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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안녕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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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량 김종빈 Feb 08. 2023

삶에서 정녕 내 뜻대로 되는 것이 말씨만 한게 있을까.

예쁜 말

 말이 가지는 위력이 얼마나 거대한지, 말이 가지는 영향력이 얼마나 넓은지 몰랐다.

 거친 단어를 즐겨 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어린 마음이고 젊음의 객기였다고 변명하기에는 너무 과하였다.

 거친 단어가 흠이 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말, 안 써도 좋았을 표현, 실수라고 하기에는 의도가 있는 단어들은 말을 말답지 않게 만들었다.

 욕설이나 비속어가 멋지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변질된 외래어가 전문적으로 보여서 따라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욕설이나 비속어조차 자연스레, 제대로 사용한 적이 있었던가 생각해 본다.

 욕설을 난하는 것보다 화가 난 것을 꾹꾹 눌러가며 차분히 설명하는 것이 훨씬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안 것은 부끄럽게도 마흔을 앞둔 최근의 일이다.

 매번 거칠고 억셀 수는 없다. 항상 단단해서도 곤란하다. 삶은 그런 것이 아니기에, 그러하기에는 너무 서글프고 결국 창백한 낯빛으로 숨을 헐떡이고 말기에 우리는 종종 부드럽고, 유연하고 말랑거리기를 바란다. 삶을 채색하는 말 또한 그러하기 바란다.

 어여쁜 모양새가 아닌 나라도 부디 예쁜 말씨로 희로애락을 부족함 없이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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