 떠들썩하고 소란스럽게 진행하는 문화였다면 이제는 전문화와 분업화로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 의해 진행되는 조용한 문화적 행사다.
결국에 결혼은 아는 사람이 아닌 타인에 의해 이루어지는 인륜지대사다. 어쨌든 막내의 결혼은 가족의 일이자 친인척과 직장의 관계자가 참여하는 사회적인 행사다.
앞으로 막내의 결혼식 일정에 맞추어 차근차근 준비하고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적 행사인 만큼 당사자에게 일임 하지 말고 양가 가족이 결혼식을 찾아오는 하객을 위해 최대한 성의와 예의를 갖추어 준비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