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으로 10_스페인 3
♡ 스페인의 극성스런 모기
발랜시아는 오렌지로 유명한 해변마을이다. 5시간을 달려서 새로운 숙소에 도착을 했는데 이번 숙소 호스트는 그동안 만났던 호스트 중에 가장 영어를 못하는 아주머니다. 그래도 스페인어로 많은 것을 알려주려고 노력하는 아주머니의 웃는 인상이 마음에 들었다.
이곳 발랜시아의 마트에는 싱싱한 해산물이 많았기에 새우구이와 해물잡탕밥으로 그럴싸한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깨끗한 바람이 기분 좋게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넓직한 발코니에서 석양이 드리워진 붉은 하늘을 배경으로 한 저녁식사는 그야말로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냈다.
그런데, 모든 것이 다 좋을 수만은 없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가? 이번 숙소에는 이상하게 모기가 엄청 많았다. 식사 중에도 다리를 공격해대는 모기들과 전쟁을 치러야 했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배가 빨갛게 차올라있는 모기들을 잡느라 한바탕 난리를 치러야 했다.
다행히 프랑스에서 구입해서 가지고 온 전자 모기향이 있어서 잠자는 동안은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지만 내일부터는 또 어떻게 전쟁을 치러야 할지 걱정이다.
스페인 여행을 끝마치고 포르투갈을 거쳐서 두바이를 가기로 하고 숙소를 예약해놨지만, 그 다음에는 어디로 여행을 갈지 결정을 못하고 있는데 아내가 말레이시아의 조호루바루에서 한 달 살기를 하는 건 어떠냐고 제안을 한다.
신선한 아이디어다 싶어서 바로 11월 한 달간 지낼 숙소를 예약했다. 한 달에 94만원인데 레지던스 호텔이라서 시설도 좋아 보이고, 20층이라서 전망도 좋아 보여 마음에 들었다.
♡ 이사는 힘들어
오렌지 마을을 떠나 이번에는 산 속에 있는 다음 숙소로 향했다.
이번 숙소는 호스트가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서 스페인에 있는 자신의 빈집을 숙박공유 시스템을 이용해서 빌려주는 곳이다.
숙소 근처에 도착해서 호스트의 친구를 만나 숙소 열쇠를 받을 수 있었다.
숙소로 올라가려는데 이런! 숙소가 4층이다. 엘리베이터도 없다.
큰 캐리어 두 개, 작은 캐리어 하나, 아이들 배낭 두 개, 우리들 배낭 두 개, 식료품 장바구니 두 개, 거기에 잡동사니 장바구니까지 들고 올라가려니 보통일이 아니다.
그래도 숙소가 높은 언덕위에 있는 아파트의 꼭대기 층인 4층이어서 전망은 정말 좋다. 이곳 숙소도 공동으로 사용하는 수영장이 있기는 한데 이제는 날이 제법 쌀쌀해서 수영장을 사용할 일은 없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