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날마다 떠난다 삶이란 여행을
늘 서툴고 늘 어색하고 늘 뒤처져서
언제나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줄 알았더니
삶이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단 한 번의 여행이다("삶", 용혜원)
삶이란 시인의 시구처럼 단 한 번의 여행이다. 어제를 오늘로 되돌릴 수도 없고 내일을 오늘처럼 여기며 살 수도 없다. 오늘을 여행하듯이 서툴고 어색하게 사는 것이 삶이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면 하루란 여행이 시작되고 저녁에 잠이 들면 여행이 마감된다. 날이면 날마다 다가오는 오늘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여정이다.
삶의 시간이 깊어갈수록 과거에 겪은 것이 기준이 되어야 하는데 필요가 없어진다. 교육도 과학도 기술도 의술도 모두가 시간 앞에 무뎌져 간다.
여름의 더위만 해도 그렇다. 지난 시절에 겪은 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운다. 그러니 나이 들었다고 많이 배웠다고 어디 가서 행사하거나 명함조차 내밀 지 못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세상의 변화가 빨라서 어제 배운 것도 옛것이 된다. "미워도 한세상 좋아도 한세상 마음을 달래며 웃으며 살리라~"라는 노랫가락처럼 재치와 해학이 넘치는 사람을 만나기도 힘든 세상이다.
서로가 인연이 되어 좋아하는 사이면 그만인데 왜 좋아하는지 시시콜콜 이유를 묻고 따진다. 그냥 좋아도 흥 미워도 흥하며 지내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과거에는 세월이 흘러도 변하는 것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고 나면 어제와 다르고 작년과는 비교할 수 없고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
지식정보화 시대에 지식보다 정보가 만능인 시대가 도래했다. 지식을 얻기 위해 책을 읽고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지식을 어떻게 하면 빠르게 검색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느냐 하는 속도가 우선하는 세상이다. 그에 따라 가르치는 스승을 모시는 것은 종말을 고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서 가는 세월이 무섭고 두렵다. "미워도 한세상 좋아도 한세상~"이란 노래를 부르면 어느새 뒤처진 나 자신을 발견하는 세상이다.
말을 주고받는 AI가 등장하고 말을 하면 그 말을 그대로 문자로 나타내는 기술 등장으로 사람이 할 일을 점점 컴퓨터가 대신하는 시대가 다가왔다. 그로 인해 사람이 하는 영역에 변화를 초래했다.
AI와 같은 인공지능 등장으로 사람의 결혼관이나 인생관이나 가치관에 많은 변화와 영향을 끼칠 것 같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미워도 한세상 좋아도 한세상~"이란 노래나 부르며 여유롭게 사는 것이 제일인데.
그런 노랫가락을 읊는 사람을 보고는 저 사람은 19C에서 온 사람인가 하는 바보 같은 세월이다. 삶의 환경이 변해도 하루를 여행하는 것처럼 느끼며 살기 위해서는 느리게 사는 것이 현명한 것 아닐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농업과 산업과 지식정보화 사회가 혼재되어 있지만 정보화 사회를 따라가지 못해 19C세기 인간으로 간주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농업사회에 살았던 사람은 농업사회를 사는 것이 좋고, 산업사회를 겪은 사람은 산업사회를 사는 것이 좋다. 그리고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태어난 사람은 정보화 사회를 살아가는 것이 좋다.
삶은 너는 너 나는 나라는 개별적 존재로 출발해서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으로 서로가 서로를 끌어안고 가는 것이 성숙한 사회다. 정보화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삶을 두고 뒤로 쳐진 사람으로 간주한다면 이는 사회 발전이 아니라 퇴보다.
하루를 여행하기 위해 깨어났다면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고 신록이 우거진 산자락을 바라보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그 출발에 앞서 계층을 가르고 시대를 가르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물론 농업이나 산업사회를 살아온 사람도 넓은 마음으로 지식정보화 시대에 맞추어 살아가야 한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체념보다 젊은 사람에게 묻고 또 물어서 정보를 알아야 한다.
요즈음 나이 듦을 자랑하는 시대는 지났다. 나이 듦보다 지혜롭게 사는 것이 스승인 사회다. 나보다 하나라도 더 아는 사람이 스승이다. 그런 스승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
미워도 한세상 좋아도 한세상이라는데 둥글둥글 살아가는 것도 지혜로운 삶이 아닐까. 지식보다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한 사회지만 정보를 얻기 위해 내 삶의 중심을 놓치지 않는 것도 정보만큼 중요하다.
오늘도 삶을 위한 여정을 시작했으니 알아야 할 정보는 잠시 뒤로 미루고 잊어버린 미위도 한세상 좋아도 한세상이란 노래나 부르면서 진정한 삶의 여행이나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