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션 세계로 들어가는 중
작년 여름에 노션을 처음 접했다. 거의 텅 빈 것처럼 보이는 화면을 앞에 두고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이게 그렇게 유용한 도구라니! 신기했다.
소개 영상을 조금만 들어 봐도 노션이 매우 훌륭한 도구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글이든 이미지든 영상이든 모든 자료를 한곳에 넣고 관리할 수 있다. 구조도 마음대로 짤 수 있다. 무조건 여기 다 모아놓고 그냥 검색해서 찾아 써도 된다. 게다가 깔끔한 화면도 매력적이다. 프로젝트 관리도 일정 관리도 이거 하나로 다 할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진입 문턱이 제법 높다는 점이다. 적어도 나의 컴퓨터 수준에서는 그랬다. 지난여름에 몇 주 정도 노션에 관심을 기울였다. 강의 영상도 찾아보면서 ‘대시보드’라는 것도 만들어 보려고 시도했다. 대시보드는 모든 페이지를 모아서 볼 수 있는 메인 페이지 같은 것이다. 만만치 않네! 손을 놓았다. 노션으로 뭘 해보겠다는 의지도 딱히 없었으니 새 도구를 익히는 데 필요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다.
그나마 사용한 것은 가끔 스크랩하는 자료를 노션에 넣어두는 정도였다. 이 기능은 참 유용했다. ‘Notion Web Clipper’를 크롬 확장 프로그램으로 깔아 놓고 웹 서핑에서 찜하고 싶은 자료가 있을 때마다 이걸 클릭하면 그 페이지가 내 노션에 자동으로 저장된다. 이렇게 편할 수가!
최근에 노션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고개를 들었다. 지인이 운영하는 독서 학원에 갔다가 원장님이 출석 상황을 노트에 적으시는 걸 보고 학원 관리 프로그램을 노션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과연 할 수 있을 것인가?
일단 노션 공부로 돌아갔다. 지난번에 반쯤 보다가 포기했던 영상을 찾아서 다시 처음부터 보기 시작했다. 지니언트라는 이름을 쓰는 분이 만든 기초 강의였다. 중반을 넘어가니 강사의 사연도 나왔다. 자신도 노션을 포기한 적이 있었는데 노션을 활용해서 홍보 일을 탁월하게 해내는 친구를 보고 다시 도전했다고 말했다. 노션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잘 이해해서 그런지 설명을 차근차근 또박또박 잘해 주신다.
이번에는 서두르지 말고 직접 실습하면서 익혀 보기로 마음먹었다. 자주 쓰는 기능의 단축키는 책상 위 메모지에 적어 두고 반복해서 썼다. 한두 번 써 보는 걸로는 기억할 수 없다는 내 현실을 받아들였다. 강의 도중에 영상을 일시중지하고 내 노션 화면에서 직전에 들은 것을 직접 해 보는 식으로 말이다. 아주 간단한 것도 막상 해보면 헤매게 될 때가 많았다. 그래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어제는 연습 삼아 대시보드도 만들었다. 간단한 대시보드 형태를 만들고 나니 꽤 뿌듯했다. 한 걸음 내디뎠더니 다음 할 일이 보였다. 지난여름에 두서없이 늘어놓은 페이지들을 대충 분류해서 대시보드로 옮겼다. 메뉴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반복되었다. 자료가 많지 않으니 언제든 엎어서 다시 구성하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진행했다. 드디어 첫 대시보드 완성!
겉모양만 멀끔할 뿐 자료는 정리되지 않았지만 뭘 하나 넘어간 듯 속이 시원했다. 독서노트, 영화 목록, 스크랩 자료 들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이번 주 후반에는 노션 데이터베이스 쓰는 법을 배워볼 계획이다.
앞으로 노션으로 뭘 할지는 아직 모른다. 일단은 관심이 새롭게 생겨서 해 보는 거다. 작년에도 느낀 것인데 장점 하나는 확실한 듯. 이걸 쓰면 자료를 찾느라 이 폴더 저 폴더 뒤져야 하는 수고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마음도 덩달아 가벼워지는 기분도 든다. 지금은 이런 유용성보다 호기심이 일어나는 내 반응이 더욱 반갑다. 낯설지만 아주 새롭고 흥미로운 도구를 알아가는 재미를 좀 더 누려 보고 싶다.