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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성자의 변화

by gigigam

굳어진 어깨를 펴고 일어서니

뿌리가 저 아래 내려다보인다.


이상과 이성은 멀찍이서 관찰하며 판단하지만,

내 스스로 흐르는 상태가 되면서

난 좀 더 자유로워졌고

부대끼며 아픈 것에서도 덜 민감해졌다.


익숙한 자리에서 외롭고 낯선 자리로 이동하려는 것은

내 의지이다.

불완전하거나 예측 불가능한 약함 속으로 존재를 내던진다.


왜냐하면,

익숙해지려는 몸부림 속에서 배움이 일어나고,

끊임없이 마주하는 낯섦에서

비로소 타인과의 공감으로 연결되길 바라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는 익숙해지려고 애쓰고,
막상 익숙해지면 또 그 익숙함을 벗어던지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걸 어리석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 반복이 바로 살아있음의 증거라고 믿는다.


고정되지 않고

멈추지 않고

새롭게 되길 주저하지 않으며

약한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그리고 그것은 곧,

인간이 변화할 수 있다는 가장 깊은 증거다.


Vincent_van_Gogh_-_Moerbeiboom.jpg Vincent van Gogh, The Mulberry Tree, 1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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