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폭발한 국뽕, 유치한 거 아는데 답답해서 그래
유치국뽕
요즘 같은 시기에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알맞은 처신인듯하여 직접적인 언급은 안 하려고 했다.
하지만 나같이 수다스러운 녀석은 그게 쉽지 않았는지, 결국 오늘 이 시간이 되어서 그간 답답하게 참아온 말들이 터져버렸다.
나중에 누군가에게 어떤 식으로 불이익을 당할지, 손가락질을 당할지 모르겠지만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실은 다들 아는 이야기, 하지만 불안과 혐오에 가려져서 종종 지나치는 이야기.
요즘 청정지역 중남미에도 코로나 확진환자가 생겼다. 그리고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와 조롱도 늘어만 간다. 이곳 볼리비아에서도 아시아인을 코로나라고 부르며 조롱하는 일이 있었다.
그래, 좋다. 조롱하고 욕해라. 당신의 지성과 이성, 감성 모두가 그것이 옳다고 믿는다면 그렇게 해라. 당신을 둘러싼 혐오와 악의에 당신 또한 동참하겠다면 그리해라. 내게는 당신을 말릴 힘도 수단도 없다.
역병은 중국에서 시작했고, 지금 한국은 인구 대비 확진환자 비율이 가장 높다. 일본은 크루즈 한 척이 통째로 병에 걸렸다. 심지어 한국에는 어떤 종교단체로 인해 급속도로 역병이 창궐했다. 그 와중에 정치인들은 서로에게 틀렸다며 손가락질하고 당파 싸움하기 바쁘다. 어떤 장사치들은 눈앞의 이윤을 위해 불안을 조장하고 그것으로 배를 불린다.
그것이 조롱과 혐오의 이유라면 나는 정말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손가락질하며 비아냥하는 당신들의 불안을 위로할 방법도 없다.
하지만, 지켜봐라.
당신들이 조롱하고, 병균 취급을 하더라도,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비하하며 움츠러들어도,
세계에서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 이 빌어먹을 역병을 제일 먼저 이겨내는지, 제일 먼저 종식시키는지 말이다.
한국인은 지독한 민족이다. 긴 역사 속에서 외침을 막아내며 이곳까지 왔다. 가난하여 하루 한 끼도 버거운 시절을 넘어 여기까지 왔다. 이 작은 나라에 대단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 악착같이 버둥대며 여기까지 왔다.
우리는 자신의 나라를 지옥이라 부르면서도 그 지옥이 다른 누군가의 손에 희롱당하는 건 참지 못하는 이상한 민족이다.
지독하게 이상한 민족이다. 그리고 지독하게 위대한 민족이다. 그리고 한국은 지독하게 위대한 민족이 포기하지 않은 위대한 나라다.
이런 지독하고 위대한 민족이 역병을 만나면 어떻게 하는지 두고 봐라. 그리고 그때 가서도 조롱하고 비아냥거리며 손가락질할 수 있는지 봐라.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아끼고 아껴 이만큼만 쓴다.
더불어 대한민국 질병관리본부와 위대한 의사들, 위대한 간호사들, 그리고 그보다 더 위대한 양심과 의식, 행동이 있는 한국인들에게 멀리서 나마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이주혁 님의 말씀을 빌린다.
"표현을 똑바로 합시다.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게 아니라
환자를 빠르게 찾아내고 있는 것입니다."
볼리비아에서 갑자기 국뽕 폭발한 김종빈 드림.
추신, 나는 한국이 싫다. 마음에 안 든다. 짜증 난다. 하지만 우리 집 병신은 욕해도 내가 욕한다. 우리 집 병신은 패도 내가 팬다. 손대지 마라.
한국인은 말이다. 우리끼리 박 터지게 싸우다가도, 외침이 들어오면 휴전한다. 그리고 외침부터 줘패서 아작내고 나서 그 뒤에라야 우리끼리 다시 싸운다. 한국인 상대할 때 참고들 해라. 앞으로 한국인 조롱할 때 잘 생각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