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인다는 것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건, 생각보다 많은 힘을 쓰는 일이다.
누군가에겐 가볍고 자연스러운 과정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새로운 세계가 나의 삶에 스며드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만남이란 결국 상대를 알아가는 일이다.
상대가 핫초코보다 커피를 좋아하는지,
밴드 사운드보다 클래식을 즐기는지.
그 작은 취향 하나하나를 알아가는 일이 곧 관계를 쌓는 일이 된다.
하지만 알아가야 할 것이 취향 뿐이겠는가.
상대가 품고 있는 어려움, 상처, 혹은 그 사람이 지닌 심리적 부담이나 복잡한 가족사 역시,
결국 내가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 '세계'가 된다.
따라서 누군가를 내 삶에 들인다는 건 이렇게 새로운—좋든, 아프든— 세계가 나의 삶에 스며드는 일이다.
그로인해 내가 더 아파질 수도, 행복해질 수도 있지만...
어찌 되었든 감당해야 할 몫은 내게 있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사람에 앞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내 삶에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변화를 기꺼이 허락할 마음이 없다면, 아마 아직 새로운 만남을 시작할 때는 아닐 것이다.
이건 연인 사이 뿐만이 아니라 가족, 친구를 포함한 모든 관계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새로운 가족이 될 강아지를 입양할 때도,
퇴근 후 넷플릭스를 보며 쉬던 시간을 산책 시간으로 바꿔야 한다.
아이를 낳으면 더 크고 깊은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내 공부, 운동, 쉼을 위해 쓰던 시간을
아이의 놀이와 양육을 위해 기꺼이 내어주게 될 테니까.
삶의 구조가 이미 변했는데도
정작 나의 삶을 이전과 똑같이 유지하려 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종착역은 갈등이다.
누군가가 나때문에 슬퍼하거나 화를 내고 있다면,
그때는 잠시 멈춰 생각해볼 일이다.
나는 정말 내 시간을 상대에게 내어주었는가.
그의 세계를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는가,
아니면 조용히 부정하고 밀어내고 있는가.
새로운 존재를 삶에 들이는 일은 결국 '나의 변화'를 요구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변화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을 때에야 비로소,
새로운 관계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