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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량 김종빈 Aug 03. 2021

어린왕자가 하필 사막에서, 굳이 양을 찾던 것처럼.

감동

 답답한 도시 한복판이라도

요즘은 가끔 괜찮구나 싶을 때가 있지요.


 갑작스레 쏟아지고는 그쳐버리는 비를 보면

예전, 여행 중에 만나던 날씨같아서 반갑거든요.


 억수같이 쏟아지고, 거짓말같이 개이는

비를 만나면, 우산이 없는 난감함보다,

비에 젖을까 걱정스러운 마음보다

감격하고 말아버리는 거죠.


 도시가 제멋대로 바쁘게 돌아가도

혼자 잠깐 멈춰버리는 감동.


 당신의 사막은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허허벌판이라면서도 당신은 기어이 뭔가를 찾아내죠.


 삶이란 그게 숙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답답한 도시에 갇혀살더라도, 텅빈 사막 위에서라도

감동을 찾아내는 일 말입니다.


 힘들죠. 지치고, 괴롭고, 어지럽고,

가끔은 나몰라라 하고 싶고,

미운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많은지.

사실 세상은 그리 살기 좋은 곳은 아니죠.


 그래서 숙제일지도 몰라요.


 감동할 것 없는 세상이라도,

감동하고, 감격하고, 감사하고,

그것으로 조금 더 살아가라는.


 당신이 사막에서 무사히 돌아오기를.

그래서 당신의 사막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를.

그리고 당신이 여전하기를


바라겠습니다.


 추신, 당신은 올해 여름을 겪어보지 않아서 모를겁니다. 올해 내린 비가 얼마나 멋진 비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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