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기도

by 서량 김종빈

나 조차도 잊었던 것들이,

어딘가에 남아서, 누군가에게 남아서,

나를 다시 찾았다.


간신히 한 줄을 적어내던 밤도,

한낮에 정신없이 써내려 가던 순간도,

신들린 듯 한 호흡에 한 구절을 토해내던 계절까지.


심지어 오랜 시간 아무것도 써내지 못하던 오늘 마저도.

모두는 어딘가에 있었다.


나는 결국 평생 무언가를 적거나

애써 토해내 가며 살아가겠지.


참으로도 영광이다.

끊어내지 못하는 이 어수선한 마음이

나를 한 없이 살아가게 할 테지.


내 삶이 한 줄의 문장으로 끝날 수 있다면

참으로 기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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