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구봉산 등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파트 정문 앞 도로에 차량이 길게 늘어섰다. 무슨 일이 있나 하고 아파트 정문 쪽을 바라보니 경찰이 정문 앞에 차를 세워 놓고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경찰이 음주단속을 하는 것은 이해한다지만 천여 세대가 입주해서 사는 아파트 정문 앞 길을 막고 단속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아침 출근시간에 아파트 차량 출입과 지나가는 차를 막고 음주단속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경찰에 음주 민원이 들어갔다 해도 최소한 아파트 정문은 피해서 음주단속을 하는 것이 맞다. 누가 음주를 했는지는 몰라도 한 사람을 위해 다수가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을 경찰은 왜 모를까.
아파트 정문 앞을 막고 음주단속 하는 것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잠재 음주운전자로 간주하여 단속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와 내용을 경찰은 알기나 하는 것일까.
법 집행에 따른 융통성과 재량이 없으면 선량한 사람만 피해를 보게 된다. 다른 시간이면 몰라도 아침 출근시간에 정문 앞을 막고 음주단속하는 사람의 속사정이나 한번 들어보고 싶다.
국가의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저런 방식으로 법을 집행하는 것은 법 집행이 아니라 재량권 남용이자 일탈이다. 법 집행은 집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변 상황과 사정을 고려해서 집행해야 한다.
누가 경찰서에 민원을 제기했는지는 모르지만 경찰이 법 집행에 융통성과 재량행위를 고려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집행한다면 그 피해를 보는 것은 천여 세대의 주민과 도로를 지나가는 차들이다.
음주단속은 술을 먹는 곳 주변에서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주민이 거주하는 곳을 막고 단속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음주 민원은 중요하고 피해를 당하는 다수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일까.
그리고 정문 앞 음주단속은 처음이 아니다. 며칠 전에도 아파트 정문 앞을 막고 음주단속을 했다. 아파트 주민을 볼모로 음주단속을 하는 것이 과연 음주단속 취지에 맞는 것일까.
경찰처럼 아파트 정문 앞을 막고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 있을까. 구청이나 세무서나 그 어떤 기관도 없는 듯하다. 아파트 정문을 턱 하니 막아서고 음주단속을 하는 이유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민원인의 민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민원을 통해 피해를 입게 되는 다수의 시선과 피해는 고려하지 않고 법을 집행하는 것이 과연 경찰이 나서서 해야만 하는 일인가.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이 공공의 안전과 질서를 지키지 않고 법을 집행하는 것은 공공의 안전과 질서보다 개인의 안전과 질서를 위해 법을 집행하는 꼴이 되고 만다.
사회적 정의를 지키고 공공을 보호해야 할 막중한 책무가 경찰에게 주어졌다. 그런데 공공 보호라는 목적을 버리고 개인의 목적을 위해 법을 집행하는 것은 재량권 남용이자 일탈이다.
아무리 음주 민원이 중요해도 그 이면에 드러나지 않은 공공의 안전과 질서를 생각하며 법을 집행하는 것이 옳다. 눈앞에 닥친 민원의 궁색한 답변보다 다수의 시민이 경찰을 믿고 살아가는 사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경찰뿐만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국가 기관이나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구청이든 세무서든 법을 집행하는 최일선에 근무하는 사람에게는 사회적 질서와 공공을 보호해야 할 책무가 주어졌다.
경찰은 다수 주민이 거주하는 아파트 정문 앞을 막고 음주단속 하는 것은 자제하고 피해야 한다.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이 사회적 질서와 공공의 보호를 위해 주변 상황을 고려하여 법을 집행하는 파수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