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이 익숙한 만남인 듯

by 이상역

사람의 인연이란 무엇일까. 사람은 만남을 통해 관계로 이어가고 인연을 맺는다. 인연은 사람과 사물이나 동물과도 맺을 수 있다.


만남에는 스쳐가는 만남과 짧은 만남과 오래된 만남이 있다. 하지만 인연은 만남의 많고 적음과 관계가 없는 듯하다. 지금까지 이런저런 만남이 있었지만 인연으로 이어진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지난해 공인중개사법 해설집을 출판하기 위해 출판사와 계약하고 출판하려 했으나 출판사가 취소하는 바람에 출판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고민해 왔다.


그러다 우연하게 다른 출판사에 연결이 되어 사장님을 만나러 갔다. 봉은사역 근처에 자리한 출판사를 찾아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사장님의 부동산에 대한 식견에 깜짝 놀랐다.


사장님은 내가 대학에서 전공한 교수뿐만 아니라 학과가 설치된 배경과 건국대에 부동산대학원을 설치한 역사와 배경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셨다.


그리고는 내가 협회에 근무하며 만든 공인중개사법 해설집 이야기를 듣고는 고생이 많았다며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인데 사명감을 갖고 만들었다며 흔쾌히 출판을 해주겠다고 하셨다.


그분은 내가 그간 대학과 국토부에서 배운 부동산 관련 분야에 나보다 더 넓고 깊은 지식을 갖추었고 부동산 분야에 상당한 애착과 관심을 갖고 계셨다.


오전에 일찍 만나 출판과 관련한 이야기만 하고 나오려고 했는데 부동산 분야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점심을 먹고 가란다. 사장님과 코엑스에 자리한 식당에서 점심도 먹고 커피까지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졌다.


출판사 사장님만나고 전철을 타고 돌아오는데 마치 알고 지내던 사람을 만난 듯이 기분이 좋았다. 첫 만남에도 이런 애정과 깊은 감정이 스며들다니 오랜만에 겪어보는 인상적인 만남이었다.


가족이나 친구를 만난 것처럼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해 주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님은 내가 만든 해설집을 보고 어떻게 출간할 것인지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생각해서 출판하잔다.


지금껏 수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사장님처럼 부동산에 관심과 조예가 깊은 분을 만난 적이 없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나름 자부심을 갖고 걸어온 길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분은 처음이다.


먼저 해설집을 출판해 주겠다고 했던 사장님과는 모든 면에서 차이가 난다. 부동산에 대한 철학이나 지식 등은 물론이고 심지어 출판에 대한 시장성을 바라보는 혜안까지 천양지차다.


이번에는 해설집 출판과 관련한 사장님을 잘 만나서 다행이다. 사장님은 책을 출판하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출간한 책으로 강의할 수 있는 곳도 찾아보고 계속 공부하라고 말씀하셨다.


해설집 출판을 통해 어디까지 갈 것인지 정해진 것은 없다. 그저 출판사 사장님의 식견과 의견일 뿐이다. 어떤 길을 갈 것인지는 내가 선택하고 그에 따른 노력을 해야 한다.


출판사 사장님과 첫 만남이 오래된 만남처럼 정이 갔고 익숙한 시선과 인정을 느낀 만남이었다. 첫 만남이 좋은 인연으로 연결되어 오래도록 관계를 맺으며 유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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