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글쓰기
열이 올라 잠이 든 아이의 얼굴과 이마에 살포시 손을 올린다.
아이의 얼굴 가까이 내 손과 볼을 대며 느껴지는 열감을 체크하고,
세 시간째 깨지 않는 아이 피부의 열기를 지나 오라오는 수분감에 고열이 아님에 안심한다.
여덟 날째 아이 둘의 독감 전투에 보초 중이다.
첫째의 5일간의 전투에 보초가 끝나갈 즈음, 둘째가 전장 앞에 섰다.
초반부터 넋다운이 되었던 큰 아이와는 달리 둘째의 전장은 그의 승처럼 부드럽고 조용했다.
3일째 되는 새벽, 아이는 밤새 열이 오르지도 않는데 뒤척거리고 낑낑거리고 잠꼬대를 해대며 싸움 중이었다.
덩달아 아이 옆침대에 누워 보초를 서던 나 역시 아이의 이마를 짚고, 상태를 살피느라 잠을 설쳤다.
열은 오르지 않으니 다행이다 싶은 아침을 지났다.
점심즈음 얼굴빛이 안 좋고 속이 안 좋아 약조차도 못 먹겠다는 아이의 열을 재보니 38.8
해열제까지 거부상태라 젖은 수건만 이마에 올리고 눈을 감고 세 시간째 잠 속이다.
깨지 않는 아이를 깨워 약을 먹일 필요도 용기도 없어 연신 아이의 이마 근처에 볼에 손을, 얼굴을 갖다 대며 조심스레 체온 체크 중이다.
이불을 차지 않는 것은, 이불을 끌어 덮지 않는 것은 체온 변화가 공격적이지는 않다는 신호다.
13년 아이를 키워낸 경력직의 여유다. 물론 약간의 불안은 안고 가지만.
흰 죽을 끓여놓고 책을 읽으며, 글을 쓰며 아이의 무사 전투 승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