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는 말을 들으면 오히려 힘이 빠지는 이유
예전에 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처럼 보이는 누군가에게 ‘힘내’라는 말을 건넨 적이 있다. 그런데 나의 말이 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되기는커녕 오히려 그 뒤로 나와 그 사이에 보이지 않는 어떤 벽이 생긴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도대체 왜 그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나는 그 이유는 아마, 내가 그가 당연히 힘든 상황에 놓여있을 것이라고 지나치게 섣불리 판단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했다. 실제로 그는 아무렇지 않게 잘 지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힘내’라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자신의 모습이 외부에서 봤을 때, 좋지 않게 보일 수도 있다는 걱정과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되었을 수도 있다. 그 후로부터 그는 이전에는 느끼지 못한 새로운 종류의 고통에 느끼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자연히 나에게도 부정적인 감정이 생겼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나 그러한 경험을 통해서 ‘힘내’라는 말을 너무 쉽게 뱉었다가는 다른 누군가로 하여금 힘이 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힘이 빠지게 만들 수도 있으며, 나에게는 상대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아무런 권한도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뒤로 나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을 만날지라도 ‘힘내’라는 말을 가볍게 하지 않기로 다짐했으며, 내가 정말 그를 도와주고 싶다면 ‘힘내’라는 말보다는 그가 실제로 힘을 낼 수 있도록 어떤 구체적인 도움을 주는 편이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직 ‘힘내’라는 말을 통해서 상대로 하여금 힘을 내도록 만드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일뿐만 아니라 오히려 상대를 좌절감에 빠뜨리는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