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글쓰기
10살 큰 아이가 코로나에 확진되었다.
내가 확진되었다.
남편이 확진되었다.
둘째 아이가 열이 난다.
코로나도 이기는 '엄마'라는 이름!! 그리고 그 역할
온 가족이 다 코로나 걸렸어요.
그럼 그 가족의 식사는?
그 가족의 청소는?
그 가족의 병간호는?
그 가족의 육아는?
코로나 확진자가 만 명대로 주변까지 그 확산세가 몰려오면서 불안했다.
이 로나를 우리는 이겨낼 것인가? 아니면 감소세에 확진되는 일인이 될 것인가?
우리는 감소세와 함께 확진이 된 경우다.
토요일 큰 아이가 안 자던 낮잠을 자기에 이상하다 했더니 그로부터 우리 가족도 로나의 지배를 당했다.
난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이기에 차라리 아이를 돌볼 수 있게 함께 걸리기를 내심 바랬다.
그리고 확진이 됐는데 반가웠다.
왜냐하면, 난 엄마이기에 아픈 아이를 혼자 두고 출근하는 일이 오히려 맘 아팠기 때문이다.
그리고 출근해야 하는 날 자가진단을 하니 음성!
조금은 아쉬워하며 어쩌나? 애들은 어쩌지? 안 걸린 둘째를 첫째랑 같이 둬야 하나?
안 그러면 아픈 첫째 혼자 있어야 하니...
학교에 얘기하니 담임선생님이 언니가 확진이면 동생인 둘째도 집에서 대기하는 게 나을 거라 한다.
오히려 다행이다. 그럼 내가 출근하더라도 둘이 있을 수 있으니... 물론 아주 불안하고 둘째에게도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출근 전 전문기관의 검사 결과를 제출해야 할 의무 아닌 의무가 있기에 병원으로 향했다.
증상이 없으면 검사비가 3,4만 원 발생한다는 의사의 말에 둘째의 증상을 짜서 이야기하니
우리 정직한 둘째가 "아니요. 저 하나도 안 아파요." 하고 당당히 말한다. 목소리 크게...
그래서 그렇지 않아도 코 찌르는 거 무서워하고 아무 증상 없는 둘째는 패스!!
그럼 엄마는요?
"예, 저는 몸살 기운 약간과 목이 따끔, 두통이 있어요."
첫째 간호하느라 자는 둥 마는 둥 자다 깨다를 반복해서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검사 결과는 "양성"
"지금부터 격리하셔야 합니다."
도서관 들러 애들 읽을 책과 나 읽을 책 잔뜩 빌려오려고 딸딸이에 반납할 책을 잔뜩 실고 나왔는데 다시 그대로 들고 집으로 들어왔다.
남편도 퇴근 후 작은 아이를 데리고 pcr검사를 하러 갔다. 다음날 아침 남편은 확진, 둘째는 불확정.
그런데 둘째가 열이 난다. 39도가 넘는 열에 낮잠을 두 시간 내리 잔다. 열이 뜨거워 물수건을 해주고 열이 나느라 손발이 차가워진 아이의 발에 따뜻한 찜질을 해주고, 몸을 주물러 댄다.
그래도 열이 안 떨어진다. 해열제를 먹고 잤는데... 아세트아미노펜은 효과가 적다.
맥시부펜을 자는 아이를 깨워 시간차를 두고 먹인다. 열이 조금 내려갔는지 추워하던 아이는 이불을 발로 짜낸다. 휴~ 다행이다.
큰 아이가 입맛이 뚝 떨어졌다.
먹성이라면 뒤지지 않는 아이인데, 아침도 점심도 밥을 먹으라니 싫단다. 그 좋아하는 빵도, 고기도 싫단다.
코로나 걸리고 나더니 큰 아이가 안 하던 소리를 한다.
"엄마! 나 배불러요. 안 먹어도 돼요. 안 먹고 싶어요."
전에는 전혀 들을 수 없는 이야기다. 코로나가 입맛을 뚝 떨어뜨리긴 하나보다.
그래도 먹여야겠기에 아침은 협상을 하며 먹이고, 점심은 협박하여 먹이고, 이렇게 어미는 큰 아이 입맛 떨어진 거 기침하는 거에 신경 쓰여 대응 중이고, 작은 아이 열나니 그거 돌보느라 정신없다.
남편은 확진 문자를 받고 나서도 집을 근무지 삼아 일을 한다.
끝 방에서 계속 업체랑 전화를 하고, 컴퓨터를 하고 바쁘다.
진작에 그렇게 일하지. 코로나로 격리됐는데 저리 일을 열심히 하는가? 평소 퇴근시간인 6시를 넘긴 7시까지 일을 하신다.
그래서 아이들의 삼시 세 끼는 엄마인 내가 맡고, 아픈 딸들 간호도 내가 맡고, 미세먼지 많은 날 환기한다고 열어놓은 집안에 들어온 먼지 닦느라 청소도 내가 하고, 일하느라 미뤄놨던 아이 신발 빨기도 내가 하고, 건조한 집에 아이들 더 안 좋아질까 가습기 틀고 빨래해서 널어두는 것도 내가 한다.
나는... 코로나에 확진됐다. 나는 엄마다.
확진되기 전 큰 아이가 먼저 확진됐다. 토요일 열이 나는 큰 아이를 밤새 간호하고 나니 일요일 너무 피곤하다. 아이의 열이 오르락내리락 잠깐씩 누워 눈을 붙이며 약을 먹이고 밥을 먹이고 한다.
월요일 아침 눈을 뜨니 어제보다 조금 나은 듯하다.
모닝 루틴으로 기도를 하고, 성경을 읽고, 확언을 쓰는데 너무 피곤하다.
너무 힘들다.
피곤해서 그런가? 혹시 몰라 자가 키트를 한다. 음성이다.
출근을 해야 하는데 딸들이 걱정이다. 큰 아이 작은아이 학교에 연락을 하고, 학원에 연락을 하고, 오늘 출근하려면 아이들 점심이 문제다. 아이들끼리 있을 텐데 점심 거리 간식거리도 준비해야 한다.
작은 아이 담임이 격리기간 동안 학업을 위해 책을 가져가란다. 그것도 챙겨야 하고.
일주일 격리되어있을 딸아이들을 위해 책을 빌려놔야겠다. 나도 혹시 모르니 나중을 위해 책을 내 것까지 빌려야지. 바쁘다. 그래도 아이들을 상대하는 직장에 출근을 하려면 전문가를 통한 검사 결과가 필요할 테니 신속항원 병원에 간다.
둘째를 데리고 신속항원검사 병원에 가서 확진이 됐다는 안내를 받았다. 다행이다.
아이들만 두고 나가지 않아도 된다. 내가 아픈 건 상관없다.
그런데 확진됐다고 해서 그런지 몸이 더 아프다. 목이 아프다. 가래가 목 뒤에 그득함이 느껴진다.
코로나 천국에 있는 아직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무증상 둘째에게 미안하다.
주말 내내 온 식구가 어질러놓은 집을 그대로 둘 수 없다. 환기를 시킨다. 세균 가득한 화장실을 청소한다.
미세먼지 가득한 집을 닦는다.
이제야 잠시 눕는다. 남편이 퇴근을 한다. 남편이 작은 아이를 데리고 pcr검사를 간다.
나는 저녁을 한다. 도통 입맛이 없다. 냉장고에 한 주간 먹을 장을 봐놓은 상태라 먹을 게 가득인데 전혀 입맛이 없다.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다.
그래도 아이들을 먹여야 하기에 팽이버섯 삼겹살말이를 해본다. 미나리를 무쳐본다.
전혀 먹고 싶지 않다. 아이들이 먹고 싶을까 싶다. 엄마가 입맛이 없으면 요리가 힘들구나 새삼 느낀다.
남편은 돌아와 저녁을 먹으라고 차려줬더니 안 먹는단다. 그럴 줄 알았으면 미나리는 안 무치는 건데...
나 먹으려했다심 치더라도 좀 약 오르다.
화요일 아침 남편 확진, 작은아이 불확정 문자가 왔다.
작은 아이가 열이 난다. 나도 어제보다 몸이 안 좋다. 목은 더 부은 느낌, 기침도 나오고, 머리도 몸도 무겁다.
그런데 자꾸 쉬려고 하면 해야 할 일들이 생각난다. 이런 몹쓸 신데렐라 기질...
쉬어도 되지만 쉴 수 없는 나, 아프지만 누워있을 수 없는 나, 코로나가 와도 온 가족이 다 확진이어도 나는 못 쉰다.
온 가족이 동시에 확진되었다는 건, 온 가족이 다 있는 주말이 7일이나 되는 것, 엄마가 아픔에도 불구하고 7일 동안 가족을 돌보아야 하는 것.
남편과 사이가 별로인 상태로 온 가족이 확진된다는 건 엄마에겐 그냥 주말이 7일이나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나는 엄마다.
로나보다 더 무서운 것은 내가 엄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