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어진 어깨를 펴고 일어서니
뿌리가 저 아래 내려다보인다.
이상과 이성은 멀찍이서 관찰하며 판단하지만,
내 스스로 흐르는 상태가 되면서
난 좀 더 자유로워졌고
부대끼며 아픈 것에서도 덜 민감해졌다.
익숙한 자리에서 외롭고 낯선 자리로 이동하려는 것은
내 의지이다.
불완전하거나 예측 불가능한 약함 속으로 존재를 내던진다.
왜냐하면,
익숙해지려는 몸부림 속에서 배움이 일어나고,
끊임없이 마주하는 낯섦에서
비로소 타인과의 공감으로 연결되길 바라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는 익숙해지려고 애쓰고,
막상 익숙해지면 또 그 익숙함을 벗어던지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걸 어리석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 반복이 바로 살아있음의 증거라고 믿는다.
고정되지 않고
멈추지 않고
새롭게 되길 주저하지 않으며
약한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그리고 그것은 곧,
인간이 변화할 수 있다는 가장 깊은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