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구민회관의 행복한 수필 쓰기 강좌에 등록하여 수강한 지 꽤 되었다. 그간 나름 글을 쓰며 살아왔고 이런저런 강좌도 들었지만 수필도 작법에 맞추어 쓰는 것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글은 무조건 생각나는 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주제와 소재를 구상하고 소재는 어떤 것을 선택해서 쓸 것인가를 설정하고 써야 하는 것도 배웠다.
하얀 종이 위에 볼펜을 들고 무조건 글을 써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이나 메모지에 어느 정도 주제에 대하여 구상을 해놓고 어떤 소재를 쓸 것인지 스케치를 하고 글을 쓰기 시작해야 한다.
글을 쓰기 전에 먼저 어떤 글을 쓸 것인지 주제를 정하고 글의 소재는 어떤 것을 선택해서 소재마다 어떤 주제를 잡아 쓸 것인지를 정리해 놓고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전개하라는 것이다.
수필이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지만 붓 가는 대로 써서 좋은 작품이 나올 수는 없다. 글은 자신을 위해 쓰는 측면도 있지만 누군가 읽기 위해 쓰는 측면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써야 한다.
자신이 쓴 글을 누가 읽어주든 말든 생각나는 대로 쓰는 것은 글이 아니라 낙서다. 글도 어느 정도 논리와 체계를 갖추어 써야 읽기도 좋고 내용도 체계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
수필을 쓰는 사람이 시를 쓰는 사람 다음으로 많다는 시대에 정작 수필을 수필답게 쓰는 사람을 만나기도 힘든 세상이다. 대부분 수필을 쓰는 것이 아니라 신변잡기를 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행복한 수필 쓰기 강좌를 배우기 전까지는 나도 신변잡기의 글을 주로 써왔다. 그런 상태에서 주제넘게 수필을 쓰네 마네 온갖 생트집을 부려가며 수필을 쓴다고 남들에게 말해 온 것이 사실이다.
수필도 정석으로 배워서 쓰는 것이 좋다. 문학의 정석이 아닌 길은 아무리 글을 잘 써도 늘지 않고 그저 그런 수준에 머물러 정체성을 벗어나기가 힘들다.
수필을 쓰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정석으로 배워서 써야 한다. 수필의 문학적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정석으로 배우면서 문우의 합평과 강사의 비평을 받아가며 써야 글의 체계가 바로 선다.
그리고 자신의 글에 대하여 반드시 다른 사람이나 전문가에게 한번 읽어보게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글은 본인이 쓰지만 그 글을 바라보는 독자의 관점과 시점이 중요해서다.
결국에 글은 독자가 읽고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수준이 결정된다. 독자가 글을 읽고 이것도 글인가 내용이나 구성이 도대체 맞지 않거나 체계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느낀다면 그 글은 곧 사어(死語)가 되고 만다.
따라서 자신이 쓴 글이 사어가 되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읽게 해서 느낀 점이나 구성 등을 보아 달라고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찾지 못하는 사람은 강좌를 등록해서 문우의 합평과 강사의 비평을 받으며 배워야 한다.
수필 강좌에서 문우의 합평과 강사의 비평을 받으며 글을 쓰다 보면 수필 쓰기의 정석이 보인다. 그런 과정을 거쳐 글을 쓰면 글쓰기가 점진적으로 늘고 작품의 향상성도 배가 된다.
수필은 논리적(서두, 본문, 결미) 구성과 본문의 체계적(소재 1+느낌, 소재 2+느낌, 소재 3+느낌) 전개와 결미에서 의미부여(창작성)로 마무리한다. 이러한 전개가 수필 쓰기의 작법이자 정석이다.
언뜻 보기에 수필 작법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수필 작법을 머릿속에 화석처럼 단단하게 저장해 놓고 주제와 소재를 선택해서 작법에 맞춰 얼개를 그려놓고 사색을 통해 글쓰기에 들어서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수필을 몇 작품 쓰다 보면 수필 작법이 머릿속에 고정되어 본격적인 수필 쓰기가 가능해진다. 그때부터 수필은 붓 가는 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작법의 정석대로 쓰는 것임을 절절하게 깨닫는다.
수필의 작품성과 논리성과 체계성과 창작성을 나타내는 변수가 모두 수필 작법에 들어 있다. 이 작법을 벗어나서 쓴 수필은 작법에 맞추어 쓴 글을 이길 수가 없다.
수필 등단이든 공모든 글을 써서 제출하려면 먼저 수필 작법에 맞추어 쓴 것이냐 아니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수필을 쓰고 싶은 사람은 다른 것은 생각하지 말고 오롯이 수필 작법에 맞게 써볼 것을 적극 권유한다.
나도 이 작법에 맞추어 열심히 수필을 쓰는 중이다.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수필 쓰기 작법을 제대로 가르쳐준 적이 없다. 뒤늦은 나이에 행복한 수필 쓰기 강좌를 수강하면서 알게 되었다.
진솔한 수필을 쓰고 싶다면 수필 강좌를 듣는 것도 좋지만 시간이나 여건이 되지 않은 사람은 수필 작법에 맞추어 주변 눈치 보지 말고 부지런히 써보며 연습할 것을 권하며 이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