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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량 김종빈 Dec 22. 2021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동지강림

 벌써 동지란다.


 벌써라는 말이 무색한 12월이지만

기분은 벌써다.


 밤이 가장 긴 오늘이라 하여도

딱히 다를 것은 없건만

기어이 꾸역꾸역 의미를

채워 넣는다.

 

 구깃한 의미들이 순간의 틈새마다

간신히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은

내 자리 또한 그러한 까닭이다.


다시 또 새로운 시대다.


 내가 사라져도

버젓이 남을 세상이라지만

아랑곳 않고 새로운 시대라며

내 자리를 꽂아놓는다.


 그런 것들이 삶이라, 시대라,

그리고 동지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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