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글쓰기
"아빠, 저기 저 나무는 무슨 나무야?"
"목련꽃나무야. 아빠는 저 목련꽃 안 좋아해."
"왜?"
"저 꽃은 떨어지면 주변이 엄청 지저분해지거든. 그래서 사람들도 목련꽃은 별로 안 좋아해."
벚꽃 보러 간다고 긴 차들의 행렬 사이에 끼어서 바깥 풍경을 보던 아이와 아빠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좀 씁쓸하다.
벚꽃은 피기 전부터 사람들을 설레게 하는데, 목련은 꽃봉오리가 터져 피기도 전에 저런 대우를 받다니 그 대우에 목련이 불쌍하다.
"왜? 목련꽃 보러 가는 사람도 많고, 목련은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이기도 해서 사람들이 반가워하는 꽃이야. 밤 불빛에 하~얀 목련꽃이 비춰지면 얼마나 고상하고 아름다운데."
마음 속 이말을 하려다 그냥 참았다. 다만 아이에게 피지도 않은 목련이라는 꽃에 안 좋은 이미지가 심어질까 걱정이 된다.
4월 봄을 알리는 햇살과 따스한 날씨가 사람들을 설레게 한다.
그리고 그 따스한 햇살 아랫사람들이 자주 하게 되는 말이
"올해 벚꽃 구경은 언제 가야 하나? 어디로 가야 하나?"
"작년에는 거기 가서 벚꽃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왔잖아."
"올해도 벚꽃구경 가야 하는데..."
벚꽃의 대우는 이렇다.
샤랄라 예쁜 치마 입고 수줍은 핑크빛 벚꽃을 맞으러 다들 먼길 마다하지 않고 밀리는 찻길 마다하지 않고 벚꽃을 만나러 간다.
3월 날씨가 따스해지일 즈음 가장 먼저 목련꽃이 봉오리를 준비한다.
그 모습이 참 귀엽다. 그리고 반갑다. "곧 따스한 봄이 오려나 봐. 목련이 피려고 하네."
산책길 맞이한 목련꽃 봉오리에 반가워한다.
그런데 목련은 그 봉오리 지인 때가 가장 아름답다.
필 듯 말 듯 오므라진 상태가 가장 아름답고 활짝 만개하면 그 꽃잎의 무게에 발랑 벌어지는 모습이 또한 그리 아름답지는 못하다. 그리고 꽃잎이 떨어질 때가 되면 하늘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을 때는 그리 커 보이지 않던 잎이 땅바닥 널브러져 있는 모습에는 그리 크게 느껴질 수 없다.
땅 위에 널려진 잎이 사람들의 발에 밟히기라도 하면 그 색이 진한 갈색으로 변해 더 보기 싫게 생긴다.
그리고 사람들의 눈에 목련꽃나무의 주변이 지저분하게 느껴진다.
꽃잎 하나 모르고 밟으면 미끈... 발을 들게 된다.
반면 벚꽃은 하늘에 있어도 좋아하고 그 떨어지는 모습에도 사람들은 '벚꽃비'라며 그 비를 맞으러 떨어지는 꽃 맞으러 또 꽃구경을 간다.
그리고 다 떨어진 꽃잎이 바닥에 쌓여있었도 그 모습이 아름답다며 사진을 찍어댄다. 발을 살포시 올려본다.
그리고 땅바닥에 떨어진 그 잎마저 아름답게 바라본다.
벚꽃잎 다 떨어져 초록이 된 나무를 보면서도 이제 다 떨어졌다며 아쉬워한다.
둘 다 봄을 대표하는 꽃인데 어찌 저리 대우가 다를까?
벚꽃은 일본을 대표하는 꽃으로 알고 있다. 벚꽃이 우리나라에 이리 퍼진 이유도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일본이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를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 생명력이 좋은 벚꽃을 많이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맞는 이야기인지는 정확히 모르나 그 이유가 좀 별로다.
그래도 일본이 벚꽃의 원산지는 아니라 한다. 그리고 벚꽃의 여러 종 중 '왕벚나무'는 제주도가 원산지라니 좀 덜 억울하다.
목련은 한국과 일본에 분포되어 있는 꽃으로 꽃말이 고귀함이다. 봉오리 진 그 생김새가 고귀한 느낌이 든다.
내 기억에 목련은 학교의 대표 나무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지만 내 초등학교 시절 학교를 대표하는 교목도 우리 아이들 학교의 교목도 목련이었다.
어릴 적 학교 운동장 가운데 여럿이 팔을 합쳐야 잡아지는 목련 나무가 있었고, 그 나무 아래에서 해를 가리며 쉬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목련은 내게 든든함을 느끼게 한다.
목련도 그 주 분포 지를 일본에 두었지만 느낌이 다르다.
꽃들이 피어나는 4월 봄을 맞이하며, 길가에 피었다 떨어지는 꽃잎을 보며 그 떨어진 꽃들을 아름답다 여기는 나를 보며 문득 목련이 떠올라 미안해지는 마음이 들어 글로 미안함을 좀 덜어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