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친한 형이 교환학생 면접을 보셨다고 하셨다. 나는 그런 프로그램이 있는 지도 몰랐었다. 그리고 중국에 대해서는 그 당시 관심도 없어 무심코 지나갔었다. 그 형은 면접에서 떨어졌다고 하셨다. 한 학기가 지나고 또 교환학생을 뽑는다는 공고가 올라왔다. 이번에는 정부지원 사업이라 지원이 많아서 인원을 대폭 늘렸다고 하여 뭔가 관심을 더 가지게 되었다.
당시 중국보다는 일본 아니면 영어권 국가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도 한국에 있는 것보다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어 많은 고민 후 가기로 결정했다. 중국어를 ‘이얼싼쓰’도 모르는 상태에서 지원하고 면접을 보는 게 모험이었는데 생각보다 지원자가 적어 쉽게 합격을 했다. 막상 또 합격하니 걱정도 되었지만 기대도 컸다.
중국.....지금도 중국 하면 더럽다, 음식이 기름지다, 위험하다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먼저 떠오른다. 그때도 그런 이미지 때문에 부모님들께도 걱정이 많으셨지만 한창 중국이 미국과 견줄 수 있는 나라로 발전 중이라 미래에 대한 준비 차원에서는 응원도 해주셨다.
사실 고등학교 수학여행을 베이징으로 갔었다. 그저 가이드 손에 이끌려 간 투어라 기억이 많이 남지가 않았고 아쉬움도 많았다. 그래도 한번 다녀온 적이 있다는 경험이 나에게는 조금의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그렇게 나는 친구도 지인도 없이 비행기에 올랐다.
그 당시 우한으로 가는 직항이 없어 상해에서 환승을 해야 했다. 오전 중에 출발했는데 우한 톈허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밤이었다. 20명 정도 되는 인원과 버스를 타고 식당으로 우선 향했다. 그때의 야경들은 모든 게 새롭고 좋았다. 식당에 도착하고 나서야 서로 인사를 하게 되었고 알고 보니 학과 선배님도 계셨다. 중국어과 학생들은 서로 친한 게 보였고 나처럼 타과생들은 타과생들끼리 자연스럽게 뭉치게 되었다. 나중에 수업도 타과생들끼리 따로 한 반이 되었다.
첫 중국 음식은 굉장히 낯설었다.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 나도 거의 다 남길 정도로 못 먹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비싼 음식점이었는데도 나한테는 특유의 향신료가 굉장히 거슬렸다. 그렇게 배고픈 상황에서 화중사범대학교로 향했고 기숙사 배정을 받았다. 방 상태는 만족했다. 침대, 책상, 옷장, TV가 전부였지만 사는 데는 아무런 문제없었다. 그렇게 낯선 환경에서의 첫날밤이었지만 많이 피곤했는지 꿀잠 잤다.
다음날 우리는 환영식을 위해 학교 고급 식당 향했다. 이 날 처음으로 학교 풍경을 봤다. 전체적으로 나무가 많아 초록초록했고 산책길을 연상하는 캠퍼스 분위기가 좋았다. 이때 먹은 음식들도 전날 먹은 음식과 비슷하게 거의 손이 가지 않았다. 음식에 적응을 못하고 있는 내가 신기하기도 하면서도 걱정이 컸다.
2009년도 우한 화중사범대학교에서의 출발이 걱정스럽기도 하면서 기대도 되었다. 본격적으로 수업도 빨리 시작하고 싶고 앞으로 겪을 일들이 나에게는 설렘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기대된다! 나의 중국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