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준비 7
여행을 위해서는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
여러 여행관련 서적과 블로그 들을 검색해보니 가족여행을 할 때, 4인 가족이 한 달간 여행하는 비용으로 보통 1,000만원∼1,200만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여기에는 숙박비와 교통비가 포함되어있어서 여행하는 나라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우리 가족은 유럽을 여행 할 때는 한 달에 1,200만원 정도가 들었고, 동남아를 여행 할 때는 한 달에 800만원 정도가 들었다.
우리 가족은 네 명이므로, 6개월간 7,200만원의 예산이 필요했다. 나는 퇴직을 한 상태이고, 아내는 무급휴직을 신청한 상태여서 우리에게 그만한 돈을 마련할 방법은 대출밖에 없었다. 다행히 은행에 주택담보로 겨우 여행비용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것도 감사했다.
여행을 다녀온 지금, 일상으로 돌아온 나와 아내는 이제 열심히 벌어서 은행대출을 줄여나가야 한다. 하지만, 예전처럼 은행대출이 있다고 힘들어하지는 않는다. 여행을 통해 미니멀 라이프가 몸에 배어있으니까.
여행에서 얻게 된 가장 소중한 것 중에 하나는 긍정의 마인드와 어떤 상황에서도 불평하지 않고 침착하게 새로운 계획을 세워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것도 가족이 다 같이 하나가 되어서 말이다.
아이들 중에 누구라도 무리하게 학원을 다니겠다고 하거나, 멋 내기를 좋아하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들을 사달라고 한다면 어려워질 수도 있고, 아내가 외모에 신경 쓰고 좋은 것만 찾는다면 상황이 어려워질 수도 있겠지만, 여행에서 많은 것들을 배운 우리가족은 하나가 되어 조금씩 조금씩 상황을 바꿔나가는 힘이 생겼다. 그래서 여행 전에 받은 은행대출이 우리에게는 힘든 짐이 되지는 않는다. 물론, 무시할 수 있는 정도라는 말은 아니다.
여행은 가능하다면 대출을 받아서라도 갈 것을 추천한다. 그만큼의 가치가 있으니까. 물론 대출을 받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무언가를 하기위해 완벽하게 필요한 돈을 모아서 시작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먼저하고 그만큼 부족한 상황에서 생활은 가능하다.
예를 들면, 일 년에 백만 원을 모으기는 힘들다. 하지만, 백만 원짜리 적금을 들어놓으면 일 년 후에 나에게 백만 원이 모여 있다. 우리는 누구나 통장에서 빠져나갈 돈을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으로 살아가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쓰고 싶은 만큼 쓰고 남는 금액을 저축하는 것은 정말 정말 힘든 일이다. 그걸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대단한 사람이거나, 돈이 아주 많은 사람일 것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자기계발 서적들을 보면 대부분 ‘실행하지 않는 지식은 의미가 없다’고 말하고 있으며, ‘가치가 있는 투자는 그 어느 것 보다 소중하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그 말을 진심으로 믿는다. 가끔은 이런 걸 위해서 투자를 해야 하나? 라고 생각되는 것들도 있지만, 확신이 선다면 과감하게 투자하고, 투자한 게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하면 기대했던 것보다 더한 결과로 보상을 받는다는 것을 이제는 확신한다.
여행을 다녀와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여행 이야기와 느끼고 바뀐 점을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얼마나 들었니? 그렇게 많이? 너니깐 가능하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었다.
사람들은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에 대해 관심이 없다. 그저 시도해보지도 않을 거면서 시도해 볼 것처럼 이것저것 물어서 확인만 해보고 만다. 그리고는 자기는 안 되는 이유를 기를 쓰고 만들어낸다.
책 쓰기 도사로 알려진 김태광씨의 말에 의하면 “정보는 무료로 전달하면 쓰레기 취급을 받고, 합당한 대가를 치르고 전달하면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래서 이제는 상담료와 강의료를 받아 가면서 알려준다.”고 한다. 나도 그 부분은 동감한다. 정보의 가치는 자신이 얼마나 투자했는지에 따라 자신이 느끼는 가치가 다른 것 같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투자한 만큼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 많은 것은 사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