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연가

by 이상역

푸른 물결 춤을 추고 물새 날아드는

해운대의 밤은 또 그렇게 지나가는데

솔밭길을 걷던 우리들의 사랑 얘기가

파도에 밀려 사라지네


하얀 모래밭에 사랑해란 글씨를 쓰며

영원히 날 사랑한다 맹세하던 그대

널 널 널 사랑해

떨리는 내 입술에 키스해 주던 너


보고 싶은 사랑 추억 속의 그대

해운대의 사랑이여('해운대 연가', 정찬우 작사, 이호준 작곡, 전철 노래)


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며 부르는 노래다. 그러고 보니 연가와 관련한 노래가 꽤 많다. '광화문 연가', '연가', '슬픈 연가', '연남동 연가', '이태원 연가', '불타는 연가' 등이 떠오른다.


연가는 사랑과 연관 지어 지역명에 무슨 연가라고 제목을 붙여 노래로 부른다. 사랑에 대한 노래나 시는 정서나 감정에서 주제로 삼기에 좋고 애틋한 서정을 다룰 수 있다.


어떤 사랑이나 사랑에는 그리움과 이별과 아픔과 환희가 따라온다. 사랑이 좋은 인연으로 맺어지든 아니면 눈물이 흐르는 슬픔으로 헤어지든 노래나 시에 자주 등장하게 된다.


해운대 연가도 특별한 사연은 없다. 젊은 남녀가 해변에서 사랑을 맺은 과정을 노래한 것이다. 사랑에는 어느 시대나 젊은 연인절절함과 말하지 못하고 전하지 못한 사연이 전해진다.


남녀 간에 푸른 사랑을 작사해서 노래한 것이 '해운대 연가'다. 노래는 시보다 짧은 운율이다. 노래나 시는 상징적이고 축약적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시보다 짧게 축약한 것이 노래다.


연가는 사연이 생긴 곳의 지명을 따서 작사해도 무난하다. 서울 연가나 무창포 연가 등 지명을 붙여 작사할 수 있지만 어떤 노래로 작곡하느냐에 따라 운명과 인기가 달라진다.


'해운대 연가'는 부산 사람들이 사랑해서 알려진 것일까. 어느 정도 인정은 하지만 노래도 대중성을 담아야 한다. 지명을 붙여 노래를 작곡하더라도 대중성과 끌림을 생각하지 않으면 그냥 사라지는 노래로 남는다.


물론 '해운대 연가'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우리 또래 사람 대부분 알고 있지 않을까. 노래나 시도 대중의 인기를 좋아하는 습성이 있어 대중을 바라보고 작사하고 작곡할 수밖에 없다.


시나 노래뿐만 아니라 예술이란 자체가 대중의 사랑을 받아야 빛이 난다. 예술은 창작의 영혼이 깃들어야 하지만 그 영혼이 담긴 예술가의 진심을 읽어낼 줄 아는 대중의 관심과 사랑도 필요하다.


노래도 예술의 한 분야다. 따라서 노래에 철학과 곡절과 간절함이 담겨야 대중이 알아주고 찾게 된다. 인기를 위한 얄팍함과 억지와 대충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순간 그 노래는 사라지고 만다.


해운대 연가는 해운대라는 바닷가를 배경으로 펼쳐진 사랑의 노래다. 누구의 사랑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해운대 해변과 모래사장과 푸른 바닷물이 넘실대는 젊고 푸른 사랑의 노래다.


이 노래가 좋은 것은 노랫가락도 좋지만 노래의 반주만 들어도 해운대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작곡한 점이다. 결국 좋은 노래의 탄생은 좋은 작사와 작곡과 노래와 어울리는 목소리를 만나는 것이다.


해운대 연가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알려진 노래 대부분이 그런 과정과 사연이 깃들어 있다. 노래만 부르며 사는 가수란 직업이 부럽다. 가수가 되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날들을 노력한 그들에게 박수와 겪려를 보내고 싶다.


예술의 진정한 힘은 순수함이다. 순수함을 잃지 않아야 무한대로 성장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노래로 예술의 혼을 불태우는 가수가 많아지기를 기대하며 해운대 연가 노래를 부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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