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나들이

by 이상역

강동에세이클럽에서 회원들이 문학 나들이를 나선다. 남양주 정약용 생가와 양평의 세미원과 황순원 문학관을 다녀오는 일정이다.


나들이 목적은 친목을 도모하고 야외수업을 위해 가는 것이지만 자연의 풍광을 바라보며 역사나 문학관에 대한 관찰과 관심을 통해 좋은 글감을 찾고 영감을 얻기 위해서다.


문우들은 나들이에 풍미를 더하려고 떡과 현수막도 준비할 예정이다. 여행은 셀렘과 가슴 부푼 희망을 동반한다. 어딘가로 떠남은 동경과 서로 간의 어울림과 동행하는 삶을 제공한다.


정약용은 실학의 대가로 많은 저서를 남긴 분이다. 특히 가족에 대한 사랑은 오늘날까지 깊은 감명을 전해준다. 유배 생활하다 아내가 혼인 때 입었던 활옷을 보내주자 시집가는 딸을 위해 활옷에 그림을 그려 보낸 하피첩유명한 일화다.


나들이는 집을 떠나 가까운 곳에 잠시 다녀오는 일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외갓집 나들이를 다녀온 추억이 생각난다. 고사리 손으로 어머니 손을 잡고 외갓집인 광혜원을 걸어갔던 아스라한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문학인의 나들이도 목적은 비슷하지만 다른 관점과 다른 시선이 필요하다. 나들이 가는 장소는 역사와 문학적으로 의미가 아주 깊은 곳이다.


어떤 곳을 방문해서 눈으로 보고 발로 밟는 체험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관찰과 시선과 발견을 통해 글감으로 연결 짓는 지혜와 안목도 필요하다.


문학인이 모여 어딘가를 다녀와서 글을 쓴 것을 읽어보면 내용이 모두가 다르다. 각 자가 바라본 시선과 느낌과 관찰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들이 가서 오롯이 글 짓는 일에 신경을 쓰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가을날에 맑은 하늘도 실컷 올려다보고 한강 주변으로 펼쳐지는 풍경과 강물이 흘러가는 아름다운 물살과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도 바라보고 즐겨야 한다.


문학인은 자연과 사람을 바라보며 느낀 풍경과 삶의 물살을 머릿속에 각인시켜 새로운 글제를 발견하여 글을 짓행위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남양주와 양평은 서울과 가까워 무수히 다녀왔다. 6번 국도, 용문사, 두물머리, 세미원, 수종사 등은 역사적 고개를 넘어 관광지로 발돋움한 곳이다.


강동에세이클럽에서 나들이로 남양주와 양평을 간다고 했을 때 사실 망설였다. 몇 번 아니 수십 번 갔단 온 적이 있는데 무엇을 더 보려고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냥 구경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문학의 의미를 두고 가는 것이라 동행하기로 했다. 그에 따라 자연을 바라보는 풍경과 역사의 흔적을 더듬는 시선과 관점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대학 졸업반 시절 야외수업 가는 것을 참 좋아했다. 과 대표를 맡아서 교우들이 야외수업을 가자고 하면 교수님을 찾아가서 교우들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 교수님은 좋은 장소를 선정해 보라고 했다.


과 부대표와 함께 대학 주변 산이나 과수원 등을 물색해서 야외수업을 다녔다. 가을에 야외수업은 수업보다 계절이 익어가는 풍성함과 멋진 풍경에 또 다른 맛을 제공해 준다.


문학인 나들이도 대학 시절 야외수업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문우들과 역사와 문학적 향기가 솔솔 풍기는 장소를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누며 계절의 정취를 즐기는 것은 또 다른 맛과 멋을 맛볼 수 있다.


요즘 날씨가 어제 다르고 오늘이 다르다. 무더위는 어느새 한풀 꺾이고 하늘을 맑고 밝게 푸르러만 간다. 가을에 나들이는 다른 무엇보다 풍성함을 찾아가는 여행이다.


마냥 푸르기만 했던 신록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을을 준비하기 위해 변색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문학 나들이를 통해 문우들과 친밀해지고 따듯한 공간을 함께 공유했던 추억을 두고두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멋진 추억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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