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으로 13_말레이시아 3
♡ 싱가포르 관광
드디어 싱가포르 여행이다. 조호르바루에 들어온 지 13일 만에 숙소를 벗어난 처음 관광이다. 그동안 정말 무의미한 시간만 보내는 거 같아서 답답했는데 드디어 오늘 새로운 경험을 하러 출발한다.
오늘은 아이들이 앞장서서 안내를 해주기로 했는데 기대 반 걱정 반 이다. 걱정이 돼서 싱가포르 여행지들을 지도에 표시하고 캡쳐 해서 가족 단체 카톡방에 올려놓고 교통편도 미리 알아놓았다. 출발 전에 오늘의 코스를 물어보니 말만 앞서는 막둥이보다는 그래도 언니가 좀 나아서 오늘의 관광을 언니가 주도하기로 했다.
오후 2시쯤 점심을 먹기 위해서는 12시에 출발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조금 늦게 출발하기도 했지만 낮 시간인데도 출입국장에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아서 첫 번째 목표 장소인 차이나타운까지 가는데 무려 4시간이나 걸렸다.
오후 4시가 넘었으니 우선 밥부터 해결하기로 하고 큰아이가 알아본 중국요리 맛집을 찾아갔다. 꿔바로우가 맛있는 집이었는데 다른 메뉴들도 우리입에 딱 맞는 집을 용케도 잘 찾았다 싶어 칭찬해 주었다.
배부르게 먹고 차이나타운을 구경하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서 머라이언 파크에 도착했다. 마리나베이와 머라이언을 실제로 보니 ‘아! 우리가 드디어 싱가포르에 왔구나!’ 싶었다.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가든스베이의 실내 정원 중 한 곳은 열대 식물들과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공존하는 희한한 공간이었는데 시원하게 에어컨이 틀어져있는 곳에서 어떻게 열대 식물들이 저렇게 무성하게 잘 자라고 있는지 그게 마냥 신기했다.
예쁘게 생긴 선인장부터 크리스마스 장식과 동화 속 난쟁이 할아버지들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서 사진에 담고 싶은 곳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열대 정글을 실내에 옮겨놓은 곳이었다. 여기는 정말 더 대단하다. 하루 종일 관람해도 부족할 것 같은 다양한 식물들과 이걸 또 이렇게 전시할 수도 있구나 싶은 아이디어들. 사진을 찍고 또 찍어도 다 담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아내는 이곳 식물원에 완전히 반해버렸다.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아내의 모습을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덕분에 나에게도 행복이 전해지는 듯 했다.
다음은 싱가포르 플라이어다. 대관람차인데 한칸의 크기가 성인 삼사십명은 들어갈 수 있을법한 넓은 공간이었다. 저녁 7시 쯤 탑승한 덕분에 야경을 볼 수 있었는데 싱가포르의 야경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마리나베이 앞의 분수쇼를 보러 가는 길에 마리나베이 쇼핑몰에 잠간 들려봤는데 여기도 두바이 몰 이상으로 크고 멋진 공간이다. 비록 날씨는 한여름처럼 더웠지만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놓으니 그나마 연말이라는 게 느껴진다.
마리나베이 앞의 분수쇼는 두바이 몰에서처럼 분수들이 춤을 추는 그런 분수쇼와 다르게 안개처럼 분사된 분수가 스크린역할을 하고 그 안개 분수 위에 레이져를 쏘아서 연출하는 방식이어서 약간 몽환적인 느낌도 주는 색다른 방식의 분수쇼였다.
다음날도 큰딸아이의 인도를 따라 싱가포르 관광을 시작했다. 미리 지도를 보며 찾아가는 길을 익혀놨었는지 싱가포르에서 유명하다는 셀피커피를 맛볼 수 있는 커피숍으로 주저함 없이 안내해주는 딸아이가 기특했다.
셀피커피는 방송에서 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역시 뭐든지 직접 경험해봐야 그 실체를 알 수 있는 것 같다. 커피나 차위에 크림을 가득 띄우고 그 위에 식용색소로 된 컬러 프린팅을 해주는데, 현장에서 직접 찍은 사진을 바로 프린팅해 주는 방식이라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다. 생각보다 해상도도 뛰어났다.
서로 자기들의 얼굴, 입, 머리에 빨대를 꽂아서 조금씩 찌그러지는 사진을 보는 재미도 독특했다.
간단한 저녁식사를 하고 발을 바쁘게 움직여 가든스베이의 음악 레이져쇼를 보기위해서 한 시간 전에 도착했는데도 앉아서 볼만한 자리는 거의 다 차고 없었다. 한참을 기웃거리며 돌아다니다가 어렵게 자리를 잡고서 기다리는 동안 스르르 잠이 들었었나 보다.
사람들의 함성소리와 음악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클래식 음악에 맞춰서 커다란 원기둥을 장식한 형형색색의 불들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 게 정말 멋있다.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배경으로 깔아준 클래식 음악이 내 마음을 더 설레게 했다. 나중에 한국에 가면 오디오와 클래식 음반을 사야겠다는 욕심이 들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