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이야기 1
© dani_franco, 출처 Unsplash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일 늦은 아침
아이들에게 "엄마 투표하고 올게." 하며 나섰다.
미세먼지는 안 좋았지만 햇살은 참 화창한 오전이었다.
긴 줄에 서서 기다리면서도 따스한 햇살 덕에 기분 좋은 혼자만의 시간.
투표를 다하고 나서는 길 부모님 생각이 나서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 뭐하세요? 어디가?" 전화기 너머로 밖인 듯
소음이 들렸다.
문득 드는 궁금함에
"무슨 날이라서 가는 거야?
아님 엄마가 보고 싶어서 가는 거야?"
장난 반 궁금증 반 물어본 질문에 엄마는 대답한다.
그 대답에 뭉클 눈물이 차오른다.
70이 넘은 엄마도 엄마가 보고 싶을 거란 생각을 전혀
안 하고 살았다.
그리고 미안해졌다.
"그래, 외할머니 잘 보고, 조심해서 다녀와요."
70넘은 두 노인이 버스를 타고
엄마의 엄마 산소에 가는 길...
그 그림이 그려졌다. 요즘 많이 약해진 듯한 아내가
장모님 산소에 가자고 하는 말에 따라나서는
아빠의 마음은 어땠을까?
70 중반 할아버지가 된 사위가 장모님의 산소를
정리하며 어떤 생각이 드셨을까?
만약 그 모습을 외할머니가 바라보신다면
어떤 마음으로 보실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드며 외할머니 산소로 향하는
엄마의 마음을 왠지 알 것 같아 마음이 슬퍼졌다.
내가 노인이 되는 그때에 나에게도 엄마가 보고 싶은
숱한 날들이 있을 터인데 그때 나는 다시 볼 수 없는
엄마를 보고 싶은 마음을 어찌 견뎌낼까?
엄마의 "엄마 보고 싶어서."라는 말이 가슴을 때린다.
어느 힘든 날, 엄마를 부르고 싶어도, 힘에 겨운 날
엄마품에 안기고 싶어도, 엄마 밥이 먹고 싶어도,
엄마 잔소리가 그리워도 만질 수 없는 볼 수 없는 날이
오면 그날 나는 어떻게 할까?
그리고 내 딸아이들이 엄마를 보고 싶어도 못 보는 날이 오면 어떨까?
나는 엄마의 딸이고 나는 딸들의 엄마이다 내 딸아이들도 엄마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